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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 동성애자 인권연대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안희영 기자 (honghong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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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동성애’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이상 성욕 중에서 성애의 대상으로 동성을 택하는 성대상도착자.’ 과연 동성애는 이상 성욕이고, 성도착증 즉, 성적 행동에 있어서의 변태적인 이상습성일까? 동성애는 시대와 사회를 막론하고 존재해 왔으며, 현재에 와서 새롭게 생겨난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다만 다수의 입장에서 소수를 판단하려고 하는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사회의 시선과 주위의 상황에 의해 그들이 양지에서 자신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을 뿐이다. 더군다나 유교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에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변태성욕자, 에이즈환자, 성도착자, 예비 범죄 집단 등 매우 배타적인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지난 2000년 9월 국내연예인중 최초로 커밍아웃을 선언했던 배우 홍석천씨는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지난 얼마간 직업을 잃어야 했다.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란 사랑의 한 종류로써 인정받기 보다는 터부시되어야할 존재로 받아들여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억압철폐’와 ‘인권’, ‘연대’를 위해 활동하는 NGO인 ‘동성애자 인권연대’(이하 동인련)을 찾았다.

'동성애자 인권연대'는 어떤 곳?

동성애자 인권연대는 97년 대학 내에서 그 모체격인 '대학동성애자 인권연합'이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반대하면서 발족되었으며, 후에 연대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98년‘동성애자 인권연대’로 명칭을 바꾸었다.“저희는 연대에 관한 부분을 중시해요. 각계각층에서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처럼, 동성애자도 학생뿐 아니라 노동자, 장애인, 농민 등 다양한 계층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러한 부분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성애자의 평등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고자하는 과정 속에서 연대를 중요시 합니다 ”라고 말하는 강형진씨(가명-동인련 활동가,인권교육담당)의 말에서 왜 이곳이 동성애자 인권'연대'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대의 일환으로 동인련은 반전시위, 여성의 날 행사, 양심수 석방을 위한 캠페인, 메이데이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동성애자 억압은 여성억압이나,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억압과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동성애자들만이 싸운다면 완전한 동성애자 해방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동인련은 억압에 반대, 투쟁에 지지를 보내고, 함께하면서 그 안에서 동성애자 억압에 같이 반대하자고 호소합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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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련은 2000년 홍석천씨 커밍아웃 지지와 방송복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한 곳이다. 또한 2001년부터 4년여에 걸쳐 청소년 보호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해왔다. 청소년 보호법에서는 유해물의 기준을 '혼음, 근친상간, 동성애, 가학 피학성 음란증 등 변태성 행위, 매춘 행위 등 기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마치 동성애가 변태적인 성행위인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대한 계속적이고 적극적인 개정 요구를 통해 결국 2004년 4월 이 조항은 삭제되었다. 그러나 이 조항에 위배되어 운영이 금지된 게이사이트 '엑스 존'은 아직까지도 운영이 합법화 되지 않아 지난 5일 대학로에서 이에 대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헌혈시 동성간의 성 접촉을 묻는 것에 관해 제소를 했으며, 지난 9일 국가인권회로부터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이끌어 냈다. 이 외에도 동성애자 인권캠프를 매년 1~2차례 개최하고 있으며, 여기서 현재의 현황을 짚어보고 강연을 갖기도 한다. 동인련 활동가 강형진씨는 인권캠프에 대해“인권이란 무엇이고, 나의 정체성 때문에 내가 어떤 억압과 차별을 받아왔는지, 어떻게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습니다.”라고 말했다.

99년에는 동성애를 비하하는 국정교과서의 수정을 신청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동성애자 인권연대 소식지(LGBTPAPER)를 발행하고 있다. 또한 현재 성소수자 상담센터를 개설하고자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2일에는 안국동에서 성소수자상담센터와 소식지 발생에 필요한 후원금 모금을 위해 후원의 밤을 열 예정이다.

현재 동인련에는 15명 정도의 상근자가 있으며, 공식적인 대표 대신 사무국장이 대표권한대행직을 맡고 있다. 그 외에는 활동가들이 인권교육, 정책국과 상담전화를 받는 사무실담당 등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낮에는 각자 자신의 직업에 종사하고 주로 오후나 주말에 활동을 한다. 이는 동인련이 주로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에서, 활동가들에게 활동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 만큼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인련 활동에 얽힌 이야기들

동인련 활동에 몇 점이나 주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단체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백점을 주고 싶지만(웃음), 일단 자기 일을 따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재정적인 지원도 미흡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단체나 사람들에게 아쉬운 부분은 없어요. 이러한 것들을 평가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 자기문제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활동을 하면서 개선되고 나아진 점들도 많지만, 그것들이 단지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서 바뀐 것만은 아니다. 그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희생과, 눈물 그리고 죽음이 있었다. 지난 2003년 4월 동인련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수조차 없는 경직된 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활동가 육우당(故윤현석군의 호)이 자살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비단 이 일뿐만이 아니라, 현재 동성애자에 대한 강한 편견을 가진 우리사회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것 또한 쉽지가 않은 일이다.“명동이나 대학로 한복판에서 서명운동을 할 때 아는 사람이 지나가면 어떻게 하나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고, 힘들게 마치고 돌아갈 때 눈물이 난 적도 있었어요. 명동 집회 때는 사회를 보기도 했는데 솔직히 많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에는 한총련 출범식 자리에 동성애자로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평소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학생 때 그 계열이었기 때문에 후배들이 오면 어떤 말을 해야 하나 꽤 많이 생각했었어요. 결국 안 오긴 했지만, 과연 후배들이 날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많이 생각했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말 속에서 그간의 어려움이 묻어져 나왔다.

하지만 경직된 사회와 맞서 싸워야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내가 동성애자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떳떳하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만큼은 변함이 없는 듯 했다. “세종대에서 강연을 할때 발제를 했었는데, 질문이 무수히 쏟아졌어요. 그 때 ‘종족번식에 어긋나는 것이 아닙니까?’라는 질문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저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도 딱히 답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 때 옆에 있던 친구가 ‘종족번식을 위해서만 섹스를 합니까?’라고 반문하자 질문자는 그러한 질문이 얼마나 동성애자를 궁지로 모는 질문인지 알게 된 것 같더군요. 그때 공부를 많이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동성애자 인권의 실태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에 대한 사회의 비난과 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를 유해매체로 분류, 헌혈 문진표에 동성애자임을 묻는 조항 등 일상생활의 몇 가지 예에서 볼 수 있듯 사실 사회 전반에 걸쳐 소소한 곳까지 동성애자의 인권은 침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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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92년도에 고등학생이었을 때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동성애에 대해 방영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온 동성애자는 모두 트랜스젠더였어요. 어렸을 때 여자아이 같아 놀림도 받고, 보호도 받았었는데 ‘내가 남자면 남자를 좋아할 수 없는 건가, 여자가 되어야만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만큼 동성애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거든요. 후에 인터넷에 관련커뮤니티가 생기고, 모인 공간에서 ‘아,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요즘에는 예전과는 달리 인터넷상에서 동성애관련 커뮤니티가 늘어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비교적 많아졌다. 혼자 고민하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힘들어하지 않고, 자신과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에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언론에서도 그동안 사회에서 금기시되어오던 ‘동성애’라는 소재에 대해 다소나마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래도 이전보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완전한 사랑’에서는‘문지나’(이승연)의 친구로서 동성애자인‘홍승조’(홍석천)가 나오기도 하고, 최근 한 케이블 티비에서는 비록 심야시간 때 방송되기는 했지만 게이들의 생활을 다룬‘퀴어 애즈 포크’가 방영되어 이성애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다고 하나, 동성애자의 인권은 아직도 수많은 편견에 싸인 채 미흡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놀다가 남자친구끼리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가벼운 스킨쉽 정도는 있을 수도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둘이 사귀냐? 이런 호모 새끼들. 변태야!’이런 말들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는 아직도 동성애는 변태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일례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범인 듯한 오해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의 ‘헌혈시 동성 성 접촉 질문은 인권침해’라는 판결을 빌어 답해본다. “에이즈는 에이즈 감염자와 감염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성 접촉을 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단순히 동성간 접촉으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

동성애, 어떻게 바라봐야 할것인가

이러한 오해들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먼저 동성애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무지가 괜한 오해와 편견을 낳고 그것이 차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성적취향이 다르다는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고, 인권이 억압받는 현실은 동성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무릇 대학생이라면 그래도 입시에 찌든 고등학생이나 먹고살기에 바쁜 사회인들보다는 많은 것들을 취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양한 것들을 자세히는 알 수 없겠지만, 정확히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적소수자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갔을 때, 저 사람들은 집회에 무슨 주장을 들고 나왔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리라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대다수에게 동성애는 아직도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 중에 하나이다. 이성애자인 성인 남자의 자살률 보다 게이의 자살률이 6배나 높은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씁쓸한 현시대의 단면이다. 이들을 자살로 몰고 간 것은 설령 전부는 아니었을지라도, 우리사회의 경직되고 배타적인 태도가 아니었을지.

당신은 동성애자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답을 내리기 전에 먼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고, 동성애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시간을 갖길 권한다. 그런 후에 답을 내려도 결코 늦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