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성범죄 안전지대? : 학원 : 서울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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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년 3 월 제 103 호

 
 

학교는 성범죄 안전지대?

::서울대학교 학내외의 성범죄 안전에 관해 알아보다

김민희 기자 / minik0628@snu.ac.kr

몇 달 전의 김길태 사건은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서울대학교가 위치한 관악구의 성범죄율은 서울에서 가장 높다.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도 종종 학내외에서의 성범죄 관련 글이 올라오는 실정이다. 성범죄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남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와 학교 주변이 과연 성범죄로부터 안전한지 살펴봤다.

학내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주로 지인에 의한 것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성희롱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공지’가 올라와 있다.

서울대학교성희롱성폭력상담소(상담소)에서는 학내 구성원들이 입는 성범죄 피해는 비공개로 다뤄져 정확한 수는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주로 피해자-가해자 관계가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고나 법적절차를 밟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상담을 하기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신고가 들어오는 사람의 대부분은 여성이며 남성의 신고는 매우 적다.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스토킹이 대부분이고 그 외의 여자 선배와 남자 후배 등 여남의 권력구조적인 사례만 있다고 한다.

학내의 성범죄 발생 위험지역에 대해서는 학내 곳곳의 인적이 드물거나 어두운 장소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폐쇄적 공간인 화장실이나 두레문예관, 노천강당, 기숙사로 가는 인문대 뒷길 등이 꼽힌다. 일례로 <스누라이프>에는 지난 가을축제 때 두레문예관 앞에서 벌어진 교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만취한 피의자가 길을 걸어가는 피해자를 강제로 끌어안은 뒤 계속 뒤쫓았던 것이다. 해당 사건의 목격자 신 모(국사 05)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만약 저와 친구가 그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다면 더 심각한 일이 발생했을 수 있을 충분한 조건이 된다고 생각된다”며 “일반적인 여성분이라면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날의 피해자 분은 그런 무기력한 상황 속에서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 경험을 했을지, 지금 생각해도 화만 날 뿐”이라고 회상했다.

여학생들이 편히 쉬도록 마련한 여학생휴게실(여휴)의 경우도 100% 안전하지만은 않다. 학관 여휴의 경우엔 들어갈 때 학생증이 필요하고 사회대여휴 입구는 게시판이 가림막으로써 설치돼 있다. 반면 인문대여휴의 경우엔 아무 안전시설도 갖춰있지 않다. 이윤수(인문계열2 10) 씨는 “인문대여휴에서 쉬다가 어떤 남성 전단지 돌리는 분이 실수로 들어와서 서로 당황한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서울대학교 성희롱‧성폭력상담소 상담원 문은미 씨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떤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스누라이프> 역시 성희롱 문제가 빈번해 ‘샤랑방’ 커뮤니티에 성희롱 예방 관련 공지글을 게재했다. <스누라이프>를 통해 소개팅이나 급모임 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성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과 게시글에서 성희롱 발언이 빈번히 나오는 상황이 문제가 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담소에서는 <스누라이프>에 성희롱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공지를 하도록 요청했다.

 

인문대여학생휴게실의 모습. 입구에 아무런 장치가 없어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돼있다.

 

학생회관 여학생휴게실의 모습. 입구에서 학생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다.

학생거주지역 ‘녹두’는 단순 성추행만 발생

학내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학교 근처의 신림 2동과 9동은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곳이 위험하다. 관악경찰서 형사지원팀의 김태원 형사는 “서울대학교 주변은 성범죄 신고 건수가 거의 없어서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안전한 편이다. 있어도 단순 성추행이거나 원룸 주거침입인데 그 횟수도 매우 적은 편이다. 관악구의 성범죄율이 높은 곳은 신림 4동과 5동으로 유흥가가 밀집된 신림사거리 쪽”이라며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명 ‘녹두거리’인 신림 9동은 사람이 많이 다니긴 하지만 정작 거주밀집구역은 골목이 좁고 어둡고 인적이 드문 편이라 위험하긴 하다"고 덧붙였다.

시스템 개선과 피해자들의 서비스 적극적 활용 필요

상담소에서는 성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예방교육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고 소규모 대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관련 수업이 적은 편이다. 따라서 성범죄에 대한 관심 이전에 성 평등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날 경우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들을 적극 이용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상담소에서는 자기방어훈련인 액션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4회 째를 맞이한 액션스쿨은 싸우는 법을 배우는 기존의 호신술 강좌와는 달리 여학생들이 소리도 질러보고 자기 몸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몸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대처능력을 향상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즉, 실전에 직접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또한 학내 시설 및 시스템 개선에 대해선 ‘안전한 캠퍼스 사업’이 상담소, 여자교수협의회, 학교(본부)와 함께 논의 중에 있다. ‘안전한 캠퍼스 사업’은 특정 길의 조명 설치를 증대, 비상벨이나 cctv설치, 청원 경찰의 에스코트 등이 제안된 상태며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시스템 개선에 대해서 문은미 씨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절실하다”며 학생들의 자신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경찰 차원에서는 “우범지역의 순찰을 많이 돌고 골목길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며 그 외 학교 차원에서도 성범죄 우범지역을 홍보해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경찰에서도 피해자구조법이 마련돼 성범죄 피해자 보호 제도가 체계적으로 마련돼있다. 전문심리상담사로 이뤄진 피해자 take-care 팀이 있고 관악구의 경우 경찰과 연계해 보라매 여성학교폭력피해자 one-stop 지원센터에서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학내 성범죄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는 신 씨는 성범죄에 대해 단순한 시설 개선보다도 성폭력에 대한 활발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신 씨는 “사후처리적인 성격을 지닌 방안이나 단순히 청원경찰의 순찰횟수만 늘리는 형식적인 학교 측의 예방 방안은 매년 반복적으로, 비슷한 유형으로 발생하는 성범죄를 본질적으로 예방할 수는 없다”며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하고, 더 큰 반향을 일으켜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까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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