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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년 3 월 제 103 호

 
 

[후속보도]학내 노동자 보도 3개월...지금 그들은?

::살생부, 밀린 노조비 문제로 갈등만 계속되

전진원 기자 / comjjw@snu.ac.kr

 

용역노동자들이 <서울대저널>에 건넨 문건들. 살생부, 합의서, 항의서 등이다.

지난 <서울대저널> 3월호 ‘위기에 빠진 서울대 미화노동자’ 기사에 대해 노원균 서울대시설노조위원장과 현직 경비원으로 근무 중인 이에게서 각각 상반된 의견이 전달됐다. 노 위원장은 ‘해당 기사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현재 별 문제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권태례 씨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대 경비원 정우춘 씨는 “더 말해줄 것이 있다. 현재 근무 중인 미화원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살생부와 해직… 떠도는 소문들

<서울대저널> 3월호에서는 이미 서울대시설노조를 둘러싼 용역노동자들의 갈등이 보도된 바 있다. 특히 현 노조위원장과 전임 노조간부들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갈등이 비단 전임 노조간부와의 일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공대 경비원 정우춘 씨는 이른바 ‘살생부’라는 것을 건네왔다. 정 씨는 이 살생부가 ‘현 노조위원장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한 노동자나 노조 총회에서 자주 발언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용역노동자들은 매년 각 행정실에 자신의 이력서를 제출한다. 현 노조 측에서 작성했다는 이 살생부란 바로 재계약을 할 사람들 중에 ‘눈 밖에 난 자’들의 이름이 삭제된 재계약 명부를 의미한다. 이 명부가 행정실로 전달이 되면 행정실은 이를 토대로 재계약을 하므로 자연스럽게 ‘눈 밖에 난 자’들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게 정 씨의 설명이다.

정 씨가 건넨 2010년 공대의 사례를 보면, 42동 미화원의 성명란이 공란으로 돼 있다. 2009년 자연대의 사례를 보면 총 5명의 이름이 명부에서 삭제돼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용역노동자는 “연말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없애버렸다. 서울대의 다른 근무처에도 이름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노동자는 “말로만 어디로 보내준다며 우리를 달랬는데, 알고 보니 한 군데에 수십 명을 보내겠다고 여기저기 말만 하고 다녔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러한 살생부의 존재에 대해 노원균 현 노조위원장은 “답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노조비, 유니온샵 문제를 두고도 갈등

잡음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노조비 납부를 두고도 갈등이 있었다. 현 노조와의 갈등이 커지면서 약 70여명(정우춘 씨 추산)의 조합원이 시설노조를 탈퇴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니온샵’ 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들은 다시 노조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유니온샵은 노동자들을 노조에 의무적으로 가입시키는 제도다. 반대로 말하면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은 해고의 위협까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법리적으로 노조로 단결할 경우에 노동자의 권리를 더 보장받을 수 있다는 착안에서 나온 것이지만, 정 씨는 ‘현 노조가 이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다시 노조에 가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노조로부터 “1년치 밀린 노조비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노조 가입을 안 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노조 탈퇴자들은 5명을 제외하고 모두 밀린 노조비를 냈다는 후문이다. 노원균 노조위원장은 “이는 총회에서 의결한 것이다. 오히려 내가 2만원, 3만원 씩 깎아주는 등의 관용을 베풀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노 위원장은 “공대에서는 100% 다 냈다”며 이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밀린 노조비를 내지 않은 5명의 노동자는 현재 노조에서 탈퇴 처리된 상태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갈등은 존재했다. 5명의 노동자에게 올해 1, 2월까지는 노조비를 임금에서 제하여 오다가, 3월부터는 노조가 노조비를 안받겠다며 노조에서 탈퇴처리를 했다는 호소도 나왔다. 노 위원장은 “그들이 탈퇴서를 제출해 탈퇴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탈퇴 처리된 노동자 중 한 명인 김태수 씨는 “거짓말이다. 탈퇴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다. 오히려 노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사에 우리를 비조합원이라고 통보했다”며 노 위원장의 말을 반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 지급되는 작업복을 두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우춘 씨는 “그렇게 탈퇴자가 된 사람들은 ‘비조합원’이라며 학교에서 지급한 작업복을 노조가 나눠주지 않은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밖에 새로 서울대에 용역노동자로 들어온 이들에게도 밀린 노조비를 내라고 했던 일도 있었다. 공대 경비원 김태성 씨는 “작년 9월부터 일을 했는데 그 당시에는 가입의사를 묻지도 않고는 올해 4월에 와서는 ‘작년에 내지 않은 노조비 2만원을 내라’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가 노조 측에 강하게 항의하자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 위원장은 <서울대저널> 3월호 중 ‘분리수거 업무로 미화노동자들이 고통받는다’는 내용에 대해 “그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노조는 갈등 중…기댈 곳이 없는 용역노동자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역노동자들이 기댈 곳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공대의 한 미화원은 ‘자기를 계속 이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학부장실을 찾아간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이 미화원의 부탁을 들어줬던 장정식 교수(화학생물공학부)는 “그 미화원이 열심히 하는 분이라, 우리 과에 있는 직원에게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노조와의 갈등 및 용역노동자들의 처우를 해결하기 위해서 총장 면담을 신청하거나 <한겨레>에 기사화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총장 면담은 거절됐다. 또 <한겨레>에서 이를 취재한 기자는 “정우춘 씨의 사례나 공대 아주머니의 사례밖에 없고, 기사화하기에 맞아떨어지는 케이스가 아니라 기사화를 포기했다”고 답해왔다.

미대 행정실 문제, 진상조사 결과 나와

한편 <서울대저널> 3월호에서 권태례 씨에 의해 제기된 미대 행정실의 임금착복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진상조사에서 결론이 났다. 본부에서는 3월, 이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본부 관계자는 “권테례 씨 등 당사자를 상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재계약이 안된 것을 두고 불만을 품어 이 같은 거짓말을 했다’고 권 씨가 답했다”고 진상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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