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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윤영아 기자 (young927@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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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에서 최고학번의 반열에 오른 내가 의 문을 두드리는 건 꽤 많은 고민이 수반된 결정이었다. ‘20대는 눈앞에서 사라진다’는 어느 누구의 말처럼 대학생활 3년 내내 나에게 ‘현재’는 없고 ‘미래’만이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졸업하면 지금의 내가 10년 전의 나를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듯 10년 후의 내가 현재의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볼 것만 같았다. 그러자 문득 겁이 났다. 달려가는 시간을 한 움큼 잡아다 묶어둘 순 없어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나의 ‘현재’를 마음껏 즐겨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이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도 시간은 참 쏜살같이 흐른다. 지난 학기 매주 있던 수습교육에 허덕이던 나는 어느새 정기자가 돼 기자수첩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한 해 SAM에 참여했던 나에게 이번 대학생 멘토링 기사는 수습기자 때부터 쓰고 싶었던 아이템이었다. 성과가 무척이나 좋았다며 지속사업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던 SAM의 운명은 나에게도, 멘티들에게도 궁금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면에 실릴 첫 기사에 대한 나의 의욕은 취재 초반에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지난해 사업 참여기관이라고 명시돼있는 곳곳마다 인터뷰를 문의하는 나에게 해준 말이라곤 “저희 소관이 아닌데요”란 대답뿐이었다. 취재 시작한지 2주가 지나도록 이 사업의 담당자 한명 만나질 못하자 나는 내가 괜히 이 아이템을 골라 고생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몇 주를 투덜거리며 보내던 나는 여전히 취재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권해효 씨 인터뷰를 위해 일산으로 향했다. 드라마에선 마냥 이웃집 아저씨같던 그가 단단한 목소리로 ‘진정성’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인터뷰 1시간 내내 가슴이 콕콕 찔렸다. 그의 말을 듣자 내가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 기사를 쓰려고 했었나. 나는 ‘왜’ 에 들어왔나.
그러고 나니 인터뷰를 할 때마다 천근 만근같던 전화기가 좀 가벼워졌다. 그들에게 전화 거는 목소리에도 힘이 생겼다. 더 이상 공무원들의 친절하지만 차가운 목소리에 주눅 들지 않았다. 마감 전날에야 비로소 열 명이 넘는 인터뷰이와 통화를 마치고 기사를 완성하자 이제 내가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운영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해 참여한 멘티들은 마냥 멘토링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업의 규모만 키우다 당신들이 잊어버린 것은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