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호 > 기고·칼럼 >편집실에서
종이로 말하는 영상
등록일 2018.12.29 00:30l최종 업데이트 2019.02.22 14:14l 최한종 기자(arias643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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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에는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커버스토리로는 불법촬영물 문제를, 특집에서는 유튜브에서의 혐오표현을 지적했습니다. 기사로 바라본 열광적인 영상세계는 암울합니다. 남성연대의 놀이문화인 디지털성범죄는 이제 공고한 산업이 됐고, 유튜브의 인기게시물은 혐오표현으로 가득합니다.

  기자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의 지적은 어쩐지 무력합니다. 뒷걸음치고 있는 종이매체로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요. 3분짜리 혐오의 확산은 폭발적이고, 네 페이지짜리 기사의 설득은 늘어집니다. 저널 일을 하면서 가장 싫은 순간은 배포대에 많이 남아있는 지난 호들을 볼 때입니다. 책도 남고, 광고도 잘 들어오지 않아 발행 부수도 절반 가까이로 줄였습니다. 폭력적인 열광에 제대로 맞서기엔 우리 매체는 너무 미지근한 듯합니다.

  다만 비관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저널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배포하던 저에게 어느 독자께서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신 때였습니다. 이따금 비어있는 배포대는 또 다른 호를 준비하는 동력이 됐습니다. 저널도 힘을 내서 더 많은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획을 전담하는 부서 C.LAB을 만들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개설했습니다. 종이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TV부에서는 오랜만에 다큐멘터리를 냈습니다. 지면 오른쪽에 소개된 비하인드저널도 C.LAB과 TV부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무력감을 완전히 씻기엔 부족합니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이 우리가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시는 한, 또 맞잡아야 할 손들이 있는 한 저널은 어떤 모습으로든 학교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해 더 뜨겁게 거듭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