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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범국민대회 열려
등록일 2015.10.18 19:40l최종 업데이트 2015.10.18 22:12l 안미혜 기자(algp143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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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빈 기자


  17일 오후 4시 광화문 앞 세종로공원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시민사회단체 470여 곳이 모여 만든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약 2천명의 시민이 모였다.



"국정 교과서는 교육과 헌법,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아"


  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이날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대표자로서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이 친일․독재 역사왜곡을 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 일주일이 채 안됐는데도 온 국민이 뜨겁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모두가 친일과 유신독재의 장본인이었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역사쿠데타를 하겠다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의와 진실의 외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변 위원장은 이어 "국정교과서는 교육과 헌법 그리고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도 검인정과 자유발행제가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시했고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검인정을 넘어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은 단 한 번의 국민의견수렴 없이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이를 위해 종북, 좌편향, 빨갱이라는 색깔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대표로 나선 민주주의국민행동 상임대표 함세웅 신부는 "김무성이 입만 열면 좌편향이라고 하는데 좌편향의 원조는 박정희다. 유신을 일으키기 5일 전에 북한에 알려주면서 미국에는 하루 전 알려줬다고 미국 비밀문서로 드러났다. 유신은 남과 북이 서로 짜고 북은 1인 독재 세습, 남은 박정희가 영구 집권하기 위해 짜고 만든 연극이었다. 이런 것을 역사에 기록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유신 잔당 후예들에게 조금도 분노하지 말고 끈기 있게 진실을 가지고 선열들의 얼과 역사를 지키는 당대의 훌륭한 시민과 증언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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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열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범국민대회에서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정호빈 기자


  자신을 '역사 할아버지'로 소개한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 씨도 "그동안의 검인정 교과서의 내용이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고 주체사상을 찬양했다는데 역사학자로서 모든 교과서를 검토해 봐도 찾을 수 없다. 역사의 왜곡일 뿐 아니라 중상모략"이라며 "결국 목적은 친일파들이 근대화의 주역이 됐다고 하고, 독립․통일․민주화 세력은 반대로 몰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운동이 아니고 정신운동이다. 우리는 끝까지 막아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 후손들이 용기도 없어 못 막아냈다고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끝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거리행동 나서 … 보신각부터 광화문까지 행진


  한편 '국정교과서반대청소년행동'의 청소년들이 이날 보신각에서부터 청계천까지 거리 행진을 한 뒤 대회장에 도착했다. 대표로 발언한 권혁주(청운중 2학년) 씨는 "대다수의 어른들은 '학생들은 가만히 있으라,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른들의 억압 속에서 공부만 하는 존재인가"라며 "내 나이가 열다섯인데 17년 국정화교과서를 처음 배우는 나이다. 한번이라도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구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그는 "광주 학생운동, 4․19혁명은 학생들이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거리 행동과 서명, 대자보쓰기 운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을 말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정수연 씨도 "중간고사 기간인데도 여러 대학에 서명이 빗발치고 자보가 나붙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추진했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구나'라고 깨닫는 순간까지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최은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학부모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몇 차례 발표했는데도 학부모를 핑계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 약자와 연대해 살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국정화를 끝까지 막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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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행사에는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다수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여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다. ⓒ정호빈 기자


  집회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법률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막을 수 있는 수단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 문제를 막으려면 현실적으로 국민 여론이 모여 움직이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시민) 활동에 계속 함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러 시민단체 함께해 … 서울대에서는 사회대 학생회 참석


  이날 행사에는 여러 대학의 학생회도 함께했다. 서울대에서는 사회대 학생회와 '한국사교과서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인 모임'이 참석했다.

  김상연(사회 12) 사회대 학생회장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도) 그동안 박근혜정부가 해 온 흐름에서 멀지 않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여서 진행하고 반대세력에는 색깔론을 뒤집어씌우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역사학과, 역사교육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과학의 입장에서도 우리 사회가 어떤 역사적 토대 위에 구성됐고 현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시헌(자유전공 15) 씨도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친일‧독재와 무관하지 않은 사람들이 역사를 우경화하기 위해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대가 엄청난데도 이를 강행시키려는 정부를 보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6시에 마친 행사는 7시에 청계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자유롭게 발언하고 "나라꼴이 엉망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