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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포럼 열려
등록일 2015.10.22 20:48l최종 업데이트 2016.01.15 20:18l 홍인택 기자(kanye12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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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내 곳곳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총학생회와 역사학 관련 5개 학과 교수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서울대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교협)는 국정화를 주제로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금일 기자회견으로 공식 출범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서울대 네트워크는 자하연 앞에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서명운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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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줄지어 국정화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 박나연 사진기자

 


총학생회, 기자회견 열고 국정화 규탄


 총학생회는 10시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서울대 네트워크'(국정화 저지 네트워크)의 출범을 알렸다.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반 학생회, 동아리와 자치단위, 개인으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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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기자회견 모습. 박나연 사진기자

 

 주무열(물리·천문 04) 총학생회장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시도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며, 많은 서울대 구성원이 분노하고 있다며 국정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이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열 총학생회장은 앞으로의 활동계획으로 전국대학생공동행동에 참여해 청와대 1인 시위 등에 참여할 것 다음 주부터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와 함께 집중행동에 나설 것 1114일 국정화 반대 총궐기에 참여할 것 등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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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보 씨(인문계열 15)가 발언하고 있다. 박나연 사진기자


 학생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이현지(국사 13) 씨는 국사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동기는 서로 다른 학설의 폭넓은 이야기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며, “입맛에 따라서 역사를 가르치려는 발상을 규탄하고 (국정화 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덕현(국어교육 12) 사범대학 부학생회장은 “(국정화 추진으로)정부의 역사교육에 대한 무지가 드러났다, “정부는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인 모임을 제안했던 조인보(인문 15)씨는 이 문제는 더 이상 역사학자, 역사교육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대학생, 국민의 문제라고 말했다.

 


역사학 관련 학과 교수들, 집필거부 선언


 역사학 관련 학과 교수들은 11시에 인문대 신양학술정보관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성명서는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 고고미술사학과 역사교육과 교수 36명의 이름으로 작성됐다.


 5개 학과 교수들은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교과서가 잘못된 이유로 역사교육의 본질에 위배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한다 세계 시민의 보편적 기준에 어긋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크게 훼손한다 평화통일과 세계사 교육에 대한 지향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교수들은 이어서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음은 물론, 연구·자문·심의 등 일체의 관련 업무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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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나연 사진기자

 

 교수들은 집필을 거부하는 입장에 덧붙여 기자들이 제기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먼저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교수들에 대해서는 국정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해서 교과서가 잘못되는 것을 막을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정화라는 형식 자체가 잘못됐다. 좋은 내용으로 국정화라는 (잘못된) 형식을 덮을 수 없다고 답했다.

 


학생·교수 함께 국정화 토론한 '갓뫼포럼'


 민교협은 12시 교수학습개발센터(CTL)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내포와 외연을 주제로 갓뫼 포럼’(포럼)을 열었다. ‘갓뫼란 관악산의 순 우리말로서, 포럼은 학내 구성원들이 참여해 정치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다. 이날 포럼은 정용욱 교수(국사학과)의 발표와 김도균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정용욱 교수는 이번 국정교과서 사태를 1990년대 이후로 심화된 국내·외 역사분쟁의 맥락에서 분석했다. 정 교수는 민주주의의 성취와 독재체제의 종식을 통해서 (시민들의) 근현대사 인식이 고조됨과 동시에 지배세력의 위기의식은 심화됐다, 이런 내부적인 변화와 더불어 탈냉전이라는 외부적 변화의 도래로 새 질서를 모색하는 동북아 국가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대응했고, 동북아 역사 문제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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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뫼포럼’ 현장. 박나연 사진기자


 김도균 교수는 현 정권의 국정화 시도가 보수 세력의 장기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정화 추진은) 단순한 선거전략을 넘어서는 보수세력의 장기적인 재편 전략이라며 이는 바이마르 공화국을 붕괴시킨 보수혁명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바이마르 공화국의 보수세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의견의 다양성과 사회적 갈등이 위기를 가져온다고 오도했고, ‘정체성의 동질화를 추구했다.

 

 이번 국정화 국면을 계기로 중등 교육 전반을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학자들이 교과서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도균 교수는 최근에 법과사회 교과서를 분석해보니, 너무 어렵거나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관점으로 쓰였더라. 교과서에 대한 학술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내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활발한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