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대 총장선출 정책평가 특집호 > 특집
총장선출을 앞둔 당신이 알아야 할 5가지
등록일 2018.05.04 14:59l최종 업데이트 2018.05.05 17:31l 김건우 기자(kon951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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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총장선출에서 학생의 총투표는 이사회에 추천하는 최종 후보자 3인을 가리는 정책평가에 교원평가단의 9.5% 비율로 반영됩니다. <서울대저널>은 제27대 총장선출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 의제를 뽑아 정리했습니다. 본 기사는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회(대자연)가 5월 발표 예정인 ‘학생 의제 연구 보고서(보고서)’ 작업과 협력해 작성됐습니다.


#생협

  “조합원이세요?” 주문 과정이 자동화되기 전 ‘느나(카페 느티나무)’의 ‘생초(생크림 초콜릿 와플)’를 살 때면 으레 받는 질문이었다. 학생이 주주이자 조합원인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학교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카페와 학식뿐 아니라 매점, 문구점 등 많은 학내 편의시설을 생협이 운영한다. 구성원의 소비로 발생한 수익을 발전기금에 출연하고, 해당 금액은 학내 시설 개선과 학생 복지를 위해 쓰인다. 선순환적 구조로 운영되는 생협의 유지와 발전이 학생에게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의 끼니를 담당하는 생협 식당이 현재 적자를 내고 있다. 천원의 식사를 제외한 일반식 식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매출 감소로 생협 직영 식당과 매점이 폐점되면서 그 자리를 외부업체가 채웠다. 삼성 웰스토리가 위탁 운영하는 사회대 감골식당이 한 예다. 생협은 식당 외주화를 통해 받은 임대료 및 위탁 수수료와 직영점 식대 인상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학내 물가의 전반적 상승은 학생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매일같이 매점과 식당에서 마주치는 생협 노동자 역시 외부업체 전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대자연 보고서에 따르면 생협 사무처는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계약직 노동자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남은 노동자들이 강화된 노동 강도를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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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과정이 자동화되기 전 생협 느티나무 계산대의 모습 ⓒ최한종 기자



  이창수 생협노조 대표에 따르면 본부는 생협이 독립된 별도의 기구라며 이와 같은 문제점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생협의 이사장은 부총장이, 부이사장은 교육처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학교 측이 생협에 경영방침을 주는 등 마치 산하기구처럼 여기면서, “적자, 인건비는 생협이 알아서 메꾸라는 등 책임져야 하는 부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생협 사무처는 감골식당 외부업체 위탁의 주요 이유를 할랄 음식 제조과정의 신뢰성 제고라고 했는데, 학내에 할랄 식당을 들이는 사업은 지난해 다양성위원회와 평의원회로부터 위탁받아 진행된 연구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이 대표는 생협이 수수료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자체적으로 살아나긴 힘들다며, 본부 측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자연은 보고서에서 학생 조합원수를 늘리고, 생협 운영을 학생이 주도하는 등 생협의 조합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것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다. 생협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학생 대의원의 대표성을 높이고 학생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제도를 구비해, 학생 의사가 생협 운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게끔 하자는 주장이다. 차기 총장이 생협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에 구성원 복지의 앞날이 달려 있다.


#학생의 거버넌스 참여

  학교의 주인은 누굴까? 서울대의 거버넌스 구조를 보면 학생은 아닌 것 같다. 현재 학생이 심의·의결 권한을 가지는 학내 의사결정 기구는 등록금심의위원회, 장학복지위원회, 인권센터운영위원회로 총 3개에 불과하다. 평의원회, 재경위원회(재경위)처럼 주요 예산을 심의하고 이사회에 올릴 안건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기구에서 학생은 참관권 이상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원, 직원, 조교 및 학생 각각의 구성단위의 대표자를 평의원회에 포함시키되, 하나의 구성단위에 속하는 평의원 수가 전체 평의원 수의 2분의 1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고등교육법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교육·연구 사항 전반을 심의하는 학사위원회와 최종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는 학생의 참관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사회 진행 후 한 달 뒤에야 대중 공개되는 의사록은 안건 논의 과정도 명확히 기술돼 있지 않다. 전반적인 대학운영에서 학생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학생이 배제된 거버넌스는 학내 갈등과 기회비용을 야기한다. 실제로 시흥캠퍼스(시흥캠)와 총장선출제도 등 중요한 의제마다 학생과 본부 사이의 많은 갈등이 초래됐다. 2015년 ‘대학 거버넌스 구조에의 학생 참여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제57대 총학생회는 학생의 대학 거버넌스 참여가 ▲학생들과의 의사소통 부재로 인하여 초래되는 갈등비용의 감소 ▲다양한 구성원 참여로 국·공립대학으로서의 자율성과 민주성 확보 ▲학생들의 시각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학교 문제의 개선 가능 등의 효과를 낳는다고 했다. 보다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과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올해 2월 평의원회, 총장추천위원회, 재경위 위원 구성에 학생을 포함하도록 하는 서울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성낙인 총장은 취임 직후 평의원회의 민주적 구성을 강조하며, 평의원회를 지역주민과 학생이 참여하는 “대학의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 총장 선거가 다가오는 현재 학생이 새로이 약속받은 권한은 재경위 참관권이 전부다. 차기 총장이 서울대 거버넌스 학생 참여를 위해 서울대법 및 정관 개정에 구체적 행동을 취할지 지켜볼 일이다.


#권력형 인권침해

  학생사회에서 학내 인권침해 및 성폭력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성희롱 및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사회학과 H교수의 징계 결과가 반년이 넘도록 발표되지 않고 있다(5월1일 기준). 본부가 교원징계 절차를 ‘깜깜이’로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애초에 명확한 교원 징계 규정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현재 서울대는 교원 징계의 종류, 형량, 절차 등을 다룬 세부 조항을 정관에 명시하지 않고 ‘사립학교법’을 따르고 있다. 본부 측은 <서울대저널>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징계의결 요구를 받은 후 최대 90일 내에 결과를 발표하라고 규정한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따르지 않은 이유를 이 규정이 훈시규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훈시규정은 위반 시에도 처벌받지 않는 규정을 의미하지만 여전히 명령적 의미를 담고 있다. 백인범(사회 16) ‘H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대표는 “강행규정이냐 훈시규정이냐는 그것을 지키지 않아도 되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지키지 않았을 때 처벌이 유효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서울대저널> 148호, “사회학과 H교수 사건은 표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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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사회학과 H교수의 파면을 주장하며 행정관에서 사회대까지 촛불을 켜고 행진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현존하는 규정들마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동료 교수들이 가해 교수에게 온정적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대가 징계절차를 준용하는 사립학교법 규정 자체의 문제도 지적됐다.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규정된 교원 징계 형량은 ‘정직 3개월’ 다음이 ‘해임’으로 간극이 크다. 학내 구성원이 수용할 만한 정도의 징계 처분이 힘든 이유다. 잇따른 권력형 성폭력 및 ‘갑질’ 사건과 인문대 단톡방 사건 등 학생사회 내 다양한 인권침해 사건이 불거지면서 제60대 총학생회는 인권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권가이드라인이 본부 및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서울대 전 구성원이 합의한 공식 인권 조례로서 자리매김할 경우, 인권침해 사건의 재발을 막는 예방책이자 대학원생 인권장전 등의 기틀이 될 전망이다. 다음 총장이 학내 인권침해 사건을 예방할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교원 징계 규정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눈이 쏠린다.


#등록금과 발전기금

  우리가 내는 등록금은 어떻게 쓰일까? 또 우리는 등록금을 왜 이만큼 내는 걸까? 현재 예술대, 사회대 일부 학과(심리, 지리, 인류), 이공계 학생은 인문대학 학생에 비해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등록금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하다고 느낀 학생들은 학교에 등록금 산정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본부 예산과는 결산 내역조차 제공해주기 힘들다며, 해당 학과의 경우 답사비, 1인당 공간 활용비 등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등록금이 더 비싸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대표는 등록금 책정 방식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본부에 요구했지만, 본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본부가 제안한 차등등록금 간담회가 5월 중 열릴 예정이다. 본부가 합리적인 산정근거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서울대의 등록금은 전국의 국·공립대 중 가장 비싼 편이다. 등록금이 교육의 문턱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본부는 국고 출연금이 축소되는 추세라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고, 학생은 이월금과 교육부대수입, 발전기금 등 학교가 여유자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정봉문 재정전략실장은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발전기금의 경우 사용 목적이 특정된 기부가 많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가 작고, 이월금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금이라 사용이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대학신문>, “녹록지 않은 등록금, 현황과 과제는?”). 이번 등심위에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인하돼오던 등록금이 처음으로 동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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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총학생회는 등심위의 민주적 운영, 등록금 인상 반대, 차등등록금 산정근거 공개를 본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한종 기자



  본부의 해명에도 발전기금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오연천 전임 총장이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지급한 총 96억여 원의 성과급이 발전기금에서 지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발전기금이 총장의 쌈짓돈처럼 사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학생 측은 제56대 총학생회 때부터 지속적으로 발전기금 회계내역 공개를 요구해왔다(<서울대저널> 131호, “발전기금, 네 속이 궁금해”).

  발전기금은 서울대 법인과는 독립적인 별도 법인으로 세부 지출내역 등 회계 공개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게 본부 측 입장이다. 그러나 대자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발전기금은 서울대 법인과 분리해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자연에 따르면 발전기금 이사회의 대부분은 서울대 인사들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고, 서울대 각 기관은 업무 추진비 등을 발전기금에서 직접 지출한다. 일종의 추가 예산처럼 발전기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발전기금 운영내역이 공개돼야만 등록금 산정의 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총장은 학생이 내는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왜 그만큼 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학내 비정규직

  복도와 화장실을 청소하는 청소 노동자 A씨와, 24시간 근무하며 새벽에 단과대를 순찰하는 경비 노동자 B씨는 용역회사에 고용돼 서울대에는 파견·용역직으로서 간접 고용돼있었다. 이들은 서울대에서 20년 넘게 계속 근무했지만, 여전히 서울대 직원이 아니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힘입어 A씨와 B씨 같은 시설관리직원(청소·경비·기계·전기·영선·소방·통신) 763명 중 686명이 올해 4월 총장 혹은 소속기관 기관장에 의해 직접 고용됐다. 본부 인사교육과에 따르면 나머지 80여 명의 노동자의 경우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직접 고용될 예정이다.

  실사용자인 총장이 파견·용역직이던 시설관리직원을 직접 고용하면서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정년이 보장되므로 어느 정도 고용안정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법인 직원(법인화 이전 공무원, 기성회직원 등)과는 다른 취업규칙이 적용됐다. 급여와 복지혜택 등에서의 차별이 불합리하다고 여긴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청소경비, 기계전기 분회는 시설관리직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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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총파업 중이던 비학생조교들은 건강보험료 납부 통보에 반발해 본부를 항의방문했다. ⓒ최한종 기자



  한편 자연과학대 한 과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무직 C씨는 자연과학대학장에게 고용된 계약직으로, 1년 계약기한 만료를 한 달 앞두고 있다. 같은 사무실 옆 책상에서 함께 일하는 사무직 D씨는 정년이 보장된 총장 발령 법인직원이다. 본부 인사교육과에 따르면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 700여 명은 소속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개인마다 계약 종료 시점에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인사교육과 측은 이들 중 기간이 정해진 연구 프로젝트나 사업을 위해 고용된 노동자들이 많다며, 전환 대상자는 100여 명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계약직 C씨가 능력을 인정받아 2년의 근속년수를 채우고 단과대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된다 가정해도, C씨와 D씨의 임금과 휴가 등 직원복지는 많은 차이가 난다. C씨처럼 총장이 아니라 개별 기관장이 발령한 직원을 자체직원이라고 한다. 이들의 인사관리는 채용 기관 별로 이뤄져 임금 및 노동조건이 각 기관의 예산과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 일례로 C씨는 자연과학대학장 발령 하에 있기 때문에 대학노조와 본부가 기본급 인상 및 정액수당 등을 규정한 ‘무기계약 자체직원 임금협약’ 사항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대자연의 보고서에 의하면 본부가 각 기관에 해당 임금협약서를 송부 후 이행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22개 기관 중 기본급 인상을 이행하지 않은 기관이 15개, 정액수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관이 19개였다고 한다. 또한 같은 무기계약직 자체직원이라도 채용 기관에 따라 많게는 5배가 넘는 상당한 임금 차이가 있었다. 자체직원을 위한 동일한 취업규칙을 마련하고 총장 발령을 통해 고용·인사관리 주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15년 서울대 미술관 계약직 노동자 박수정씨는 성낙인 총장을 상대로 차별시정 신청을 제기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정규직 직원과 같은 성격의 업무를 하는데도 기본급과 복지 혜택의 차이가 큰 것은 차별’이라며 신청 일부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해 학교는 박 씨에게 근속 2년을 한 달 앞두고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올해 서울대의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 발표가 있었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이 불안한 이유다. “무늬만 정규직이 아니라 진짜 정규직”을 외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가 다음 총장에게 닿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