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호 > 특집
저는 예비 법조인입니다 로스쿨생의 시선에서 살펴본 로스쿨 제도
등록일 2019.09.09 11:35l최종 업데이트 2019.09.11 14:57l 여동준 기자(yeod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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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로스쿨생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 인물의 SNS 글입니다.
실제 생각이나 경험을 듣고 재조합한 형태가 아니라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완전히 새롭게 쓴 글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1월 11일 오전 12시
드디어 4학년...! 
아직도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뭐든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나중에 빛을 보겠죠? 작년에 고마웠던 분들이 너무 많은데 올해는 제가 고마운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병신년’이라는 표현으로 드립치는 것은 여성에게도, 장애인에게도 좀 아닌 것 같아요. 아무튼, 다들 좋은 한 해 되시길!

2016년 2월 12일 오전 12시 7분
리트 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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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0일 오전 2시 35분
D-100일!
학점이라도 챙겨놓기 잘했다. 
리트는 왜 수능처럼 모의고사도 없을까...
혹시 실수하거나 컨디션 안 좋으면 그냥 재수행인데...ㅠㅠ

2016년 6월 16일 오후 11시 38분
왜 다들 설로 타령을 하는지 알겠다. 다른 곳은 너무 등록금이 비싸다. 소득분위 6분위면 오히려 장학금에서 불리하다니... 
하나 더. SKY 아니면 대형로펌은 꿈도 못 꾼다고 한다. 학벌주의고 뭐고 주위에 좋은 후배, 동기, 선배들도 있을 것이고 수업도 좋겠지? 다른 로스쿨을 가도 설로 가려고 반수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럴 바에 한 번에 가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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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0일 오후 12시 17분
딱 준비한 만큼 나온 것 같아요. 저 도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 6일 오후 6시 21분
서울대 로스쿨 일반전형 1차 추가합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불안해서 새해 복 받으라는 인사도 못했네요. 늦게나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7년 2월 22일 오후 4시 9분
24일(금)에 졸업합니다. 학교에 오시는 분들 연락주시면 사진 찍으러 달려가겠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학교에 있겠지만 그래도 졸업식은 특별하니까요?

2017년 2월 28일 오후 10시 47분
4년 만에 또 입학식! 꽃을 전해준 내 친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좋은 법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학식_밝기조정.jpg



2017년 3월 10일 오후 6시 51분
박근혜 탄핵 장면을 수업시간에 보고 있자니 감회가 남달랐다.
나는 헌재 재판관이 될 수 있을까?

2017년 4월 12일 오후 5시 22분
휴학할걸 ㅠㅠ 
계속 공부하니까 좀 쉬고 싶다.

2017년 6월 21일 오후 10시 58분
나는 왜 로스쿨에서도 레포트의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가 ㅠㅠ 
나무랑 전기야 미안해...

2017년 10월 4일 오전 2시 13분
[진지/장문주의] 
1학년 2학기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린다. 그 어느 때보다 요즘이 가장 힘들다. 휴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할 걸 그랬다. 이번 학기에 듣는 과목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그럴까. 
솔직히 학점이 좋지 않으면 법학에 적성이 없는 것으로 찍히지 않을까 두렵다. 상식적으로는 특정 분야를 충분히 공부하고 난 뒤에 적성을 판단해도 된다. 오히려 정확한 판단을 하려면 이래야만 한다. 
로스쿨의 3년이라는 시간은 짧은데도 불구하고 나는 공부하는 동시에 적성도 따져야 한다. 내가 이 길과 맞을까하는 의심과 함께 하는 공부가 내키지 않는다. 거기에 내 미래가 너무 일찍 좌우되는 느낌이다. 법학을 제대로 공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직은 답안지를 쓰는 것도 어색하다. 법학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학점이 걱정된다. 단순히 학부생의 4학년이 3학년으로 줄어서가 아니다. 로펌에서는 1학기 성적만 보고 인턴을 골라간다. 하긴, 1학년 겨울에 하는 인턴인데 볼 자료가 그거밖에 없겠지. 심지어 인턴 과정을 바탕으로 컨펌을 받기도 한다. 내가 어떤 분야에 더 흥미가 있고 적성에 맞는지 모르지만 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보다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앞으로의 진로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같이 수업을 듣는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앞서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내가 어느 학점을 받으면 어디를 갈 수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들어보니 어느 로펌을 들어가려면 여성은 학점 몇 정도, 미필 남성은 학점 몇 정도, 군필 남성은 학점 몇 정도 이런 선이 있다고 한다. 휴... 잘할 수 있겠지?

2017년 10월 4일 오전 2시 32분 - <나만보기>
이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게 진짜 문제다. 적어도 겉으로는. 로펌에서 컨펌을 받은 사람에게 주위에 괜찮은 사람이 없냐고 물어본다는 얘기를 들었다. 도미노 식으로 컨펌 기회를 받을수 있는 것이다. 실력 없으면 당연히 안 뽑는다지만 인맥을 잘 쌓아놔야 한다니... 단지 나중에 좁은 업계에서 부딪히며 일해야 한다는 막연한 걱정이 아니다. 인맥은, 단기적으로 스터디도 해야하고 당장 학교 안에서 매일같이 봐야하는 그런 문제다. 이 와중에 학교는 좁디 좁다보니 어쩜 소문은 그렇게 빨리 퍼지는지.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경쟁자인 동시에 조력자인 상황이다보니 속에 다들 예민함이 극에 달해있다. 나만 이런 것이 아니다보니 서로가 조금이라도 신경을 건드리면 물어버릴 것같은 기세다. 오죽하면 책 넘기는 소리 조심해달라는 둥, 펜을 내려놓을 때 소리나게 내려놓지 말라는 둥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쪽지가 붙는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어도 이는 고를 수 없는 선택지다. 받으면 검사나 판사 되는데 불리하다. 아니 불리한지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소문이 그렇다. 그래서 기록 안 남는 상담 같은 것만 받고 있다.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는데...

2018년 1월 1일 오전 12시 03분
다들 새해에는 행복하길.

2018년 2월 11일 오후 8시 21분
법원에서 인턴을 하며 느끼는 것이 많다.
구체적인 이야기 하나만 하겠다.
기록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한 장이라도 사라지면 판사도 옷을 벗어야 한다고 한다. 혹시 몰라 스테이플러 위치까지 외워가며 복사하고 있자니 한 건을 복사하는 데에도 2시간씩 걸린다. 이 시간 동안 느낀 자료의 흐름, 중요도는 학교에서 배우지도 못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임을 느끼는 것도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하다.

2018년 4월 6일 오후 12시 10분
오늘 자하연에 벚꽃이 만개해있었다. 
올해로 벌써 여섯 번째 벚꽃이다. 
기분전환하자는 친구의 말이 아니었다면 이것도 못 봤겠지. 
이런 일탈에서 힘을 얻어간다. 

자하연 후보2.jpg



2018년 8월 26일 오전 3시 32분
곧 개강이다. 이제 전환점을 도는 것이다. 방학을 맞아 최대한 다양한 책을 읽고자 했다. 너무 뇌가 굳어간다는 느낌에서였다.
로스쿨생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서로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면 다행이지 걸핏하면 수업 이야기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렇게 생각하는 방법을 서서히 잊어가는 느낌이다. 생각이 아니라 암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 이런저런 이야기에 대한 내 판단이 옳은지 모르겠다. 아니 애초에 판단을 잘 못 내리겠다.
그럼 생각을 표현하는 법이라도 기를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것도 아니다. 판례를 보며 조문을 적는 법의 언어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데 그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욕심이 있었다. 내 생각과 느낌을 최대한 정확히 전달하고 싶다. 이제는 조문만 쓰다 보니 정작 내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숨기는 일이 잦아졌다. 털어놓아도, 상대가 내 말을 이해해도, 정작 내가 뱉은 말은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금만 털어놓고자 한다. 주위에서 하나둘씩 컨펌받기 시작한다. 압박으로 다가온다. 내년 신입생부터는 1학년 성적을 절대평가로 부여한다고 한다. 학교 측은 법을 잘 알지도 못할 때의 성적으로 너무 많은 것이 결정되는 현실이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냥 말 그대로 배알이 꼴린다. 내 학점이...
사실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낫다고는 들었다. 임상법학 같은 과목도 잘 돌아가는 편이라고 들었고. 꽤나 많은 학회들에서 변시 공부 외의 활동들을 학생들이 스스로 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변시 합격에 가까운 학생들을 모아놨기에 이런 운영이 가능하다는 비판이 타당하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감정이 묘하다. 모든 학교가 이렇게 되면 좋은데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까.
그럼 나는 뭐지. 변시에 합격하지 못할 것만 같은 나는 뭐지. 우리 학교의 변시 합격률은 80%라는데 내가 나머지 20%가 될 것 같은 기분은 뭐지. 교수님이 추천하는 교과서를 통한 공부가 좋은 것은 안다. 하지만 시험에 최적화된 문제집과 족보로 손이 가는 나는 뭘까. 아무튼 개강이다. 다시 죽은 듯 살아야지.

2019년 5월 11일 오후 11시 48분
1월 7일-11일.
어제 설로 게시판에 공고된 변시 일정이다.
며칠 남았나 세봤더니 241일이다. 이제 진짜로 눈앞에 닥쳤다는 생각이 든다. 벼락치기 시작이니 곧 비활성화한다는 마지막 푸념을 해본다.
박근혜 탄핵하던 헌재 재판관은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 제발 변시 합격만 시켜주세요... 
제발요 ㅠㅠ

비활성화 밝기조정.jpg





모두를 위한 로스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