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호 > 특집
“에너지빈곤층 해결,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에너지나눔과평화’ 김정욱 이사장에게 듣는 에너지빈곤층 해결 방안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최성인 기자 (csi7759@snu.ac.kr), 사진 김진용 수습기자 (pepan8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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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주)에스에너지와 사랑의나눔발전소 2호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우선 단전가구에 대한 지원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재단과 보건복지가족부의 에너지복지사업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단체를 출범하게된 설립 취지도 궁금하다.

에너지 재단과 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보다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먼저 출범했다. 단전가구가 현실적으로 너무 많고, 단전이 된 후 촛불을 켜며 삶을 유지하다 죽은 중학생 사건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그들을 도와주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너지재단과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시행중인 에너지복지사업에는 필연적 한계가 있다. 정부가 관여하다보니 아무래도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고 시책이 따라가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에너지빈곤층을 에너지양극화로 넓혀서 봤는데, 에너지양극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나.

부의 양극화에 따라 에너지양극화도 나타난다. 부자 동네는 도시가스와 같은 질 좋고 값싼 에너지의 혜택을 보는 반면에 빈곤층은 기름, 등유 등 질 낮고 비싼 에너지를 사야만 하는 것이다. 지역적 차원에서, 도시와 농촌 사이의 에너지양극화도 존재한다. 예컨대 도회지에서는 손쉽게 수돗물을 쓰지만, 아직도 많은 농촌에서는 우물을 파야한다. 우물을 파는데 드는 비용도 수천 만원대라 농민들에게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우물의 수질이 좋은 것도 아니다. 연료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농촌에는 도시가스 자체가 보급되어있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다.

에너지양극화의 근본적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빈곤이겠지만, 적어도 지역적 에너지양극화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체계에서 기인한다.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체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밀도가 낮은 해안지역에 정부가 발전소를 짓게 되는데, 주로 저소득계층이 사는 지역이다. 결과적으로 에너지의 혜택을 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환경오염의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되고 만다.

11월 17일에 환경대학원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김정욱 ‘에너지나눔과평화’ 이사장.


‘사랑의나눔발전소’와 같은 지역자립형 소형발전소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건가.

나눔발전소는 지역형 자립발전소를 통해서 에너지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지역에 에너지를 보급하고자 세워졌다. 더불어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려는 목적도 있다. 우리 단체에서는 나눔발전소 1호를 시작으로 그곳에서 생산되는 잉여 에너지를 통한 수익금을 에너지빈곤층에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모든 지역에 대체에너지 발전소를 지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단체가 추진하는 ‘부안 에너지자립마을’ 등, 대체에너지 사업들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먼저 재셍에너지 개발은 아직까지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때문에 정부에서 발전차액지원제도라고 해서 더 드는 비용을 지원해왔는데 최근 그 지원금을 20% 줄였다. 더불어 그동안 금리와 환율이 올라 자재를 사기도 어려워졌다. 결국 돈 문제인데, 정부와 시민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나눔발전소 1호로 예정했던 무안군 발전소는 이런 이유와 지역의 복잡한 여건까지 얽혀 더이상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단체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전남 고흥군에 200kw 짜리 태양광 발전소를 추진중이다.
일괄적인 에너지요금정책으로 인해 대도시에만 공급되는 저가의 천연가스 비용을 지방 및 저소득계층이 함께 부담하는 형태의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에너지 요금을 어떤 식으로 걷는 게 바람직한가?

에너지는 경제적 관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생존의 필수 요건으로 보아야 한다. ‘돈이 없으면 에너지를 쓰지마라?’ 이게 아니고, 최소한의 에너지는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다. 요금도 사용한 만큼 값을 매기는 게 아니라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빈곤층에게 에너지 요금을 똑같이 물리는 것은 사회 정의에 맞지 않는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에너지빈곤층은 비단 에너지에 국한시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빈곤과 주거의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너지만 지원해주는 게 끝이 아니라 생활수준, 주거 여건에 대한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적극 동의 한다. 같은 에너지 효용을 누리는데 빈곤층이 더 많은 요금을 내야한다. 왠 줄 아는가. 허술한 주거환경은 단열에 취약해 열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거 환경의 개선이 급선무고, 그들이 더 나은 주거를 가질 수 있는 경제적 여건 또한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난은 나랏님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다. 한정된 에너지자원으로는 가격경쟁이 필수적이고 빈곤층은 여기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가격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대체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처럼 에너지 빈곤층 문제는 눈에 보이는 하나를 해결해서는 안되며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