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호 > 특집
‘프라임 사업’으로 대학 구조조정 본격화 취업 잘되는 학과 늘리고…인문․사회․예체능은 줄여라?
등록일 2016.06.10 01:04l최종 업데이트 2016.06.11 18:13l 김명우 기자(kmo4945@snu.ac.kr)

조회 수:297

   서울대에서는 코어사업만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대학구조조정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프라임사업이다. 노골적으로 대학을 산업구조에 맞게 바꾸고, 취업률이 낮은 학과들을 없애도록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서울 소재 9개 대학교 학생 대표자들은 광화문 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라임·코어 사업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53일 교육부가 프라임 사업 참여 대학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사업대학 인문역량 강화(코어)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육성 사업등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의 일환이다. 매년 2천억 대의 예산이 3년 동안 투입되는 프라임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대학 지원 사업으로 일컬어진다. 학과 자체를 산업 수요에 맞게 재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정원만 감축하는 기존의 구조조정과 구별된다.


   이는 지난해 12한국고용정보원에서 향후 10년 간 인문·사회계열 인력은 수요에 비해 약 33만 명 과다 공급되는 반면 의·공학계열의 경우 22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과 맥이 닿는다. 프라임 사업이 시행되면 선정된 21개 대학에서 인문·사회 계열에서 약 2,500, 자연계열에서 약 1100명의 정원이 줄어드는 반면, 공학 계열에서는 약 4500명 정도 늘어난다. 참여를 희망한 75개의 대학 중 건국대, 이화여대 등을 비롯한 21개 대학이 프라임 사업 참여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들 대학에서 인문, 사회, 자연 계열 감원과 공학계열 증원을 위해, 바이오, ICT융합, 기계, 항공, S/W 등 대학별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학사개편이 이뤄진다.


표3.JPG


   프라임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세부 유형으로 나뉜다. 대형 유형(사회수요 선도대학)에 해당하는 대학은 입학 정원의 10% 혹은 200명 이상의 정원을 대학별 중점 분야 학과로 이동시키고, 이와 함께 진로 및 취업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해야한다. 소형 유형(창조기반 선도대학)의 경우 입학정원의 5% 혹은 100명 이상의 정원을 조정해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지만, 그만큼 재정지원도 줄어든다. 한 해 150억 원가량 지원되는 대형 유형과 달리 소형 유형에 선정된 대학에는 평균 50억 원의 재정지원만 이뤄진다.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의 전당


   프라임 사업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취업률 제고에 있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2023년까지 평균 7.7% 정도의 취업률 제고를 목표로 학사개편 사업을 진행해나간다. 프라임 사업의 이 같은 목적은 대학별 세부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프라임 사업을 통해 신설되는 학과는 대부분 기계, 항공, 해양, 소프트웨어, 에너지 등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바이오헬스, 소프트웨어, 미래 사회공학 등을 중점 분야로 선택한 건국대에서는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스마트ICT융합공학과, 화장품공학과 등이 신설된다. 뿐만 아니라 기존 학과들을 통합해 융·복합 학과로 재편하는 경우도 많다. 건국대는 축산식품공학과, 생명자원식품공학과 등 기존에 폐지됐던 학과들을 축산식품생명공학과로 재편했다. 아울러 현장실습지원센터 등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기관도 새로 설립되며, 이를 위해 인문계열, 예체능계열, 사범대 전반에서 정원 감축이 이뤄지게 된다.


소  형 유형에 해당하는 성신여대 역시 융합보안공학과,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 뷰티산업학과 등 IT, 보안, 바이오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을 중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진로 개발 활동 참여 정도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고, 벤처기업협회,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연계하는 등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모든 단과대학에서 입학 정원을 10% 감축하는 한편 미래사회공학부,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등의 단과대학이 새롭게 신설된다. 이들 학과에서는 졸업 시 창업이나 특허, 시제품 제작 등이 필수로 요구되며, 재학 기간 중에도 인턴십과 같은 취업 장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의견 수렴 없는 졸속 추진에 학생들 반발하고 나서


   프라임 사업의 추진과 관련해 많은 학생들은 열띤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성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주장하는 교육부의 주장과 달리, 학교 측의 결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지난 41일 사업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교 정문에 프라임 사업 졸속 추진을 비판하는 화환들을 진열하는 한편, 프라임 사업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축제 지원을 거부한 본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성신여대 학생회 또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프라임 사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이소현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몇몇 학과의 학생회장이 학과장과 함께 프라임 사업 공청회에 참여하긴 했으나, 질의할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고 사업에 찬성할 것을 강요받았다다른 학교와의 연대를 통해 프라임 사업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노선과는 달리 사범대 등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프라임 사업 반대 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학생회장은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의 의견과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프라임 사업 자체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건국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 수도권 7개 대학 학생회는 지난 322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라임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은 기업의 하청업체가 아니다라며 인문학 등 기초학문을 취업률로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