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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카드 꺼낸 본부, 갈림길에 놓인 학생사회 시흥캠퍼스 투쟁의 방향성 둘러싸고 논란 가열돼
등록일 2017.03.10 15:07l최종 업데이트 2017.03.10 19:53l 박민규 기자(m266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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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행정관(60동) 점거는 140일을 넘겼다. 본부는 징계와 ‘대타협안’을 모두 꺼내들며 학생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학생사회도 본부점거투쟁의 지속 및 확대와 본부와의 교섭 등 시흥캠퍼스 투쟁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당분간 본부점거를 둘러싼 본부와 학생사회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본부의 징계시도, 시기도 당위성도 물음표뿐


  지난 1월 10일 ‘본부 점거 향방 및 향후 투쟁계획 채택을 위한 총회’에서 90일 이상 장기화된 점거투쟁의 향방을 논의했다. 이날 ‘본부점거의 지속 및 확대’가 결정되자 본부 측은 11일에 ‘긴급 6자회담’을 소집해 징계착수를 논의했다. 13일에는 단과대 학장단이 비상학사협의회를 소집하고 ‘불법 점거 해제’와 ‘불법 점거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 절차 착수’를 의결했다. 이후 징계대상자 29명에게 징계조사 개시를 고지했다.
 

  본부가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본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어났다. 본부점거본부는 1월 17일 성명서를 발표해 “본부 점거의 원인은 성낙인 총장에게 있다” 라고 주장했다. 본부가 일방적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2016년 10월 학생총회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조와 본부점거 투쟁방안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본부의 이중적인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본부점거본부는 같은 성명서에서 “10월 12일 총장과의 만남, 11월 22일 긴급 토론회에서 성낙인 총장은 학생 징계만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점거가 장기화되자 자신의 말을 번복하고 학생 징계 카드를 꺼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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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전학대회가 개회하기 전에 본부점거본부가 대타협안 거부를 대의원에게 호소했다.

ⓒ신일식 기자
 

  징계가 본부점거를 둘러싼 갈등을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1월 25일 ‘서울대학교 민주화 교수협의회(민교협)’는 긴급성명문을 내 “학교가 강경하고 졸속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학생들을 격양시키고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민교협은 “일방적인 강경조치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대학 사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본부는 이례적으로 점거가 종료되기 전에 징계조사를 시작했다. 2011년 법인화 반대 투쟁으로 행정관이 점거됐을 때도 본부는 점거가 해제되기 전까지 징계절차에 착수하지 않았다.



점거유지와 교섭 사이에서


  본부와 학생사회 사이의 갈등은 성낙인 총장이 제시한 ‘대타협안’으로 일시적인 소강국면을 맞았다. 1월 26일 성 총장은 마이스누 포털을 통해 ▲의무 RC 포기 ▲평의원회 및 재경위원회에 학생참여 추진 ▲이사회 학생참관 추진 ▲기획위원회 학생참여 보장 등을 제시했다. 성낙인 총장은 징계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학생들이 대타협안을 받아들여 점거를 해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본부점거본부는 즉각 대타협안을 거부했다. 본부점거본부는 “학생들은 작년에 이미 ‘동등한 의결권 보장’이 아닌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했다”라며 “학내 거버넌스 참여가 실시협약의 철회를 결의한 본부점거투쟁의 해제조건이 될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2월 9일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기점으로 점거투쟁을 둘러싸고 학생사회의 의견이 갈렸다. 2월 5일 12차 총운영위원회에서는 ‘본부 점거를 지속하고 대타협안을 거부하는 안(원안)’이 전학대회에 상정됐다. 하지만 전학대회 당일, ‘투쟁목표 변경 및 본부와의 협상을 주장하는 안(이견안)’이 현장에서 발의됐다. 이견안을 발제한 이범휘(인류 15) 한음반 학생회장은 발의문에서 “실시협약 철회의 실현 가능성이 낮고 지금이 대 본부 교섭의 적기”라며 발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견안은 ‘실시협약 철회’에서 ‘학생요구안 관철’로 투쟁의 목표를 변경하고, 본부와의 교섭 후 점거를 해제하자고 제안했다.
 

  원안과 이견안의 지지자들은 현 투쟁 상황을 다르게 인식했다. 원안을 발제한 윤민정(정치외교 15) 본부점거본부 본부장은 점거동력이 줄었다는 비판에 “현재는 반등기”라고 주장하며 “시흥캠퍼스 투쟁이 사회적인 의제가 됐기 때문에 3월에 동력이 보충되면 대중행동을 계획할 수 있다”라고 대응했다. 반면 이범휘 씨는 “본부는 단 한 차례도 실시협약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적이 없다. 또한 본부점거 투쟁은 교수,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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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전학대회에서 이견안이 현장발의 됐으나 결국 원안과 이견안 모두 부결됐다.

ⓒ신일식 기자


  임시전학대회에서는 최종적으로 원안과 이견안이 모두 부결됐다. 원안과 이견안의 선택표결에서는 원안 41표, 이견안 48표, 기권 9표로 이견안이 다수 득표했지만, 이어진 찬반표결에서 찬성 35표, 반대 44표, 기권 16표로 이견안 역시 부결됐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학교와의 대화전략이 부족했다는 등 기존 투쟁에 대한 여러 의견을 확인했다”라면서도 “현재는 본부점거가 학생총회의 결정사항으로서 유효하기 때문에 본부점거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개강 후에도 본부점거 투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본부는 징계를 일시 중단했지만, 학생사회의 논의방향에 따라 징계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대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본부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행정관 이사가 지연돼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라며 본부 내부 여론을 우려했다. 지난 전학대회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던 시흥캠퍼스 투쟁 방안은 학생사회 내에서 계속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