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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 무슨 곡 들려줄지 고민하는 음악 '덕후'죠"
등록일 2017.06.22 03:37l최종 업데이트 2017.06.30 09:49l 김종현 기자(akdtkdr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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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심에서 디제잉 중인 조영찬 씨. 

조 씨는 이날 모든 곡을 즉흥적으로 틀었지만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7일 봄축제 이튿날 밤. 새벽 1시가 다 되도록 관중들은 총장잔디를 떠나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야광팔찌를 낀 학생들은 비트에 몸을 내맡겼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학생 디제이들의 공연, ‘관악전자음악심포지엄(관전심)’이었다. 학생들이 하는 합창, 밴드, 풍물놀이 등의 공연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디제잉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기회는 관전심뿐이다. 이번 관전심에서 공연했던 5명의 디제이 중 한 명인 조영찬(독어교육 11) 씨를 만났다.

  고등학생 때 힙합을 즐겨듣던 조영찬 씨는 대학에 들어와 전자음악에 빠졌다. 조 씨는 “하나에 빠지면 직접 해봐야 되는 성격”이라 같은 과 선배에게 디제잉을 배웠다. 사범대 새터와 관전심 등 학내 공연에 섰고, 그러면서 알음알음 친해진 디제이들과 소소한 파티를 열기도 했다. 활발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집에서 혼자 깨작깨작” 디제잉을 한다고 조 씨는 말했다.

  그런 그에게 관전심은 특히나 각별한 무대다. 디제잉을 가르쳐준 선배와 함께 2012년 첫 관전심에 참가했고, 그때의 강렬한 기억이 지금까지 디제잉을 하게 만들었다. 관전심이 좋아 ‘축제하는사람들’에 들어가 대표도 지냈다. 올해로 관전심에 네 번째 출전하는 조영찬 씨는 교생실습이 끝나고 안암에서 관악까지 달려와 음악을 틀었다. 조 씨는 “음향 및 무대 시설 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다”라며, 그 어떤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보다도 관전심이 “가장 익숙하고 재미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디제잉을 하려면 흔히 턴테이블과 믹서 등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조영찬 씨는 노트북만 있어도 디제잉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디제이는 “때와 장소, 분위기에 맞게 음악을 트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조 씨는 여유 있는 날에는 하루 종일 음악만 듣는다. “방에 틀어박힌 채, 어떤 음악을 관중이 좋아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디제이야말로 진정 멋지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놀기 위한 클럽음악’, ‘디제이들은 허세에 차 있다’는 편견이 조영찬 씨는 불편하다. 그는 작년 10월 말 ‘본부점거파티’ 취소 사태에도 이런 시각이 반영돼있다고 지적했다. 본부점거본부에서 디제이가 공연하는 파티를 계획했지만 학내 비판여론이 빗발쳐 무산된 사건이다. 조 씨는 “(촛불정국 당시에) 클럽파티를 한다고 언론이 부정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라면서도, “그 다음 주 광화문에 나가니 디제이들이 음악을 틀고 있었다”라며 씁쓸해했다. 조 씨는 “놀면서 저항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다양한 분위기에 맞게 디제잉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자신이 정성들여 고른 음악에 사람들이 열광할 때 조영찬 씨는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학문을 하면서 테크노를 트는” 해외 디제이들처럼, 일하면서도 평생 디제잉하는 삶을 그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