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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부 '마왕', 교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등록일 2017.12.06 23:10l최종 업데이트 2017.12.10 22:15l 최영락 기자(cyoungrak976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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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승마’는 언론에 꽤 자주 오르내린 단어였다. 지난해 국정농단과 관련해 부정입학 의혹을 받았던 정유라 씨 사건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뉴스를 본 많은 이들이 승마를 귀족 스포츠로 여기며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 바람을 가르는 속도감과 따뜻한 말의 온기가 좋아 말을 탄다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대 승마부 ‘마왕’이다.


  2000년에 만들어진 마왕은 대학가에 몇 없는 큰 규모의 승마부다. 새내기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마왕은 주말마다 서울 인근 승마장에 가서 훈련을 하고, 방학 중에는 지방으로 외승(오름, 초지, 해변 등 개방된 공간으로 나가서 말을 타는 것)을 나가 말을 타기도 한다. 부원들은 서로 승마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금방 실력을 늘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신입회원 허진영(수의학 16) 씨는 “평소 운동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는데도, 승마장 코치님들과 부원들이 잘 가르쳐주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다”며 초보자도 금방 승마를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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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부원이 말과 함께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승마는 사람이 말을 타고 달리며 장애물을 넘거나 여러 동작을 연기하는 운동이다. 사실상 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말과 기승자 사이에 이뤄지는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흔히 알고 있는 “이랴, 이랴!” 같은 청각 신호 외에도 기승자는 말에게 다양한 신호를 보낸다. 기승자는 골반을 움직여 말등을 앞으로 밀어주거나 발로 박차를 가해 말이 속력을 내도록 한다. 말을 멈춰 세울 때에는 브레이크이자 핸들인 고삐를 잡아당긴다. 마왕 부원들은 말과의 소통에서 오는 희열이 승마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100회 이상 승마를 해온 이준영(미학 13) 씨는 “신호를 보내는 대로 말이 달려줄 때 말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한 허진영 씨는 “말의 몸통을 살살 치며 쓰다듬어주는 것으로 고맙다는 표현을 전달하기도 한다”며 정서적인 교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이 편하지 않으면 교감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말에게 적절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지 않고 지나친 훈련을 요구하거나, 충분한 교감 없이 말을 도구로만 대한다면 승마는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강현규(국사 15) 마왕 주장은 “승마장을 고를 때 말에게 적절한 휴식 시간을 주는지 등을 고려한다”며 “말의 휴식과 관련된 규정을 정확히 지키는 곳에서 운동을 해야만 말과 기승자 모두 즐겁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승마가 다른 운동에 비해 가격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강현규 씨는 “승마장에서 학생들은 원래 가격의 반만 내고도 승마를 즐길 수 있게 배려해준다”며 “다른 데 쓸 돈을 열심히 줄여가며 말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돈을 아껴가면서까지 매번 말을 타러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왕 부원들은 “말과 정신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느끼는 희열감, 그리고 바람을 스치는 속도감 두 가지가 승마를 계속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그 즐거움을 맛본 이상, 마왕의 주말은 언제나 말과 함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