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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후, 대학은 어떻게 변했을까? 피해자 보호조치 여전히 부족해
등록일 2018.06.06 13:20l최종 업데이트 2018.06.06 15:02l 김가람 기자(1004gr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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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학과 H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 (징계위) 재심의 결과 정직 3개월의 기존 수위가 유지됐다. 결정 3일 만인 지난 24일, 사회학과 대학원 H교수 대책위원회(대책위) 소속 박사과정생 10명이 집단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날 공개된 자퇴결의서에서 대책위는 “피해조사와 해결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결성한 것이 재작년 가을”이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기에, 징계위원회의 재심 결정을 맞이한 지금 저희는 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대책위는 H교수의 성희롱·갑질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후 지난 1년 반 동안 사건 해결을 위한 신고, 조사 참여, 교육부 감사 등의 지난한 절차를 거쳤다. 여전히 해결이 미진한 지금의 상황은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피해자와 연대체에게 길고 어려운 해결과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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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대학원 대책위 박사과정생 10명은 사회학과 H교수 재심의 결과 발표 이후 집단 지퇴서를 제출했다. ⓒ김건우 기자



  피해자가 처음 성폭력 문제를 제기해 가해자에게 정당한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2014년 11월 검찰 수사와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의 폭로로 처음 알려진 수리과학부 K교수 성추행 사건은 2016년 1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면서 끝을 맺었다. 더욱이 가해자 처벌은 완전한 사건 해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감당해야 할 2차 피해, 정신적 고통, 학업 지속의 어려움 등은 고발과 함께 시작되지만, 가해자 처벌 후에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고발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지금, 대학은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일까. 미투 이후,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도교수 변경부터 심리치료까지, 피해학생의 몫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과 이 교수의 상습 성폭력을 고발한 A씨는 사건 이후 학교의 부족한 보호조치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대학원에 입학한 A씨는 지도교수인 이 교수에게 한 달간 상습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 피해사실을 깨달은 직후 인권센터에 사건을 신고했지만, A씨의 고발 과정은 처음부터 삐걱댔다. 인권센터는 신고 직후 피해자와 가해 교수의 공간분리를 학과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를 무시하고 학교에 계속 출근해 A씨를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A씨는 “인권센터에서 권고 조치를 해도 교수가 막무가내였다”며 “학과장이 지도교수를 설득한 후에야 학과가 사용하는 두 건물 중에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만 이 교수가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센터 조사 이후 이 교수는 직위해제 됐다. 원칙상 학생을 지도하거나 연구실을 운영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이는 여전히 이 교수에게 실질적인 효력을 갖지 못했다. 기존 이 교수 연구실에 소속됐던 학생들 중 일부는 서류상으로만 연구실을 옮기고, 학교에 출근하는 이 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다. A씨는 사용하는 건물이 나뉘긴 했지만, 건물이 서로 연결되는 주차장을 통해 이 교수를 여러 차례 마주쳤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다른 대학원생을 통해 A씨와의 만남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이 교수가 매번 비공식적인 경로로 연락을 해왔다”며 “부당한 요구에 저항할 수 없는 대학원생을 통해서 ‘뭐든 해줄테니 고소만 취하해달라’는 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A씨는 학업을 이어나가기가 가장 어려웠다. 고발 이후 지도교수를 옮기는 일이 시급했다.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 학과 교수들에게 메일을 보냈다는 A씨는 “다른 교수들의 선배 교수이기도 한 이 교수를 인권센터에 신고한 학생을 받기는 껄끄러웠을 것”이라며 “많이 거절당한 후에야 지금 지도교수와 면담을 잡을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모든 일을 제가 직접 했어요”라던 A씨는 “트러블메이커로 낙인 찍힐 것을 우려해 대학원을 그만 둘 각오를 하고 신고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비슷한 일을 당한 같은 연구실 여자 선배들이 신경쇠약에 걸리면서도 신고를 참았던 이유가 이해된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6개 대학의 학부·대학원생을 상대로 이뤄진 조현각 미시간주립대 교수(사회복지) 연구팀의 ‘대학교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활 중 학생이나 교수·강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90% 이상이 이를 학교 측에 알리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씨가 학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은 한정적이었다. 작년 3월 연구실을 옮긴 이후 A씨는 “사건을 거치며 정신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학교에서 알려주는 멘탈케어 시스템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스누콜도 여러 번 전화하고 공대 상담센터도 이용하고 정신과도 내원했지만, 모든 것을 직접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A씨가 경찰 조사를 위해 수업에 불참해야 할 때도 출석점수에 불이익이 없음을 보장하는 제도는 없었다. A씨는 “(수업에서) 전 지도교수를 형사고발해서 경찰에 가야한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의 징계절차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공개되지 않는 것도 A씨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인권센터에 신고한 지 일 년 만에 신문기사를 통해 징계위가 개회된 사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권센터 심의위원 선정부터 징계위 개회 소식까지 A씨는 “학교가 먼저 정보를 알려주는 법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서울대에 A씨처럼 미투 이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피해자는 얼마나 될까. 대학원 총학생회 이우창 고등교육전문위원은 인권센터의 ‘대학원생 인권실태 및 교육환경 조사보고서’를 제외하고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권력형 성폭력 관련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서울대는 정확히 얼마나 많은 학생이 성폭력을 경험했고, 이를 고발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우창 전문위원은 “인권센터 사건처리 건수가 공개되기는 하지만, 각 사건이 어떤 결과로 끝맺었는지 구체적인 실태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해학생을 상대로 역고소까지 … 동덕여대 H교수 사건

  피해학생과 연대체를 향한 가해교수의 괴롭힘이 지속되는 경우 사안은 더욱 심각해진다. 동덕여대 H교수는 수업 시간 동안 미투를 조롱하고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 발언을 해 처음 문제제기 됐다. 이후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H교수 성희롱 피해 고발 글이 게시되면서 사건은 급격히 공론화됐다. 사퇴의사를 밝힌 한달 후 H교수는 피해호소 학생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협박’으로 고소하고 언론을 통해 해당 사안을 부인하기 시작했다. 동덕여대 학생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학내 성폭력 근절이라는 당연한 의제를 말하면서 언제 명예훼손을 당할지 몰라 불안해야 한다”며 “H교수가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한다고 해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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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프로젝트가 주최한 '대학 반성폭력 운동의 현재와 미래' 간담회에는 서울대 학소위가 참가해 대학 내 미투에 대해 발제했다.



  피해학생과 연대체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학교의 무책임한 태도였다. 학교는 사건이 고발된 이후 진상조사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예창작과(문창과) 학생회는 학교 측이 조사 과정에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피해자 소환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 진행 경과에 대한 공식적인 공유도 없었다. 피해학생과 연대체를 대상으로 하는 H교수의 민사소송과 피해자의 신상보호에도 학교는 소극적이었다. 비대위는 “H교수가 피해학우를 고소 및 민사소송 할 동안 학교 측은 법률적,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원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비판하며, “책임지고 진상조사를 해야 할 학교가 피해학우의 신상 보호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동덕여대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담센터 등을 통해 간접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조선일보>, “학교 떠나겠다던 ‘미투’교수, 잠잠해지자 막후에서 여론전”) 피해자와 연대체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사건은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학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창과 학생회는 “성폭력 고발 이후 가해교수의 결원으로 학과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졸업 필수 요건인 문학 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학생 모두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적 변화, 어디까지 왔나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미투 흐름이 아무런 변화를 일궈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유현미 전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미투를 통해 피해 당사자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회학과 H교수 대책위가 사건에 대응하면서 대학원생 노조, 다른 대학 대책위, 학부 등과 연결될 기회를 가졌던 것이 좋은 예다. 유 전 연구원은 또 “미투를 통해서 교육부와 정부, 국회가 대학에게는 성폭력 자정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거시적인 차원의 대책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가능성을 점쳤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 내 성폭력을 바로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발의한 ‘교수 성범죄 징계시효 연장법’과 ‘성범죄 교수 솜방망이 처벌 방지법’, ‘대학인권센터 설치 의무화법’ 등이 대표적이다.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에서 교원 성범죄 징계시효를 5년으로 규정한 점을 개선해 교원 성폭력 범죄·성매매·성희롱의 징계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교수 성범죄 징계시효 연장법’은 3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발의된 미투 관련 법안 140개의 통과율은 저조한 편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빠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도 온라인 24시간 상담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했다. 지난 3월부터 교육부는 ‘대학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추진단(추진단)’을 꾸려 대학 성폭력 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추진단에서는 심의·조사·징계위원회 학생위원, 외부위원, 여성위원 등의 참여 방안과 대학 내 성폭력 신고·대응에 필요한 조치 의무규정 제정을 고려하고 있다. 이우창 전문위원은 교육부의 징계절차 보완 논의에 주목하면서도 “정책의 실효성과 접근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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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권력형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촉구 간담회'에서 김상곤 교육부총리와 노웅래, 유은혜 의원은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학생의 의견을 듣고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교육부 홈페이지



  서울대 본부는 지난 3월 총학생회와의 면담 이후 교원징계규정 제정 논의를 시작했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교원 징계에 대해 세부적인 규정 없이 ‘사립학교법’을 준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학과 H교수 징계지연처럼 사립학교법을 따르지 않거나, 사립학교법 양형기준인 3개월 정직과 해임 사이 간극이 크다는 비판이 일면서 서울대 자체적인 교원징계규정 마련이 요구됐다.

  이에 교무처는 5월부터 ‘서울대학교 교원 징계 규정 제정안’을 만들어 학내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대학신문>, “교무처에서 교원징계규정 마련 중, 그 내용은?”) 규정 제정과 관련해 학부·대학원 총학생회를 제외한 교원 사이에서만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샀으나, 지난 28일 교무부는 총학생회에 보내는 답변서를 통해 “교무처 요청으로 인권센터 주도 하에 학생이 참여하는 TF팀을 가동”하겠다며 학생참여 가능성을 밝혔다. 제정안에는 정직과 감봉의 기간범위를 1~12개월로 하는 징계 종류 세분화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전의 교원징계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우창 전문위원과 유현미 전 연구원은 이번 교원징계규정제정을 통해 징계위원의 다양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문위원은 “징계양정이 징계위원들의 개인적인 인식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보니 이를 담당하는 교직원들의 인식이 사회나 학생이 기대하는 합리성에 미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연구원은 “제도적인 처리 과정에 학생과 여성, 소수자가 대표성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는 공동체 시급해

  다양한 제도 개선의 노력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우창 전문위원은 “성희롱·성폭력을 다루는 제도적 관점이 아직까지 가해사실 처벌에 집중됐다”며 그 한계를 지적했다. 이 전문위원은 앞으로의 논의가 “피해자 보호 및 지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조성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피해자·환경 중심 접근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유현미 전 연구원 또한 “‘2차 피해’로 포괄할 수 없는 고발 이후의 힘든 과정에 피해자와 함께할 공동체가 필요하다”며 연대하는 공동체 문화를 강조했다.

  피해자를 보호하는 공동체 문화 조성은 피해 사실을 공동체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것이 그 첫 걸음이다. 유현미 전 연구원은 “피해 사실을 집단의 문제로 인지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며 “구성원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일종의 당사자로 인식하고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사실에 침묵하거나, 피해자를 비난, 가해자를 옹호하는 분위기는 모두 피해자와 가해자 둘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제3자적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유 전 연구원은 “고발 이후 법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곧 권력을 가진 가해자를 옹호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를 고립시키지 않는 공동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체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유현미 전 연구원은 성희롱 비위 사실을 대응하지 않거나 은폐할 경우 대학 당국에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연구원은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공론화 한 이후 겪게되는 곤란함을 방기하지 않기 위해 각 조직별 대응 절차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학업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우창 전문위원은 “피해학생이 정상적으로 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이를 뒷받침해주는 학내 기능이 필요하다”며 지도교수 변경부터 연구비 지원까지 해줄 수 있는 학내 행정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지원 조치와 더불어 정확한 사건처리를 위한 대학의 역량강화도 절실하다. 일례로 인권센터는 서울대 규모에 비해 적은 8명의 전문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우창 전문위원은 “앞으로 고발될 많은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담당하는 기구의 인력을 늘려야한다”고 제안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사건처리는 충분한 인력과 자원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문위원은 또 학교가 징계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신뢰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이 징계위 결정 사유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설령 정당한 징계가 내려졌다 하더라도 의혹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문위원은 “징계위 결정 사유뿐만 아니라 인권센터 심의 내용도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한 내용이 공개돼 공적 책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반복되는 권력형 성폭력 속에서 2018년이 중요해진 이유는 ‘미투’와 ‘위드유’라는 이름의 연대였다. 미투 이후 문제를 풀어낼 열쇠는 고발에서 사건 해결까지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고, 가해자를 적절히 처벌할 절차가 마련된 공동체다.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개선점이 함께 논의되고 있는 지금, 피해자 개인이 아닌 함께하는 ‘우리’를 기대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