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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없는 서울대, 어디로 가나 '부실검증 논란'과 '행정공백' 사이에 놓인 서울대학교
등록일 2018.07.20 23:44l최종 업데이트 2018.07.30 22:42l 김선우 기자(natekim05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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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최종후보자로 선출됐던 강대희(의과학과) 교수가 사퇴했다. 후임 총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낙인 총장이 19일 부로 임기를 마침에 따라 서울대는 총장 공백 사태를 마주했다. 총장 공백사태를 낳은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해법이 나오고 있는지 살펴봤다.


초유의 총장 후보 사퇴에 따른 부실검증 논란

  지난 5월 10일 이뤄진 정책평가와 6월 18일 이사회 회의를 거쳐 강대희 교수가 제27대 총장 최종후보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7월 3일 <한겨레>를 통해 강 교수의 성희롱 전력이 폭로됐고, 이어 강 교수가 여교수를 성추행한 적이 있다는 제보를 여교수회가 총추위에 전달했다는 것이 보도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강 교수는 6일 후보직을 내려놨다. 강 교수의 사퇴 이후 총장선출과정에서 예비후보자 및 후보자 검증을 담당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와 이사회의 책임론이 학내외에서 대두되고 있다.

  부실검증 논란에 대해 총장추천위원회 이철수(법학과) 위원장은 “총추위에서 이사회, 정부로 이어지는 검증과정 전체를 종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총추위는 활동 기간이 짧고 제보에 대한 조사권이 없어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검증하기 어렵다. 총추위의 검증은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변형한 총장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에 크게 의존한다. 해당 질문서는 본인의 예비후보자 본인의 행적에 관한 질문들로 구성돼있다. 이후 질문서는 제보 조사권 등 총추위 이상의 권한을 가진 이사회나 정부의 검증과정에서 후보자의 정직성 검증에 활용된다. 구체적인 비위 사실에 관한 질문서 이상의 검증은 사실상 이사회와 정부의 몫으로 남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각 단계별로 보다 강화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검증결과 공개는 선거 공정성과 후보자의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지난 9일 총장후보의 철저한 재검증과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의 전폭적 참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학생회는 ▲강대희 후보자를 제외한 4인에 대한 검증을 위한 총추위 재구성 ▲후보자 재검증 과정에서 학생참여 보장 ▲후보자 재검증 진행방식 가이드라인 결정을 학생 포함 구성원과 논의하여 결정 ▲재검증 시 구성원의 대중적 참여 ▲검증결과 이사회 상정 전 구성원에게 공개 등 5가지 요구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신재용(체육교육 13)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의 요구가 “기존 절차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학내 구성원이 명명백백히 관련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원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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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이 17일 평의원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총추위 위원 중 27명을 선임한 평의원회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 항의방문의 요지였다. 이날 평의원회는 24일 본회의를 재소집해 후보자 검증방법 등을 지속 논의하기로 했다.



총장 없는 서울대를 위한 대책 필요해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례 없는 형태의 총장 공백 사태는 학교 운영의 파행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된 바 있다. 12일 서울대학교 평의원회, 서울대학교노동조합, 총학생회, 대학원 총학생회의 대표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단체 메일에서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현 집행부 전원의 임기를 연장해 행정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현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도록 노력할 것 ▲교육부총장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할 것 ▲직무대행체제는 빠른 시일 내에 차기 총장이 선출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을 이사회와 총장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메일 내용과는 별도로 교수협의회, 평의원회, 학원장협의회로 구성된 상설회의체가 권한대행과 총장선출 문제를 논의한다는 대책도 마련했다.

  18일 교원인사위원회에서 박찬욱(정치외교학부) 교육부총장, 신희영(의학과) 연구부총장을 비롯한 일부 보직교수의 재임명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박 교육부총장은 정년을 맞는 내년 8월 31일, 이외 보직교수들은 정해진 임기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서울대학교 직제 및 사무분장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박찬욱 교육부총장은 총장 직무까지 대리하게 됐다. 박 부총장이 차기 총장선출을 준비할 책임도 맡은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현재 전례도, 규정도 없는 총장 공백 사태를 마주했다. 학내 여러 기구와 단체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제 초기 단계에 착수한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의 난국을 벗어나기 위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