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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난민과 ‘진짜’ 난민은 없습니다” 김민혁 씨 아버지의 난민 지위 인정 요구 기자회견 열려
등록일 2019.10.15 13:03l최종 업데이트 2019.10.15 13:03l 여동준 기자(yeod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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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4일 중앙도서관(62동) 앞 아크로폴리스에서 김민혁 씨의 아버지인 A 씨의 난민 지위 인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선 A 씨의 난민 지위 인정뿐 아니라 난민법 개악을 멈추고 난민법을 난민협약의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도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김민혁 씨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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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법 제2조에 규정된 ‘난민’은 인종·종교·국적·정치적 견해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신 국가로부터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무국적자인 외국인을 말한다. 김민혁 씨는 이란 출신 난민으로 2010년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입국한 뒤 천주교로 개종했다. 김 씨와 A씨는 이슬람 율법이 적용되는 이란에서 개종은 사형까지 내려질 수 있다는 종교적 사유를 들어 난민 인정을 요구했다. 김 씨는 지난해 난민으로 인정된 반면 A 씨는 지난달 8일, 난민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인도적 체류’만을 허가받았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난민법 제31조 등에 의해 ▲사회보장 ▲기초생활 ▲초·중등교육 등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으로 보장받는다. 반면 인도적 체류자는 같은 법 제39조에 따라 취업 활동만을 허가받을 수 있고 만료 시마다 인도적 체류 지위를 재허가받아야 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들은 정부에 A씨의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난민인권 공동행동 김영민(사회교육 19) 대표는 “‘진짜’ 난민과 ‘가짜’ 난민을 구별하고 아버지와 아들을 갈라놓으려는 나라를 이해할 수 없다”며 A씨가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종교적 박해의 위험이라는 동일 사유로 난민신청을 한 아버지와 아들에게 상반된 처분을 내렸다”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난민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대 녹색당 박도형(지구과학교육 18) 공동위원장은 난민법에 대해 “우리나라는 난민에게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을, 종교적 신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라고 한다”며 “해당 이유로 출신 국가에서 도망쳐 나온 상황에서 이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서울대학교 학생위원회 이재현(인문 18) 위원장은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은 OECD 국가 평균의 6분의 1, 세계 평균의 7분의 1로 현저하게 낮은 편”이라며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난민 인정을 어렵게 하는 난민법 개악을 추진 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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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혁 씨는 “최근 몇 년간 영화 속에 사는 느낌”이라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학생 형과 누나들의 뜻을 감사히 받아 이겨낼 것”이라고 연서명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115명의 서울대 학생들이 연서명한 입장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기자회견이 종료된 뒤 김 씨는 “저도 고등학생”이라며 “이제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