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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생명복제인가? 황우석 교수에게 거는 몇 가지 딴지들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최정환 기자 (choi05@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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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1 황우석 교수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난 2004년 2월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에 이어, 이번에는 개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외국 언론과 학계에서는 황 교수의 연구를 기적이라며 극찬하고 있으며, 국민들도 황 교수의 연구에 열광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연구비가 백억 단위에 이르게 됨은 물론, 최근에는 서울대에 그의 이름을 딴 연구동이 지어지는 등, 지금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황우석 신드롬’이라고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물론 황 교수의 성과는 그가 열정과 노력으로 일군 결과이며, 그의 연구가 생명공학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황 교수의 연구가 사회와 개인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의 연구에 윤리적 문제제기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개는 알려진 바와 같이,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복제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동물이었다. 개 복제에 성공했다는 것은 곧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 중 가장 어려운 단계에 도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우석 교수 스스로 1997년 이래 여러 차례 ‘인간개체 복제가 동물 복제보다 어렵지 않다, 인간 복제는 소규모의 시설과 인력으로도 가능하다’라고 말해 온 것을 보더라도, 이번 개 복제 성공으로 인해 인간 복제를 둘러싼 생명윤리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 분명하다.

photo2 난자 채취는 과연 안전한가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생명공학자들의 연구에서 문제되는 것은 먼저 필요한 난자를 공급받는데 있다. 난자를 추출하는 과정은 난자 제공 여성들에게 심한 고통을 가하며 또한 합병증이나 난소암이 발생, 드문 경우이지만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난자제공 서면동의서를 검토한 스탠퍼드 대학의 밀드레드 조 교수는 동의서에 불임이나 생명 위협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여성들이 난자 추출에 수반될 수 있는 고통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은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달 생명공학감시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생명윤리학자인 구영모 교수(울산대 의대) 또한 많은 난자를 아무런 보상 없이 제공받은 점이나 난자 기증 동의서에 난자 채취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걸음 나아가 조주현 교수(계명대 여성학과)는 지금까지 여성들이 인구 조절을 통해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해 온 것에 이어 생명공학 연구로 인해 ‘국가 발전을 위한 난자 제공자’로서의 역할까지 강요받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도 있어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복제문제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생태계 파괴 문제이다. 이는 주로 종교계에서 문제 삼는 것으로, 최근 개 복제에 대해서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에서는 박재형 이사(서울대 의대)의 글을 인용, 복제기술을 이용해 미국에서 애완 동물을 복제 해주는 회사가 영업중인 것을 예로 들어 복제기술이 상업적으로 악용되어 생명의 존엄성을 흔들고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릴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우석 교수팀이나 과학기술부에서 복제 기술을 활용해 한국 늑대와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복제하여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 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생명공학 감시연대를 이루는 11개 시민 단체 중 한 곳인 녹색연합의 임성희 간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생태계를 복원하는 문제는 생태계가 훼손된 원인을 먼저 찾아야지 동물 몇 마리 방사한다고 복원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복제라는 행위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교란인데, 복제를 통해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생명공학 연구인가
photo3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응용될 수 있는 실용성의 문제와, 실용화되더라도 높은 치료비용으로 인해 결국 가난한 환자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황 교수 팀은 난자 채취에 있어서 2004년에 비해 2005년의 연구에서 15배 이상 효율성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 개의 복제배아 줄기세포주를 얻기 위해서는 열 배 이상의 난자가 필요한데다가 복제배아 줄기세포의 불량여부를 판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치병 환자들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설혹 모든 기술적, 윤리적 문제가 해결되어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더라도 수혜 받을 수 있다는 사람들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한재각 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글리벡의 한달 약값이 240만원에 달해 가난한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배아복제 연구 역시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일부 계층만 혜택을 보게 되어 사회적 위화감이 심화되는 동시에 불법적으로 난자를 거래하는 암시장이 조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의 임성희 간사 역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소수의 장애인들만이 혜택을 받게 될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장애인들을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대우해 주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해 황교수의 연구가 갖는 맹점을 지적했다.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한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윤리적인 문제가 있고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성공하더라도 그 혜택이 일부계층에게만 돌아갈 연구에 기대하는 편과 똑같은 돈과 시간을 들여 간병인 문제 등 지금 당장 필요한 장애인 복지에 투자하는 편 중 어느 쪽이 나을지 생각해 봐라”라는 한재각 연구원의 말은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어느 쪽이 더 옳은 방법인지 생각하게 한다.

성체 줄기세포도 대안으로 미흡, 결국은 끊임없는 비판과 합의가 요구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은 배아복제연구에 대한 대안으로 주로 성체줄기세포연구를 제안한다. 성체줄기세포란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얻는 것과 달리, 골수나 제대혈(탯줄 혈액) 등으로부터 얻은 줄기세포를 말한다. 이는 배아복제와 달리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할 필요가 없고, 복제배아를 파괴하지 않아도 되며,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이미 임상실험 단계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로 종교계와 관련된 의료 기관들, 예컨대 천주교의 가톨릭 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등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는 강경선 교수(서울대 수의대)는 본지에 ‘성체 줄기세포는 분리가 어렵고, 배아줄기세포보다 분화에 한계가 있으나 지금 대부분 버려지고 있는 제대혈을 잘만 보관한다면 충분한 양의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다.’라고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전망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비록 배아복제로 인해 발생하는 생명윤리적 문제나 난자 추출과정에서 여성에 가해지는 위험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복제로 인해 생태계의 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이나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가게 되는 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생명공학계나 윤리학계, 그리고 정부와 종교계, 시민단체를 총망라하는 합의체를 통해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배아복제 연구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연구가 나아갈 방향과 그 활용의 방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