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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요구하는 집회 열려 여성 건강권·생명권 보장을 위한 임신중절 합법화 강조
등록일 2017.12.02 20:53l최종 업데이트 2017.12.03 19:50l 김건우 수습기자(kon951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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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민우회’, ‘페미당당’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공동행동)'이 오늘(2일) 오후 2시 세종로 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낙태죄 폐지를 외쳤다.  ‘그러니까 낙태죄 폐지’라는 제목으로 열린 집회는 낙태죄가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측 추산 삼백 명이 모인 이번 집회에서 참여자들은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나는 자궁이 아니라 사람이다’ ‘독박육아 독박책임 낙태죄를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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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위한 '낙태죄 폐지' 구호를 외쳤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강간과 준강간 등 예외적 경우에만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이외 별거나 이혼소송 중에서의 임신중절, 사회경제적 이유로 양육이 불가능해 선택한 임신중절 등은 모두 낙태죄에 해당한다. 성폭력상담소 ‘앎’ 관계자는 부분적으로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제도 역시 “성폭력 피해자를 충분히 구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신중절을 희망하는 피해자가 임신의 원인이 강간·준강간에 해당되는지 입증하지 못하면 합법적 임신중절 수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낙태죄가 “태아의 생명권 대 여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여성의) 건강권 보장과 안전한 임신중절을 위해 낙태죄의 비범죄화가 필요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산부인과 의사 윤정원 씨(*)는 낙태죄로 인해 여성의 생명권 및 건강권이 침해된 사례를 공유했다. 우 씨에 따르면 불법 임신중절 수술로 자궁이 파열되거나, 뇌전증으로 인해 항경련제를 복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신중절을 위해 복용을 중단하는 등 낙태죄로 인해 여성은 위험을 감수하곤 한다. 이날 집회에는 불법 임신중절 이후 여러 합병증을 겪어야 했던 성판매 여성의 이야기가 대독되기도 했다.

  공동행동은 “낙태죄는 국가가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여 왔다”고 꼬집었다. 국가가 인구 조절을 위해 여성의 자기결정권 및 건강권을 침해했다는 요지다. 이날 집회에 함께한 참가자들 역시 공동행동의 구호에 공감을 보냈다. 한 참가자는 “주변 지인들이 (임신중절과) 관련이 깊다”며, “천주교라는 이유로 낙태를 하지 못한 어머니의 삶이 망가진 것을 보았다”고 참석이유를 밝혔다. 김신우(경영 15) 씨는 성판매 여성의 이야기가 특히 공감됐다고 되짚었다. 

  자연유산약 미프진 합법화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지난달 27일 23만 5천 명을 넘은 이후 낙태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조국 민정수석은 26일 임신중절 현황 조사를 실시, 헌법재판소와 입법부에 논의를 촉구하고, 청소년 피임교육 및 비혼모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 활성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집회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한 후 5시 경 마무리됐다.



(*) 취재원의 신원을 적는 데 처음 오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취재원의 성함을 '윤정원 씨'로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