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 문화
‘불 좀 꺼 주세요’ 총연극회 제 48회 정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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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1시,서울대학교 대운동장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운동장 트랙을 따라 달리는 7명의 학생들이 있다.
가쁜 호흡을 진정시키면서 그들은 한 줄로 쭉 늘어서서 발성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며 ‘우리의 사상을 우리의 미학으로 온 몸으로 말하는 곳 총연극회’라는 구호가 쟁쟁하게 울려퍼진다.
점심시간 후.연출 시간에는 장면 만들기에 한창이다. 인물들 간의 섬세한 호흡을 잡기 위해 바짝 긴장한 배우들이지만 그 얼굴엔 홍조가 어려있다. 한 배우의 우스꽝스러운 오버연기에 웃음을 참지 못한 배우들 때문에 연습은 잠시 중단된다.
총연극회가 올해 정기공연을 올리는 작품은 몇 년 전 대학로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불 좀 꺼주세요(이만희 작)’ 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와 대형 규모의 연극을 주로 올려왔던 총연극회로서, 이번 공연은 다소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남녀의 본신과 분신이 등장하는 이중적 구조, 6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섬세한 앙상블, 드라마적인 분위기 등이 이 극의 눈에 띄는 특징들이다.


연출 박윤정 씨 (지구시스템과학 99) 인터뷰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학로에서 인기몰이를 한 공연이란 점이 껄끄럽다. 총연극회 관객들은 주로 대학생들이다. 이들에게, 또 공연을 하는 총연인들에게 이 공연이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인기있던 연극의 재생산이 아닌, 우리의 고민이 담겨있는 연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객들이 진정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올라가는 것,이것이 지금 연극을 만드는 모든 총연인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


기획이 주는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마신 후,다시 연습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출발이라는 설레임에 가슴 부풀어 있을 새내기들, 그리고 몇 년 간 똑같이 반복해온 3월의 설레임이 어느 새 낯설어진 학생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발디디고 있는 순간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모두에게 공통적일 것이다. 연극은 ‘불 좀 꺼주세요’로 매듭지어지지만 우리는 잠시 불을 끄는 것을 넘어서 더욱 환한 불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3월, 연극무대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그 목소리에서 우리의 목소리, 내 목소리를 찾아보자.
‘불 좀 꺼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