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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온 이방인들, 그들은 ‘독일 예술가’일까? MoA ‘아트 스페이스, 독일’
등록일 2016.09.18 00:20l최종 업데이트 2016.09.18 10:43l 김경우 기자(kwkim90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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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미술관 MoA가 독일 국제교류처(ifa), 주한독일문화원과 함께 기획한 ‘아트스페이스, 독일’전이 8월 12일부터 9월 25일까지 진행된다. 본 전시는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독일의 현대 예술을 다룬다. 알만도(Armando), 칸디스 브라이츠(Candice Breitz), 토니 크랙(Tony Cragg) 등 총 13명의 작가의 작품 41점이 전시된다. 2층에는 전시작품과 관계된 사진첩과 독일 문학작품이 있어 독일의 문학이나 철학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느긋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본 전시회는 독일로 이주한 다양한 국적의 이주 작가들의 작품이 어떻게 독일의 영향을 받았는지를 보여준다. 네덜란드 출신 알만도의 회화 작품의 경우, 전쟁과 관련된 작가의 경험이 작품 속에 투영돼있다. 그의 작품은 힘이 넘치고 역동적이지만, 생기를 주지는 않는다. 흑과 백만으로만 구성된 그의 회화 작품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압도적인 힘에 매몰되는 느낌을 선사한다. 흘러내리는 도료들은 우울한 감정을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품 전체에서 드러나는 재료의 울퉁불퉁한 질감은 작품 그 자체로 고난의 의미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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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독일' 포스터 ⓒMoA


  한편 작가의 작품세계가 독일 예술계에 영향을 미쳤던 작품 역시 전시돼있다. 예술의 중심이 파리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이후 현대미술은 다양한 예술의 분화지를 가지게 되는데, 베를린 역시 그런 도시 중 하나였다. 독일예술은 예술의 분화지를 찾아다니던 방랑 예술가들에 의해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로 대표되는 개념미술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나 후에 독일에 정착해 독일 예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백남준 역시 플럭서스 운동을 통해 독일 예술계에 족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로서 작품이 전시돼있다. 

  이번 전시회는 독일이라는 국가를 주제로 하지만, 전시된 작품들 모두 하나의 주제로 묶기 힘든 특유의 개성을 갖고 있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독일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그 의문에 대해 전시회는 지역과 작품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있을 뿐, 특정 지역의 예술작품은 있을 수 없다고 답하는 것 같았다. 독일로 이주한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곧 독일 예술로 치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지막으로, 지하 2층에 주세페 스파놀로(Giuseppe Spagnulo)의 ‘깨진 원’이 전시돼있다. 3층이 전시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놓칠 수 있으니 꼭 가서 확인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