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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안은 위험해 불완전한 보안 시스템에 위협받는 학내 안전
등록일 2016.12.15 12:39l최종 업데이트 2016.12.15 13:07l 장은재 기자(kozkon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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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1일 오후 5시경, 504동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던 한 60대 남성이 화장실로 들어온 20대 연구원을 성폭행하려다 체포됐다. 해당 여성은 화장실 안에 설치돼있던 비상벨 덕분에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대낮에 교내 건물에 외부인이 들어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범죄를 시도했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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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있는 문을 통해 교내 건물은 언제든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연출사진) ⓒ오선영 사진기자


부족한 순찰 인력, 빈틈 많은 출입 시스템

  학내 안전이 위협받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동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청원경찰 반장은 실제로 교내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것 같다’고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청원경찰은 밤 8시부터 아침 6시까지 대여섯 번에 걸쳐 교내를 순찰한다. 하지만 청원경찰의 업무는 차로를 따라 캠퍼스 전반을 살피는 것이기 때문에 건물 내부는 순찰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청원경찰의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현재 관악캠퍼스 내 배치된 청원경찰은 13명이다. 신동구 반장은 “서울대학교 인구를 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렇게 적은 (청원경찰) 인원이 학교 전체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현재 인력이 외부 순찰을 감당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학교 건물 내부의 치안 유지를 위해 각 건물마다 담당 경비원이 있지만, 이들은 근로계약에 따라 밤 11시 혹은 12시부터 6시간 동안 휴식시간을 갖는다. 따라서 범죄에 가장 취약한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는 사실상 건물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셈이다. 이 시간대의 방범은 카드키가 장착된 문의 세콤(SECOM)에 의존한다. 하지만 세콤은 잠긴 문을 강제로 열 때만 작동하고, 원래 건물 안에 있었거나 열려 있는 문을 통해 출입하는 사람의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현재 관악캠퍼스의 건물은 대부분 저녁 8시 정도에 문이 잠기고 그 이후에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카드키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 역시 완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조성혜(경제 15) 씨는 “(건물로) 들어갈 때 출입 등록된 학생증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오후에는 거의 필요하지 않고 밤에도 문이 열려있는 곳이 많다”며 출입통제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기자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캠퍼스 내 건물들의 잠금 상태를 조사한 결과, 3동 정문, 13동 정문, 22동 정문과 옆문, 504동 옆문 등 총 5개 문이 열려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건물들만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대, 사범대, 약대, 인문대, 자연대의 경우 건물이 많게는 여덟 개까지 내부 연결 통로로 서로 연결돼있다. 이들 건물의 경우 건물 간 연결 통로에 카드키 시스템이 설치돼있는 곳은 거의 없는 데다가, 별도로 문을 잠가 놓는 경우도 드물었다. 인문대에서는 열려있던 3동의 문 하나 를 통해 1동부터 8동까지 모두 출입이 가능했고, 사범대(13동)를 통해서는 약대 건물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22동을 통해서는 자연대의 3개 건물, 504동을 통해서는 500동 전체 건물 안으로 갈 수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열려있던 문들은 모두 카드키가 설치된 문들이었다. 경비원 심대현 씨는 “(카드키가 장착된 문은) 안에서는 열 수가 있는데 바깥에서는 카드를 대야 들어갈 수 있다”며 “학생들이 안에서 나오면서 닫혀버리면 나중에 못 들어가니까 문을 아예 열어놓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비원들이 퇴근하기 전 문의 잠금 상태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건물을 몇 차례 다시 돌지만, 그들이 자리를 비운 밤 휴식시간에도 문을 열어놓은 채 건물에 드나드는 학내 구성원들이 많은 실정이다.

  다행히 교내 지하주차장에서 건물로 통하는 곳에는 대부분 카드키 시스템이 설치돼있었으며, 문이 열려 있는 경우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영대(59동)와 생활대(220동)가 공유하는 주차장에서는 220동 자유전공학부 방면 개방된 통로가 있어 건물 출입이 가능했다. 이 통로는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일시적으로 열려있던 것이 아니라 언제든 열려있는 비상구 형태로, 위험에 항시 노출돼있었다.


비상벨 설치 현황도 단과대별 격차 존재해

  출입문 통제 시스템이 잘 구비돼있더라도, 건물 바깥으로 나오는 사람을 통해서 건물에 들어가는 등 교내 건물 출입통제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험이 닥칠 경우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건물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는 것이다. 본부는 지난 9월 있었던 성폭행 미수 사건 이후 통합경비시스템과 비상벨 확대 설치를 약속했다. (“자연대 화장실에서 성폭행 미수 사건 발생”, 2016. 9. 25., <대학신문>) 통합경비시스템은 비상벨을 누르면 소리만 나는 것이 아니라 통합관제센터에서 해당 비상벨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캠퍼스관리과 김미숙 주무관은 통합경비시스템이 “14동에서는 운영을 시작했고 이외 2개 동에서 구축 사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통합경비시스템은 2017년 3월경 인문대, 사범대, 자연대로 확대되고,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전 캠퍼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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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화장실 내 설치된 비상벨 ⓒ오선영 사진기자



  캠퍼스 내 여자화장실의 비상벨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학부 건물의 비상벨 설치율은 대체로 높았지만, 단과대별 차이가 컸다. 비상벨 설치는 본부가 아니라 단과대와 기관의 주관 사항이기 때문이다. 9월 이전 비상벨이 전혀 설치되지 않았던 사회대(16동)에는 화장실 칸과 세면대 옆에 비상벨 설치가 진행됐다. (위 기사, <대학신문>) 그러나 공대와 농생대의 경우 다른 단과대에 비해 비상벨 설치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농생대(200동) 건물은 총 9층이지만, 4층에서 9층까지의 화장실에는 비상벨이 설치돼있지 않았다. 공대는 더욱 열악한 상황 이었다. 대부분의 화장실과 일부 장애인 화장실에 비상벨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학내 다른 건물들 역시 비상벨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없었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학생회관(58동)과 대학신문 건물(75동), 자연대(28동)였다. 이 건물들의 경우 밤 늦게까지 개방되고 학생들이 많이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비상벨이 설치돼있지 않았다. 비상벨이 설치되는 기준 역시 모호하다. 치안을 위해 주로 범죄에 가장 노출되기 쉬운 여자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됐지만, 마찬가지로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학내 여자 샤워실은 비상벨이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법대(17동)와 농생대(200동)의 경우 일부 층의 화장실에만 비상벨이 설치돼있어 통일된 설치 기준을 찾기 힘들었다.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공간인만큼 가장 안심하고 다닐 수 있어야 할 캠퍼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한 학생이 학교에서 대낮에 성폭행을 당할 뻔했고, 다른 건물이었다면 그를 지켜줬던 비상벨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출입을 통제하는 카드키 시스템은 안전하지 못하고, 건물 안에서 밤늦게까지 작업하는 학생들을 지켜줄 사람은 없다. 캠퍼스 내 보안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