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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점거, 153일 만에 강제해제 일부 교직원들과 청원경찰들, 물대포까지 동원해 강제진압
등록일 2017.03.11 21:47l최종 업데이트 2017.03.12 16:40l 박주평 기자(pjppjp2@snu.ac.kr), 정지훈 기자(fighter144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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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6시 30분, 행정관(60동)으로의 이사 작업을 위해 본부 직원들 200여명과 청원경찰이 모였다. 이어 도착한 이준호 학생처장은 본부 점거를 하는 학생들에게 “전학대회에서는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더 이상 행정마비를 좌시할 수 없다”라며 학생들의 점거 공간인 1층과 4층은 협의 없이 간섭하지 않겠으니 이사를 위해 문을 열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학생들은 “믿을 수 없으니 돌아가시라”라고 말했지만 본부 직원들은 사다리차 세 대를 불러 이사 준비를 마쳤다.

  오전 8시 20분경 직원들은 본부에 진입하기 위해 사다리차에 올라 각 층 창문을 확인했다. 학생들이 기대며 창문을 막았지만 직원들은 이내 옥상으로 올라갔다. 한편 지상에서는 본부 측이 직원들을 정문과 뒤쪽 창문 쪽으로 각각 배치해 본부 돌입을 준비했다. 조금 지나지 않아 1층 뒤쪽의 창문이 열렸고 직원들과 청원경찰들이 본부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앞문에서는 걸어놓은 쇠사슬을 끊기 위해 그라인더가 동원됐다. 학생들이 팔을 넣어가며 절단을 막으려 했지만 청원경찰 측은 쇠사슬을 끊고 정문을 열었다. 이어 진입한 본부 직원들과 청원경찰들은 1층 계단을 막고 있던 30여명의 학생들을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다쳤고 그 중 두 명은 기절까지 해 구급차에 실려 갔다.

  행정관 4층에 고립된 학생들 12명을 제외한 학생들은 밖에 모여 직원들과 경찰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남겨진 학생들의 안전을 강조했다. 이후 학생들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동자연대, 이화여자대학교와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등과 함께 연좌농성을 준비했다.

  학사과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들은 4층에 고립된 학생 12명에게 식료품을 전달하려 했지만 직원들이 막았다. 식료품만 전달하고 나오겠다는 학생들의 주장에도 직원들은 학생들을 믿을 수 없다며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본지 기자가 식료품을 전달하겠다고 나섰고, 4층의 학생들에게 식료품이 전달됐다. 기자는 학생들에게 식료품 전달 후 행정관 내부에서 취재를 진행했으나 일부 교직원이 행정관 1층에서 취재하던 기자를 밀어냈다.

  오후 12시부터는 행정관 앞에서 교직원들의 침탈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임수빈(조소 11) 부총학생회장은 교직원들의 침탈 상황을 설명하며 “사지가 끌려나오는 광경을 학교에서 보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같은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교직원들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본부점거본부 손범준(수리과학 14) 기획팀장은 “학교를 믿고 있던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근거마저 사라졌다”라며 실시협약 철회를 관철시키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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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소화전을 분사하는 모습 ©최한종 사진기자  



  4시 경에는 교직원들이 학생들에게 소화전으로 물을 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교직원들이 학사과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시도했고, 학생들은 안쪽에서 문을 잠갔다. 이후 학생들이 학사과에서 행정관 로비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화기를 분사해 직원들이 소화분말을 뒤집어썼다. 이에 격앙된 교직원들은 1층과 2층의 소화전을 끌고 와 학생들에게 물을 뿌렸고, 정면으로 물을 맞은 학생은 넘어지기도 했다.

  이후 대치상황이 격화되며 이준호 학생처장과 이근관 기획처장 등 처장단과 학생들이 협상을 진행했다. 처장단은 행정관 4층에 고립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1회 교대할 수 있고, 학사과에서 농성 중인 학생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12명의 학생들이 붙잡혀 있게 둘 수 없다며 점거 해제를 결정하고 6시 10분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민정(정치외교 15) 본부점거본부장은 “4월 4일 학생총회에서 당신들이 한 일이 어떻게 평가받을지 똑똑히 확인하길 바란다. 당신들이 공동체에 남긴 상처를 평생 부끄러워해도 모자라다”라고 일갈했다. 장희진(동양화 15) 미대 학생회장은 “이 투쟁의 이유는 성낙인 총장의 여러 가지 비민주적이고 무계획적인 시흥캠퍼스 사업”이라며 “당신들이 찾는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저는 제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발언을 마쳤다. 153일 동안 진행된 본부점거가 해제됐지만 학생들은 4월 4일 학생총회에서 총의를 다시 모을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