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호 > 기고·칼럼
감사합니다.
등록일 2017.06.28 15:52l최종 업데이트 2017.06.28 15:52l 신일식 편집장(sis62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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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치기 기자 일을 하며 학부 생활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8시간을 기다려 멘트 하나 얻는 초라함이 반가웠고 못 자고 못 먹는 일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치기 기자질이 해를 더할수록 “누구와 무엇을 위하여 기사를 쓰나”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궁색해져갔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이 자기만족, 고생을 위한 고생,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위안을 얻기 위한 수단쯤은 아닐까 싶었던 적도 적지 않습니다.

  고민의 배경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학교에는 이미 기자 일을 업으로 선택한 출입 기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상황을 포착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목소리의 크기도 더 큰 이들입니다. 누군가 목소리를 내길 원할 때, <서울대저널>이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진보’라는 가치를 위해 <서울대저널>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THISABLE>과 <Queer Fly>는 조금 다른 형식이지만 당사자와 더 가까이 있습니다.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면 <ALT>나 <닷페이스> 같은 새로운 시도와 <경향신문>이나 <시사IN> 등 전통적인 형식에 탄탄한 실력을 갖춘 진보 매체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143호 후원 모집에 대해 후원자 및 독자 여러분은 아직 <서울대저널>이 있어도 좋다고 대답 해주셨습니다. 아직 왜 우리가 있어야하는지도 답하지 못하는 기자단으로서는 그저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서울대저널>이 폐간하는 때까지, 이 부끄러움과 감사함을 빚으로 안고 가겠습니다. 부끄러움 속에서 언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고민하고,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을 방법을 더듬어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