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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흥미와 '진보'의 책임의식 사이 148호
등록일 2018.06.07 22:35l최종 업데이트 2018.06.07 22:35l 송재인 편집장(gooay@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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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저널>은 독자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지난 2007년 1학기부터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저  널 148호 커버스토리 '당신의 식탁은 안전한가요?'와 특집 '갑질교수 고발한다'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김범수 커버를 재밌게 읽었다.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이슈였는데 체계적으로 다뤄줬다. 다만 아쉬웠던 건 세 개 기사가 있었는데, 앞의 두 기사 제목은 너무 모호하지 않았나 싶다. 세 개를 나누는 구분(정부, 산업문제)이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았다. 특집은 이제야 공론화된 교수 갑질 문제를 다뤄 잘 읽었다. 다만 학내 교수들의 인식을 더 들어보거나, 특히 대학원의 사사제도를 독립적으로 다룬다면 좋았을 것 같다. 카이스트 같은 이공계의 경우 교수들에 대한 정보를 아카이빙하는 등 대안적 움직임이 있다고 알고 있다.

홍지혜 커버에서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소비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더 다뤘으면좋았겠다. 뒤의 두 기사를 보면 생산자 입장에서 소비자와 무엇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드러났으나 소비자의 관점의 기사는 부족했다. 마르쉐@의 경우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니까. 특집에 대해서는 굉장히 용기 있는 고백도 있었고, 평소 갖고 있던 교수사회에 대한 불합리에 대한 불만, 그를 해결하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이 모두 드러난 것 같아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이진우 커버는 재밌게 읽었으나 서울대 사안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생협에 들어오는 먹거리나 생협 편의점 등에서의 식품 안전성을 다룬다면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더해서 두 번째 기사에서 식품산업계 관행들이 안전하지 않은 먹거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그쳐 다소 의문이 들었다. 특집은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는 입장에서 더 공감이 가는 기획이었다. 다만 첫 번째 기사에서는 교수 성폭력에 대해 주목하고, 두 번째부터는 일반적 교수갑질에 다뤄 다소 초점이 달랐던 것 같다.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홍지혜 '오래 빚고, 천천히 마신다'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술을 못 마시지만 즐기는데, 삼해소주가의 전통과 역사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마치 내가 다녀와 술을 빚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4D형 체험이었다.

김범수 '장애인권운동도, 여성운동도 아닌 ‘장애여성’운동' 기사는 마음에 남았다.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가 여성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 여성을 택한 이유가 굉장히 인상 깊었고, 우리 사회에서 혐오에 가장 취약한 두 정체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투쟁하는 분을 새롭게 조명한 것도 인상 깊었다. 이분들이 정체성 정치를 통해 권력에 균열을 낼 때 비로소 더 폭넓고 깊은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진우 '우리는 국가폭력의 피해자다' 기사가 좋았다. 미군 위안부를 다룬 것은 ‘기억은 권력이다’ 코너 성격에 잘 맞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일본군 위안부에 더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같은데 반성의 계기가 됐다. 다만 미군에게 사과를받을 역사가 있고, 국가에 사과를 받을 역사가 있으며 각각 피해 내용도 다를텐데 조금 더 다층적으로 사안을 조명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분량상 제한이 있기에 이해는 된다.


저  널 147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홍지혜 여성 관련한 기사가 굉장히 많다고 느꼈다. 장애여성공감, 위안부, 미투, 캠퍼스 내 육아에 대한 기사까지. 그래서 내가 속한 성별이 그저 '피해자'가 아니라 다각도로 조명된 것 같아 흥미롭게 읽었다. 한편으로는 한 가지 주제에 치우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저널을 보며 지속적으로 느끼는 주제의 제한성이다. '진보'를 추구하는 저널로서 진보의 다각화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진우 나도 비슷한 느낌이다. 이번호는 저번호에 비해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제가 어려워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도 같다. 오감자와 같은 코너기사도 다소 중한 주제를 다뤘다. 

김범수 무겁다는 인상은 비슷하게 받았다. 이번에 유독 시의성 있는 주제들이 미투, 갑질, 4.3 등으로 꽤 무거웠다. 그렇지만 '진보를 일구는 참 목소리'라면 자꾸 아프고 무거운 데를 후벼파야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의 흥미와 저널의 책임의식을 동시에 한 잡지 안에서 구현하는 게 어렵고, 매호마다 그걸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은 든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홍지혜 얼마 전 제3회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만큼, 대학생 또는 젊은 세대의 시선에서 본 통일에 대해 다루는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보통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통일의 형태는 철도 건설,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해 다른 면을 고려하는 것 같다.

이진우 최근 축제가 있었다. 여름에는 날씨도 무겁고 축축한데, 축제 등을 다루는 신선한 기사가 있다면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 축제는 타학교와의 교류가 적은데, 때때로 고립됐다는 느낌도 받는다. 꼭 축제가 아니어도 서울대 학생회나 학생사회가 타학교와 어떤 교류나 연대를 하고 있는지를 다루면 어떨까.

김범수 9월이 되면 새로운 총장이 선임되고 임기가 시작할테니, 그가 제시한 로드맵에 대한 검토나 취임 후 구상에 따른 학교 운영 방향의 전환 등을 점검하는 기사가 필요할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알 권리가 그리 보장된 것도 아니고. 본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학생사회가 하고 있는데, 저널이 알 권리와 견제 사이에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