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호 > 고정코너
진보정당과 지방자치 지방자치 조금 더 현실적으로 보자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방병훈 기자 (cpang@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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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단체장들의 비리
지난 4월 중순경 광역단체장들에 대한 기사가 신문들의 1면을 차지했다. 광역단체장들이 줄줄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문희갑 대구시장의 비자금 조성, 유종근 전북지사의 구속, 최기선 인천시장의 검찰 소환 등, '정치하는 놈들이 다 그렇지 뭐!'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광역단체장만이 아니다. 지방자치 단체장이 직선으로 바뀐 95년 이후 광역 16개 단체장과 기초 251개 단체장 중, 사법처리를 받은 숫자가 민선 1기(95~98년) 때 23명, 민선 2기(98~현재) 때 43명이다. 문제 있는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비난하기보다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기존정당의 부패 필연성
지금 읽고 있는 독자는 정당(政堂)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아마도 '국가 권력의 획득을 위해 모인 집단' 정도 될 것이다. 그렇다 국가권력의 획득을 위해서 같은 사상(이상하다면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가치관을 국가 운영의 원리에 투영시키는 것. 그것이 정당의 목표인 것이다.
한번 현실적이 되어보자. 당신은 새천년민주당(이하 민주당), 한나라당이 우리가 생각하는 당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정당. 그리고 거기에 속해있는 정치인들은 어떤 모습인가?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수준에서 얘기하면, '재력은 이미 구비되었으니 권력도 한번 가져보자', 혹은 '정치인의 기득권을 통해서 더 많은 재력을 가져보자.'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정치 아닌가? 여기에도 동의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백 번 양보해서 정치인치고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소수의 몇몇 믿음이 가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가?
당신의 지역에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의 지구당이 있다. 그 지구당이 무슨 돈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는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지구당 위원장의 돈으로 운영된다. 혹시 당신은 어떤 열성 당원이 있어서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의 지구당 운영에 자신의 사비를 쾌척(快擲)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기자는 대부분의 지구당에 있어서 그 운영비는 지구당위원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고 확신한다. 그럼 그 위원장은 돈이 남아돌아서 그렇게 돈을 쓰는가? 본 기자의 상식에서는 아니다. 그렇게 들어가도 더 나올 구멍이 있으니까 그렇게 자비를 털어 지구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럼 그 구멍이 무엇인지는 독자들이 알아서 상식의 수준에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더구나 1인 보스체제의 당에서 지역에 공천을 받으려면 얼마의 돈이 드는지 본 기자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진보정당의 당....
민주노동당의 경우 20000여명의 당원들이 매달 1~2만원씩 내는 당비만을 가지고 순수하게 운영된다. 혹시 "그놈이 그놈이지 뭐~"라고 생각하는 독자를 위해서 다시 한번 상식적인 사고를 해보자. 맨날 하는 짓이라고는 노동자들 파업에 같이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 같은 운동이나 하고 있는데, 기업이나 지역유지가 미치지 않고서야 정치자금을 줄 이유가 없다. 사회당의 경우는 본 기자가 확실히 알지 못하나 민주노동당과 비슷하면 비슷했지 어디서 정치자금이 나올 구멍이 있을 턱이 없지 않겠는가.

10년 간 주민의 참여는 없었다.
이제 지방자치제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 당신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지방자치는 무엇인가? 기자의 짧은 깜냥으로 얘기를 해보자면, '중앙/지방의 권력분할', '주민참여'. '풀뿌리 민주주의', '대의제 보완' 정도인 것 같다. 이번에 '관악 갑'선거구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하는 김웅(정치학과 92학번 민주노동당 서울시지부 지방자치위원장)씨의 말을 빌리자면, "물론 대리인을 뽑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에는 지방자치 하면 현실을 아니지만 '주민참여'라는 이데올로기(허위 의식)가 있다. 여기서 완전한 직접 민주주의는 아니겠지만, 직접민주주의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를 논함에 있어서 '주민참여'라는 부분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난 10년 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당신은 주민들의 참여 하에 무엇인가가 결정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당신의 부모님이 지역의 현안에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이번에 관악구에서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강남순환고속도로'가 결정되는데 주민들의 참여가 있었는가. 결정된 후에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을 따름이다.

지방자치는 대의제 문제점 은폐용
다시 한번 김웅씨의 말을 빌려보자.
"지방자치는 예전에 그리스 때부터 함께 모여서 토론하던 것. 토론을 하면서 사물적 결정을 내리는 것. 이것이 지방자치이고 직접민주주의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부루주아 정치가 지방자치를 바라보는 것은 대의제를 보완...혹은 드러나는 문제점을 은폐하는 것이다."
현실의 지방자치제도는 앞서 얘기한 이데올로기적인 면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단지, 중앙정치와 지역정치를 분리시키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대의제의 불완전함에서 불거지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좋은 기제가 지방자치제도일 따름인 것이다. 조금 음모론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현실적으로는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기존정당에 대한 비판을 이끌어 낼뿐이라는 것이다.

진보정당 진정한 주민참여. 직접민주주의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기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웅씨는 '참여예산제'를 얘기했다.
"교통, 주택, 환경, 교육....이 모든 분야에 다 관련된 것이 예산이다. 누구나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여기서 시작해서 모든 정책에 관한 감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주민들이 적극적 참여를 보이지 않은 이유는, 자신들이 참여해서 무엇인가가 결정되거나 바뀌는 것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참여예산제의 중요성을 얘기하셨다. 실제 얘로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시의 예산참여제를 들었다. 100만 명의 시민 중에서 1년에 예산참여제에 참여하는 인원이 4만5천명 정도 된다는 얘기였다. 물론 초기에는 그 정도 규모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참여가 높아졌다는 것. 우리도 여기서 주민참여, 직접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참여예산제라는 참여의 광장(廣場)을 통해서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같이 알아나가는 과정. 이것이 우리가 쉬이 얘기하는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차악(次惡)이 최악(最惡)이다.
선거를 얘기하면서 흔히 하는 얘기가, "최악(最惡)을 피하기 위해서 차악(次惡)을 뽑는다."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는 주민참여의 장(場)이다. 지역에서의 현안을 가지고 얘기하며, 지역주민들로부터의 지지를 얻는 정치세력이 지역정치를 책임져야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역정치에서 차악은 지난 10년의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최악과 같은 결과를 낳을 뿐이다.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기존정당의 후보가 아닌, 즉 차악이 아닌 최선을 선택한 지역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울산 북구는 구민을 감시관으로 임명해서 대형 부실공사를 방지했고, 울산 동구는 '관급공사 주민감시관제도'를 도입해 주민이 직접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런 모습이 바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