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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다양함이란..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이연미 기자 (lymwing@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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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말로만 듣던 미국에 가보았다. 물론 내가 머물렀던 곳은 캘리포니아주의 버클리라는 작은 지역이라 미국이라는 한 나라를 모두 겪어보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서 줄곧 발붙이고 살아온 한국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하긴 한국에서 살았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방방곳곳을 다 둘러보고 지내본 건 아니니깐.
공항에서 나와서 처음 대면한 풍경에서부터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의 주변모습들은 모두 참 달랐다. 하늘과 땅의 건물들이 차지하는 비례 - 우리보다 훨씬 하늘 비율이 컸다. 지진대라서 그렇다고 한다 -, 그만그만하지만 모양도 색깔도 가지각색이던 건물들, 도로 옆에서 바로 찰싹찰싹 거리는 태평양 - 그 커다랗다는 대양이 바로 옆에 존재한다는 놀라움 - 등등 낯설고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길거리에서 보이는 자동차의 형태들, 옷가게에서 보이는 수많은 색상과 모양의 옷들, 다른 피부, 다른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들, 여러 나라의 음식점들. 참으로 다양하다는 말을 실감해볼 수 있는 곳이었다. 버클리 대학 안을 둘러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타 지역에 비해서 아시아계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그런지 익숙한 낯빛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복색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들도 그렇지만 더욱 놀라웠던 점은 학교 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장애인들의 모습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휠체어에 의해 이동을 해야할 정도로 가볍지는 않아 보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장애인은 물론 주변의 학생들도 익숙하게, 매우 자연스럽게 섞여 생활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넓은 캠퍼스 - 우리학교보다 훨씬 컸지만 미국의 캠퍼스 중에서는 작은 편이라고 한다 - 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던 완만한 경사면의 길들, 건물마다 만들어져 있던 경사로, 낡고 오래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휠체어가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계단과 휠체어자리가 있던 버스까지 살아가는 구석구석마다 그들을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진 모습들이 놀라웠고, 그런 사실들이 놀랍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물론 그 도시의 모든 지역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든 부분이 그렇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부하고 생활하는 곳에서 함께 생각되는 그런 모습들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수많은 계단들, 버스 아니 택시 한 번 타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 지금의 우리의, 우리 학교의 모습, 현실이 매우 씁쓸하게 겹쳐졌다.
다양하다는 건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다양함을 이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요소 요소가 가지는 그 색색가지의 모습들이 하나의 소외도 하나의 누락도 없이 공존할 수 있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조화로움 안에서 진정한 다양함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