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호 > 특집
위기 속 한나라당의 미래는?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 김성식 의원을 만나다.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안효성 기자 (ans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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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의원은 “4대강 사업 하는 열정의 절반만큼 이라도 서민들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데 써야한다”며 친서민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4.27 재보선 패배로 한나라당 위기론이 팽배하고 있다. 민심이 한나라당을 떠난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권력은 정의로워야 하고 시장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양극화가 심화된 사회에서 중도실용정부의 역할은 국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사다리와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국민들이 판단한 것 같다. 서민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큰 이유다.

단순히 진정성을 못 느낀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방향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었나?

둘 다라고 본다. 경제정책을 짜는 사람들은 낙수효과를 믿어왔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중소기업과 국민 경제 전체에 성장의 과실이 돌아갈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IMF 이후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등 낙수효과가 상당히 약화됐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서민정책이 약화됐다. 위기를 진화하는데 정책의 초점이 가다보니 서민정책이 정책운용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감이 있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들어선 지도부와 당내 쇄신파들은 국정기조를 친서민 쪽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불만족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아고라 등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인사나 권력 운용이 정의롭지 못하다, 경제정책이 편향적이어서 소득재분배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이 없다 등 타당한 지적이 많다. 당내의 계파사움, 청와대에 종속적인 당의 태도 등을 지적하는 내용도 있는데 모든 맞는 말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당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은 사실 젊은층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가지고 있던 반감 때문인 건 아닌가?

여당이 되면 무조건 국민들에게 응징투표를 받고 있다. 노무현 정권도 보궐선거만 하면 졌다. 여권에 대한 심판이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그걸 반복하는 게 옳은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양극화 문제는 지난 정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편가르기 정치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500만 표 차로 정권교체를 당했다. 현 정권도 마찬가지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편가르기 정치를 하고 있다.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건 경제구조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IMF 이후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낙수효과가 약해졌다. 이는 양극화 문제가 경제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부나 다른 이야기를 하지 말고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다수당으로서 야당, 국민들과 협력하면서 타협의 정치를 주도해나가야 한다. 동시에 어디 다쳤다고 빨간약 발라줄 정도로 한가로운 서민경제 상황이 아니다. 일자리, 복지사각, 교육 문제 등 모든 문제에 대해서 당장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치열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4대강 사업 하는 열정의 절반만큼 이라도 서민들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데 써야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여야를 떠나 괜찮은 사람들을 정치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독과점 시장이 비효율적이듯이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정치독과점 구조는 국민들에게 해가 돌아간다. 상표만 보지 말고, 물건의 질과 됨됨이를 꼼꼼히 보는 국민들의 태도가 필요하다.
4월 27일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관계자들이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강 후보가 손학규 후보에게 뒤지는 걸로 나타나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분당, 강원 등에서 패한 한나라당은 다음날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계파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선거 결과로 등장한 쇄신파도 하나의 계파일 뿐 이라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

우리 지성들이 도매급 여론에 끌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장파도 계파라고 하는 기사를 보고 바로 믿어버리는 게 맞는 태도인가? 계파란 수장이 있어서 평상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수장의 판단에 따라 본인의 의사를 버리고 줄서기기를 일삼는 집단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수장의 판단 위주로 조직을 운영해 나가고, 당과 국가의 이익보다 그룹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계파정치의 본질 아닌가? 쇄신파는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특정 당내의 계파가 인사나 판짜기에 계속 관여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계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박’이 역할을 해야 한다. 당내의 유력한 대선주자가 있다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 이제까지 ‘친박’은 피해자였다. ‘친이’가 워낙 독식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친박’이 그런 역할을 다시 해서는 안 된다.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 쇄신에 성공한다면 이러한 전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특히 여당의 경우 심판의 심리가 아주 높다. 그 점에 대해서 동의를 한다. 진정으로 쇄신을 하면 국민들께서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진정한 쇄신을 하지 못한다면 응징해야 한다는 심리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결집과 같이 보수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 이념의 시대는 갔다. 보수도 진보와 소통할 수 있는 건강한 보수, 진보도 보수와 소통할 수 있는 합리적 진보여야 한다. 지금은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가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적대적 공존을 하고 있다. 보수, 진보 모두 진화해야 한다. 각 정당 내의 진보적 지향들이 역할과 목소리가 커져야 소통의 정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소통의 정치란 어떤 것인가?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해보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제일 좋은 방식은 비정규직을 법으로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작동하는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소통을 해야 한다. 한 정당의 힘으로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를 없애려면 정규직의 과도한 고용보호를 철폐해야 한다. 진보정당과 노동계가 이 부분은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사측은 원가절감을 위해 사내하도급과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을 못하게 사용규제를 해야 한다.
즉 비정규직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가능한데, 한 정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갈등만 생기고 문제 해결이 안 된다. 합의는 권리신장과 양보를 동시에 주고 받을 때 가능하다. 양극화 문제, 복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한 표 되는 이야기만 주장해서 나라에 정책방향에 혼란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5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조찬회동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황우여 원내대표(가운데),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야당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당내의 새로운 행보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서 “야당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금 한나라당에서 추진하는 것은 ‘민주당 따라하기’인가?

적절한 보도라고 보지 않는다. 민생부분 중 미진한 부분을 당이 추진을 하겠고,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것이 민주당 따라하기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민주당에게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정말 찬성하는지와 당장 도입하는 게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차라리 민주노동당이 솔직하다. 민주노동당은 증세를 해 복지를 확대하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가? 그런데 민주당은 증세는 안 한다면서 무상시리즈를 이야기하는데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IMF 이후 사회 전체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복지수요가 증대됐다. 한나라당도 유럽식의 고부담‧고보장식은 아니더라도 적정부담‧ 적정보장으로 가는 단계적이고 책임적인 복지강화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우린 민주당과 다르다. 한나라당은 경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함께 고민한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가 가진 종자를 잘 키워서 씨앗을 계속 키워야 하지 않는가, 우린 종자를 좀먹는 짓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한 대학반값등록금 정책이 표퓰리즘이라는 지적이 있다.

표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재정건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때를 말한다.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제안한 반값등록금 정책은 국민소득이 50% 미만인 가정에 한해서 등록금을 소득구간별로 차등지원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나머지 상위 50%의 경우에는 개인별 부담을 하거나 학자금대출(ICL)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등록금 인상 자체도 막을 계획이다. 우선 대학별로 등록금 사용에 대한 부분을 정확하게 공시하는 제도를 마련하거나 대학 등록금 산정 위원회에 학생회가 추천한 인사를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하게 해 등록금 인상을 최대한 막을 생각이다.
김성식 의원은 “권력에게는 정의를 시장에게는 공정을 국민에기는 기회의 사다리와 안전망을 줘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학내에서 법인화를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법인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법인화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법안이 통과될 때도 기권표를 던졌다. 학내구성원들 간에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있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인화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법안은 통과가 됐고, 법안도 서울대학교 측에서 정부에게 많은 것을 얻어내면서 만들어낸 법이다. 법 이외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분노할 줄 아는 보수라고 생각한다. 분노를 할 때 세상이 변화한다. 따라서 자기 변화를 해야 한다. 에드먼트 버크는 스스로 변화하는 게 보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강요된 변화 급진적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게 중요한 덕목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하되 공공성, 정의, 공정한 시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일반 국민들에 대한 기회와 안전망을 주는 것이 저의 목표다. 이는 보수를 넘어서는 부분도 많다. 권력에게는 정의를 시장에게는 공정을 국민에기는 기회의 사다리와 안전망을 줘야 한다. 한나라당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