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호 > 특집
“선거의 핵심 변수 ‘야권연대’, 진정성이 중요해” 진보진영 통합에 앞장서는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만나다
등록일 [데이터가 없습니다]l최종 업데이트 [데이터가 없습니다]l 박하정 기자 (polly60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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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을 지나며 ‘야권연대’는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대선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 전반에서는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연대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에서는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에게 야권연대 논의의 현재와 전망, 군소정당 대표로서 총선과 대선에 임하는 자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진보신당은 올해로 창당 3주년을 맞았다. 조승수 대표는 창당 당시의 실천적 방식을 현실 정치에서 구현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사진은 진보신당 창당 당시 모습. ⓒ 진보신당


2008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2011년 의 설문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2008년 창당 당시 진보신당은 대학생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는 정당이었다. 노회찬, 심상정 등의 정치인과 진중권 등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포진해 경쟁력이 높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통해 새로운 실천 방식과 이미지를 젊은 층에 어필했다. 하지만 창당 3년을 지나며 이런 이미지를 현실 정치 공간에서 구현하지 못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잊혀졌다. 지지율의 하락은 이런 현실의 반영이라고 본다. 아울러 진보신당이 젊은이들을 대변할 만한 정책적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상황에 기여했다. 일부 논객들은 대학 사회가 예전보다 더 보수화돼 그런 류의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조심해야 한다.

지지하는 정당이 진보신당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다음 총선에서는’ 민주당 등 다른 정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무조건 소속 정당의 후보에 대한 투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다음 총선은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선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노회찬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완주를 놓고 공방이 있었던 것처럼 다음 총선에도 이러한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선호도도 변화할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자신이 행사한 표가 사표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나 총선에서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은 이러한 사표 심리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아직까지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총선 과정을 통해 원내 교섭단체로 도약해 꼭 지지하는 학생 여러분들께도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야권연대가 향후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진보신당


총선과 대선이 이제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핵심적인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쟁점이 있다면?
총선의 경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야권 연대의 진정성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4․27 재보선 당시 민주당은 야4당과 한-EU FTA에 반대할 것을 합의했지만 5월 임시 국회에서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내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얼마나 정책 합의에 대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인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수도권과 전라도에서 진보정당에게 얼마나 많은 양보를 할 것이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차피 당선되지 않는 지역만 골라서 양보하는 식의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다면 야권연대는 결렬되고 말 것이다.

구체적으로 추구하는 야권연대의 상은 어떤 것인가?
진보신당은 기본적으로 보수-자유-진보의 삼자 구도를 만드는 데에 주력해왔다.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꺾기 위한 후보단일화보다는 진보진영이 발전할 수 있는 단일화를 추구해 오고 있다. 어떤 단일화를 하든 정책 공조는 기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후보 단일화를 진행해 진보진영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단기적으로는 2012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그런 야권연대 상을 실현하기 위해 해 온 구체적인 노력과 한계를 설명한다면?
진보신당은 이번 4․27 재보선을 위한 야권연대에서도 정책 연대를 가장 큰 목표로 상정하고 이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울산 중구와 김해을 등 주요 격전지에서 여론조사 단일화를 진행했으나 모두 패배했다. 이렇듯 후보 단일화 방식을 여론조사로 정하는 것은 정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당에게는 불리하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단순 1:1 여론조사 방식이 아니라 정당 지지율에 근거해 의석 수 전체를 나누는 등의 새로운 방식을 적극 도입해 여론조사 단일화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 예컨대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25%이고 나머지 야당의 지지율이 15%라면 2:1로 출마 지역을 나누는 것이다.

야권단일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4․27 재보선 당시 김해을에서는 이봉수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 이처럼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결국 야권연대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해을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 야권연대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4․27 재보선은 전체적으로 야권연대가 승리한 선거라고 봐야 한다. 이런 흐름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다. 진보신당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참여하고 진보정당이 원내에 다수가 진출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연대를 해나가려 한다. 다만 대선은 총선과는 달리 진보진영에서 독자적인 후보를 선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내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야권의 대선 승리 보다는 진보진영의 성장이 한국사회에서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언급한 한-EU FTA 처리 과정처럼, 야권연대는 공통의 정책과 이념을 추구하는 형태가 아니라 선거를 앞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총선과 대선 이후에도 야권연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만약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 집권을 하게 된다면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은 야당으로서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결국 야권연대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대선까지 적극적인 선거 연합을 하고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진보신당은 이런 입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집권 후에도 야권연대 당시에 약속했던 진보적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인 연대가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

진보대통합을 목표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진보대통합을 목표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를 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입장 차이, 내년 선거 전략 등에 관한 접점이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록 북한 문제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진보양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비롯한 사회당, 민주노총 등은 진보진영 대통합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에 임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최종 합의가 결국 무산되면 향후 진보대통합은 어떤 대안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나?
최종 합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야권을 하나로 묶는 ‘민주진보대통합당’ 건설을 주장한다. 그럴 경우 군소정당들은 거대 야당에 종속된다는 우려가 있는데?
요즘 문성근 씨의 백만 민란 운동도 이런 민주진보대통합당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빅캠프’는 87년 대선 이후로 매번 반복되는 논의다. 다만 2012년의 경우 진보진영이 예전과는 달리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당 통합 논의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대 야당 안에서는 진보진영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상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민주진보대통합당 건설과는 확고하게 거리를 두려고 한다.

서울대학교 학내에서 법인화를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법인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서울대 법인화법 제정을 반대했던 사람으로서 국립대 법인화에 반대한다. 현재 서울대에서 법인화 반대투쟁을 하고 계시는 교수님들과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

대학생과 직접 관련된 현안인 등록금, 대학생 주거문제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진보신당은 무상교육 실현을 위해 국공립 대학을 확대하고 등록금은 장기적으로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요즘 회자되는 반값 등록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중등 교육에 투자돼야 할 예산을 대학교육으로 돌리자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판단은 ‘조삼모사’다. 장기적으로 사립학교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면서 국공립대학교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통해 등록금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대학생 주거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 진보신당 관악구의원 후보였던 이기중 씨가 대학생 및 고시생 원룸 주거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약을 낸 적이 있다. 진보신당은 재원이 된다면 공공임대 방식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나아가 전세금의 무분별한 인상을 막기 위한 전세금 인상 상한제와 공정임대료 제도 등도 구상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에서 지난 정권에 대한 평가가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을 경제, 안보, 복지 등의 분야별로 간단히 평가해 달라.
재벌 프렌들리, 부자 감세로 정리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은 사회적 갈등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골적인 대기업 봐주기로 수많은 중소기업이 고통 받고 있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도 심하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헌정 이래로 가장 대북정책을 실패한 정부다. 군사 정권 시기에도 대북협력은 꾸준히 늘었고 통일을 위한 노력은 증진돼 왔지만 이런 기조는 이제 완전히 뒤바뀌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시켰고 경제 협력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이 중국과 보다 긴밀한 관계가 됐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현 정부 들어 복지 예산이 늘었고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선전하지만 실질적인 복지 혜택은 크게 줄었다. 예를 들면 동네 지역아동센터에서 실시하는 급식비 지원도 현 정부 들어 삭감됐다. 4대강 토목공사와 부자감세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결과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사회연대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100조 이상의 재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증세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 진보신당


다른 정당과 진보신당이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존의 진보가 평등과 평화를 강조했다면 생태를 중요한 가치로 상정해 기후변화 시대에 걸맞는 생태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 진보신당의 큰 차별성이다. 고리 월성 원전 수명연장 반대를 위한 반핵 걷기 대회를 추진했고, 지난 2년간 기후변화국제회의에 참석했다. 또한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사회연대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세수보다 100조 이상의 재원이 더 필요하다. 이런 실질적인 복지를 위해 과감하게 ‘증세’를 얘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