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호 > 학원
10.10 학생총회, 어떻게 성사됐을까? 2,000명의 학생들을 광장으로 부르다
등록일 2016.11.12 12:00l최종 업데이트 2016.11.17 16:27l 박민규 기자(m2664@naver.com)

조회 수:386

  지난 10월 10일 오후 6시 30분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폴리스에는 이미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그 후 30분도 지나지 않아 전체 재적인원의 10% 인 1,61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 총회 성사가 선언됐다. 2011년 이후 5년 만의 학생총회였다. 한 단과대학으로부터 공개적 비판을 받고, 열흘 전 임시전학대회가 무산된 상황에서 학생총회는 어떻게 성사될 수 있었을까? 10.10 학생총회를 가능케 한 요인들을 점검해봤다.



사진 2.jpg

▲10.10 학생총회에서 두 번째 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오선영 사진기자



공대 단학대회 입장서와 중앙총회기획단의 변화


  지난 9월 22일 총운영위원회에서는‘시흥캠퍼스 전면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학대위)’가 중앙총회기획단으로 한시적으로 전환해, 총회의 실무 전반을 위임받는 것으로  결정됐다. 학대위의 지난 활동들을 인정하는 한편, 다양한 의견을 가진 학우들이 총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공과대학 학생대표자회의(공대 단학대회)는 입장문을 통해 중앙총회 기획단의 구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공대 단학대회는 학대위를 승계한 중앙총회기획단이 총회를 중립적으로 진행 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입장문에서는 22일 총운위에서‘점거를 하는 것인데 총회를 우회하고 하자는 것’등의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대 단학대회는‘지금의 10.10 학생총회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공대 입장문이 나온 직후, 총학생회장단과 중앙집행위원회는 학대위를 만나 공대 측의 비판을 수용하자고 설득했다. 학대위 소속 강유진(경제 13) 위원은 “총회를 위해서는 모든 단대의 합의가 필요한데, 공대를 포용하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학대위를 중단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뒤이은 총운위에서는 학대위를 중앙총회기획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학대위를 잠정 중단하고 총학생회장단과 중앙집행위원회 중심으로 중앙총회기획단을 새롭게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10월 4일 공과대학 연석회의는 새로운 총회를 지지하고 공대 학생들에게 학생총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게시했다. 공대 연석회의 홍진우(화학생명공학 14) 부의장은 “총학생회장단, 중앙집행위원, 총운영위원들의 빠른 대처로 공과대학 학생들이 마음을 되돌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과대학과 총학생회의 피드백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본 많은 공과대학 학생들이 총회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홍진우 부의장은 중립적인 총회가 구성되고 이에 소수의견을 가진 학우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 총회 성사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방적 실시협약 체결과 학생회 활동


  공대의 적극적인 참여와 더불어, 많은 단과대 학생회들은 학생총회 성사를 위해 조직적인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사회대, 사범대, 인문대, 자유전공학부 등은 중앙총회기획단과 별도로 단과대 차원의 총회기획단을 설치해, 모든 과·반대표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최우혁(경제 13) 사회대 학생회장은 “모든 과·반대표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총회기획단 활동의 파급력이 컸다”고 평가했다.


  단과대 학생회 대표들은 길거리 선전전과 강의실 아지테이션이 특히 효과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문대는 해방터, 사범대는 기숙사 삼거리와 노천강당 등 각 단과대 학생회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강의실 아지테이션은 강의실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직전이나 직후에 진행하는 선전 활동이다. 김광민(철학 13) 인문대 학생회장은 이러한 활동들이 총회를 공론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학생회장은 선전전을 통해 “학생들이 시흥캠퍼스와 학생총회에 대해 듣는 경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학생총회를 왜 가야하는지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1.jpg

인문대학생회 산하 특별기구 '10.10 학생총회 준비위원회'가 강의실 아지테이션을 하고 있다.  ⓒ김광민



  한편 과·반 학생회의 역할 역시 중요했다. 과·반 학생회는 개별 학생 다음으로 학생사회에서 가장 작은 단위다. 각 과·반 학생회장은 과·반에 속한 학생들과 공적, 사적 관계를 동시에 맺고 있으면서 거의 매일 대면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이가은(자유전공 15) 자유전공학부 부학생 회장은 “반 학생회장들이 모든 학생들에게 (총회에 대한) 연락을 보냈고, 대면 만남에서 총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꺼냈다”며 “이런 노력들이 학생들이 총회를 보다 쉽게 올 수 있는 장소로 느끼게 했고, 총회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본부의 일방적 실시협약 체결이 총회 성사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8월 22일 본부는 대화협의회를 통해 실시협약 체결 사실을 학생들에게 미리 알리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실시협약 체결을 강행했다. 이가은 부학생회장은 “대학 본부는 비민주적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총회 성사에 기여 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강지영(국어교육 12) 사범대 학생회장 역시 “밀실체결을 강행한 것이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실시협약 이전에 비해 집회, 천막 농성 등에서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훨씬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총회 당일에도 ‘실시협약 철회’가 ‘동등한 수준의 의결권 요구’보다 세 배 이상 많은 표를 얻었다.


  총회가 성사됐고 본부를 점거했지만, 어떻게 유지시켜 나갈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총학생회는 본부 내에서 페이스북 라이브캠 방송, 총장실 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학대위 위원장이었던 김상연(사회 12) 씨는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만 본부점거를 지켜낼 수 있다”며 보다 많은 학생들이 본부점거에 참여해주기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