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호 > 특집
법인회계 3년, 서울대의 수입 현황은? '재정 자율화'라는 미명 아래 흔들리는 교육의 공공성
등록일 2015.03.22 08:44l최종 업데이트 2015.05.11 22:17l 이서울 기자(seoullee123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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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의 수입은 등록금을 비롯한 학교의 자체수입과, 정부에서 지원받는 국고출연금 및 보조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고출연금은 법인화 이후에도 서울대를 국립대학으로 있게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와 관련해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은 ‘국가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의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하여 매년 인건비, 경상적 경비, 시설확충비 및 교육·연구 발전을 위한 지원금을 출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고출연금, 학교와 정부의 반복되는 줄다리기


하지만 법에 구체적인 지원 액수나 비율이 명시돼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대는 매년 국고출연금을 충분히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는 법인화 직후 발표한 <2012년도 대학운영계획>에서 “국고출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세계 일류대학에 진입하게 위한 재정적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취임한 성낙인 총장도 국고출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받기 위해 매년 15% 증액이 가능토록 하는 입법조치 강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며 정부 지원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법인화 이후 3년 동안 지급된 국고출연금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전체 수입 중 출연금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에는 국고출연금이 3,103억 원으로 전체 수입 중 48%를 차지했다. 이후 출연금의 액수와 비중이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출연금의 비율이 57%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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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출연금을 둘러싼 서울대와 정부의 입장이 상반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출연금이 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후 확정될 때까지는 구체적인 출연금 규모의 변화를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출연금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아끼면서도, “서울대가 출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재정 수입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출연금을 늘려간다는 서울대의 목표와는 달리, 정부는 서울대가 출연금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체수입을 적극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재정과 관련해서 법인화를 추진한 정부와 서울대의 취지가 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의 2013년 국정감사 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는 자율성 확보와 함께 대폭적인 정부 지원을 바랐다. 반면 정부는 법인화를 통해 국가기관으로서의 개입을 유지하면서도 제한된 정부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유은혜 의원의 지적처럼 ‘국고출연금을 점차 확대하려는 서울대의 구상은 정부의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고출연금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대의 줄다리기는 매년 예산안을 짤 때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서울대는 다른 어느 국립대보다도 정부로부터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출연금을 증편해달라고 요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 임희성 연구원은 “충분하지 않은 출연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 오히려 비판을 받는 서울대는 ‘끼인 처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수입 늘리라는 정부... 서울대는?


그렇다면 현재 서울대학교는 어떻게 자체수입을 마련하고 있을까. 서울대의 전체 수입 중 국고출연금 및 보조금을 제외한 자체수입은 2015년 예산을 기준으로 ▲등록금 수입 ▲교내 타회계전입금 수입 ▲교육부대 수입 ▲유형자산매각대 등 총 4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교내 타회계전입금은 ‘재단법인 서울대학교발전기금’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회계로부터 서울대 법인회계로 전입된 수입을 말한다. 또 교육부대 수입은 대학 운영 및 시설물 관리 등으로 발생하는 재원을 의미하며, 건물 임대료나 토지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는 <2014년도 대학운영계획>에서 “모금활동을 강화함으로써 발전기금을 확충하고, 법인재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활용실태를 분석하여 수익 증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법인재산의 운영을 내실화하겠다”며 자체수입 확보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측의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2013년 국정감사 자료집에서 “서울대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으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연구 활동 공간의 축소 또는 교육 및 연구 활동의 상업화를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대가 사용하고 있는 전체 토지 7,932㎡ 가운데 53%인 4,199㎡가 관악 및 연건캠퍼스이며, 전체 건물면적 1,346㎡ 중 96.3%인 1,297㎡가 관악 및 연건캠퍼스에 해당한다. 임대료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요 토지와 건물 대부분이 현재 교육 및 연구 시설로 이용 중이기 때문에 자체수입을 마련하려면 기존 시설을 축소하거나 새로운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교연 임희성 연구원은 “2011년 법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가 지리산·백운산 일대 남부학술림을 양수하려 애써 노력했던 것도 국유재산의 수익자산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당시 기존에 관리하던 지리산과 백운산 학술림을 양수하고자 했으나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일단은 무상양수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남부학술림 박종영 임장은 “지리산과 백운산 학술림은 ‘기존에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유재산은 필요가 인정될 경우 법인 서울대로 양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에 따라 당연히 서울대가 양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순수하게 연구 목적으로 양수를 주장하는 것일 뿐, 수익자산화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2013년에 있었던 서울대 글로벌 공학교육센터의 ‘웨딩홀 유치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당시 정부는 전국 공학자들의 정보교류의 허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53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글로벌 공학교육센터를 지었다. 서울대는 건물 운영비를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건물 일부를 외부 업체에 임대해 결혼 예식장을 운영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이다. 학내외의 거센 반발로 인해 결국 사업은 중단됐지만, 연구 시설의 상업화를 동반하면서까지 자체수입을 확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물음을 남겨뒀다.


더구나 본부 입장에서도 자체수입의 증가는 고민거리다. 본부 재정전략실 관계자는 “서울대의 자체수입이 증가하면 정부는 국고출연금을 줄이려고 할 것”이라며, “일단 자체수입 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를 하고는 있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자체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자체수입 증가가 오히려 재정확보의 불안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등록금 인상 우려는 없나?


안정적인 국고출연금 확보와 자체수입 마련에 차질이 생긴다면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부분은 등록금 수입이다. 사실 법인화와 관련해서 학생들이 가장 우려했던 점이 바로 등록금 인상 여부였다. 학교 측은 법인화를 추진할 때부터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며 학생들을 안심시켜왔다. 오연천 전 총장은 2010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법인화로 인해 등록금이 인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지난 3년 간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진행 과정에서 계속해서 등록금 인상을 제안하며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드러냈던 의지와는 상반되는 태도를 보였다. 학교 측은 2013년 등심위에서는 등록금 3% 인상을 제시했으며, 작년 12월에 열린 2015년 등심위 제2차 회의에서는 2.4% 인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2014년 물가상승률인 1.3%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올해 법정 등록금 인상 상한선인 2.4%와 동일하다. 물론 학생대표의 반대에 학교 측이 제시한 인상안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학교는 법인화 당시의 약속과 달리 등록금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대 등록금은 2000년대에 대폭 인상돼 현재는 국립대학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2000년에는 서울대 등록금이 2,052,500원으로 사립대평균인 3,877,100원의 5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대 등록금은 10년 동안 사립대학 등록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인상돼 2010년에는 사립대평균의 79.3%에 이르렀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서울대 등록금이 이미 사립대 등록금의 78%에 달한다는 것은 법인화되기 이전부터 서울대는 저렴한 학비로 고등교육의 혜택을 제공하는 국립대로서의 특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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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


오늘도 서울대학교는 자율화와 상업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자율화’를 외치는 정부의 바람대로 자체수입 마련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니 대학의 상업화가 우려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출연금만 바라보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체 고등교육예산을 늘림으로써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증진시키려 노력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한다. 대교연 임희성 연구원은 “지금 우리나라는 얼마 되지도 않는 고등교육예산을 가지고 정부와 국립대학들이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고등교육예산 총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고등교육예산은 0.7%로 OECD 국가들의 평균인 1.1%에 한참 못 미친다. 또한 전체 고등교육기관 중에 국립대와 공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이 역시 OECD 평균인 78.1%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렇게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립대학에 자체수입 확대를 장려하는 것은 대학의 상업화를 가속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대학의 수입 구성 중 사적 자금의 비중이 커지면 공공성을 추구해야 할 대학 교육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회계를 도입한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는 수입 구성에 있어서 법인화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앞으로 재정의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교육의 공공성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