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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버스, 새벽의 8541번 버스 출근용 ‘맞춤형 버스’ 8541번 버스에 실린 이야기들
등록일 2016.06.10 16:05l최종 업데이트 2016.07.06 15:11l 신민섭 기자(charliesnoopy@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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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10분 ‘대학동 고시촌 입구’ 정류소. 껌껌한 밤하늘을 향했던 시선이 정류소 위에 머문다. 버스 전광판에는 8541번 버스가 8분 후 도착 예정이라고 떠있다. 잠시 후 밝은 노란색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어둠을 가르고 다가온다. 버스 전광판을 바라볼 때마다 ‘종료’라 표시되던 초록색 8541번 버스는 그렇게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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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30분경, 전광판에 8541번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이 표시된다. 하루 종일 운행종료 상태이던 8541번 버스는 사실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버스였다.


  8541번 버스를 가득 메우는 승객들도 버스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잠든 시각에 하루를 시작한다. 색색의 바람막이에 배낭 차림을 하거나, 재킷 또는 카디건을 두른 채 핸드백을 들고 나선 이들은 주로 강남 일대의 빌딩들로 출근하는 청소부들이다. 그 외에 야쿠르트 배달원, 경비원 등도 이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연령대는 6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에까지 이른다.

  첫 차 승객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내리는 정태하 씨는 신논현역 근처의 한 빌딩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담당한다. “(8541번 버스 없으면)506번 타고 상도터널 부근에서 640번으로 환승해서 가야지. 근데 그러면 30분 늦어.” 청소부들은 사무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건물 청소를 마쳐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 중 가장 먼저 시동을 켜는 8541번 버스가 중요한 이유다.

  8541번 버스는 ‘맞춤형 버스’로 분류된다. ‘맞춤형 버스’는 소수의 버스로 정해진 시간에만 운행하는, ‘8’로 시작하는 노선들을 일컫는다. 현재 6개 노선이 있으며 그 중 8541번 버스는 새벽 출근자들을 위해 하루 딱 세 번(기점 첫 정류소 출발시각 기준 4시 10분, 4시 30분, 4시 50분)만 운행한다.


새벽 출근자들을 위한 ‘맞춤형 버스’ 8541번

  8541번 노선은 2008년 8월 기존의 5412번 노선이 분할·폐선되면서 생겨났다. 5412번 버스는 시흥 2동 벽산아파트와 강남역 교보타워를 오가던 버스였다. 그런데 5412번 버스의 운영주체인 관악교통이 부득이하게 차고지를 신림에서 양천공영차고지로 옮기게 되면서 노선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양천공영차고지에서 기점(첫 정류소)인 벽산아파트까지의 거리가 왕복 25km에 달했기에, 5412번 버스 기사들은 차고지 대신 길가에 버스를 주차하고 식사와 휴식 등을 해결해야만 했다. 노상 주정차에 따른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공차운행 거리 증가로 인해 효율성이 감소하자 5412번 노선은 결국 8541번, 643번, 5520번 노선으로 분할·폐선됐다.

  이 과정에서 8541번 노선이 생겨난 데에는 새벽 출근자들의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 6년째 8541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황차식 기사는 “5412번 노선 폐선 이후 벽산아파트 부근에서 강남으로 나갈 길이 끊어졌는데, 진정서 넣고 대책위원회 세워서 8541번 노선이 생겼죠”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모 단과대 건물로 출근하는 청소부 이 씨는 8541번 버스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8541번 버스가 없을 때는 택시타고 출근했잖아요.” 여느 시내버스가 다 그렇겠지만, 8541번 버스는 새벽 출근자들에게 각별한 존재다.


양천공영차고지에서 첫 정류소까지

  양천공영차고지에서 출발한 8541번 버스는 기점인 ‘벽산아파트 1단지/호압사 입구’에서부터 승객을 태우기 시작해 대학동 고시촌, 봉천사거리, 사당역, 고속터미널을 거쳐 강남역에서 회차한다. 그 후 버스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 낙성대 ‘행운동주민센터’를 끝으로 운행을 종료하고 차고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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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천공영차고지에 주차된 8541번 버스. 헤드라이트를 켠 채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첫 차를 운전하는 기사는 새벽 3시 15분경 차고지로 출근한다. 세 명의 기사가 한 달에 한 번 운행순서를 바꾸는데, 5월의 첫 차 담당은 윤행선 기사였다. 흰 와이셔츠에 검은 조끼를 걸친 윤 씨가 8541번 버스를 몰고 차고지 밖을 나서는 시각은 새벽 3시 30분. 낮이었으면 꽉 막혔을 도로는 고요하고 한산하다.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라이트 덕분에 거리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 버스는 20여 분을 달려 기점 부근에 이른다. 정류소 직전 모퉁이에서 버스는 4시까지 약 10분간 정차한다. “겨울에 추울 때는 미리 정류소로 가서 승객들을 태우곤 하지만 지금은 여기서 버스 점검도 한 번 더 하고 그러죠.” 담배 한 대를 태우면서 윤행선 기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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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성 기사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버스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기사는 즉시 두 번째 차를 부른다. 5월 한 달간 두 번째 8541버스를 운전한 황차식 기사는 “두 번째 버스는 4시 10분까지 기점에 도착해있어야 해요”라며 서둘러 출발을 준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승객들을 제 시간에 태워다줘
야 하니까요.” 한 번은 버스 바퀴가 펑크나는 바람에 승객들을 데려다주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 땐 승객 분들한테 참 죄송스러웠죠.” 그는 자정이 넘어 차고지로 출근할 시간이 다가오면 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해야한다는 긴장감에 30분마다 잠을 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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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정류소에서 8541번 버스를 타는 승객들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한 운동을 하며 잠을 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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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정류소 ‘벽산아파트1단지/호압사입구’에서 버스에 탑승하는 승객들.


  4시가 되면 8541번 버스는 첫 정류소에 모습을 드러낸다. 승객 대여섯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10~15분 전에 미리 정류소에 도착한 이들은 주변의 나무와 바위를 기구 삼아 스트레칭을 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기사와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탑승한 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아무개가 MRI를 찍고 왔는데...”, “어제 퇴근하고 다섯 시에 사우나에 갔잖아. 9시까지 있다 나오니 잠이 와? 새벽 1시에 자서 한 시간 만에 일어났지.” 승객들의 말소리는 작지만 끊이지 않는다. 4시 10분이 다가오자 카드단말기가 켜진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들 중에서 한 명이 나머지 사람들의 카드를 모아 카드단말기로 향한다. 카드 찍기가 끝나면 버스는 출발한다.


지정석이 있는 버스, 8541번 버스의 출근길 풍경

  두어 정거장 지나고 나면 이미 빈 좌석은 사라진 상태다. 때문에 자리에 앉아가기 위해 삼성동 시장서부터 기점까지 일부러 40여분을 걸어서 오는 승객도 있다. 누가 어느 정류장에서 타는지가 일정하기 때문에 8541번 버스의 좌석들은 거의 ‘지정석’이나 다름이 없다. 고속터미널에서 내리는 청소부 박주순 씨는 (버스 진행방향 기준)오른쪽 열 뒤에서 두 번째 자리의 복도 쪽에, 야쿠르트 배달원 문애자 씨는 하차용 카드단말기 바로 뒷좌석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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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출근길의 8541번 버스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승객들로 가득 찬다.


  나중에 타는 승객들은 서서가는 수밖에 없다. 문애자 씨는 “앉아가는 사람들은 낫지만, 서서가는 분들은 버스타기가 너무 힘들어요. 비좁고 중심 잡기도 힘들고…”라며 안타까워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버스가 미어터진다고 기사에다 써줘요. 지금은 그나마 낫지, 겨울엔 더해요.” 기자임을 밝힌 본인에게 또 다른 승객이 말한다. 취재를 한답시고 비좁은 버스를 더 비좁게 만드는 것에 아닌가 싶어 괜히 눈치가 보인다. 승객들은 조금이라도 덜 불편한 출근길
을 위해 서로 돕는다. 버스 맨 뒷좌석 아래에 있는 2단짜리 턱에도 세 명이 앉을 수 있는데, 바닥이 딱딱하다보니 누군가 이들을 위해 보라색의 올록볼록한 등산용 방석을 배낭에서 꺼내 건네준다. 앉은 사람들은 서있는 사람들의 가방을 받아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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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꽉 찬 버스 안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출근하고자 2단 턱에 앉아서 가는 승객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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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단 턱에 앉아서 가는 승객들이 깔고 앉는 등산용 방석. 승객들은 매일 사용하는 방석을 버스 뒤쪽 빈 공간에 꽂아두고 내리기도 한다.


  “안녕들 하십니까”, “아무개는 왜 같이 안탔어?”, “좋은 하루 보내세요!” 버스가 정류소에  때마다 승객들 사이에 인사가 오간다. 매일 같은 버스를 타다보니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내리는지, 오늘은 누가 버스를 타지 않았는지 서로 훤히 안다. 9년째 새벽에 서울대로 출근하는 청소부 이 씨 역시 마찬가지다. “같이 타는 사람들 얼굴은 눈에 다 익었지. 누구 한 명 안 타면 아프나 싶어 걱정도 되고.” 버스 기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8541번 버스의 세 번째 기사 권오성 씨는 기점 직전 모퉁이에서 대기 중인 버스 옆을 지나 기점으로 향하던 한 남성을 가리키며 “저 분은 반포 쪽에서 내려요”라고 기자에게 알려줬다.

  “자기가 알아서 내려야지, 내리는 것까지 내가 신경 써야 돼?” 조용하던 버스 내부에 갑자기 권오성 기사의 고함 소리가 울린다. 사당역에서 승객들이 내리는 도중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8541번 버스의 승객들 중 일부는 사당역에서 내려 4212번 버스 등으로 환승해 다른 지역으로 출근한다. 4212번 버스는 8541번 버스와 거의 동시에 사당역으로 오기 때문에, 승객들은 신속하게 하차해 다음 버스로 뛰어가야 한다. 버스를 놓치는 것은 곧 지각을 의미하므로, 승객들은 환승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환승할 버스의 위치와 신호 등을 확인하며 진작 내릴 채비를 마친다. 그 순간에는 반갑게 인사하던 얼굴들도 서로에게 ‘까칠한’ 사이가 된다. 내릴 때 누가 건드렸다고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다. 긴장되기는 버스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권 기사는 “신호 하나 잘못 걸리거나 앞에 차가 하나 끼어들기라도 하면 2~3분 지체되니 신경써서 운전할 수밖에요”라고 말했다.

  승객들이 승하차할 때를 제외하면 버스는 달리는 내내 조용한 편이다. 기점에서 출발할 때 들리던 이야기 소리도 관악구청쯤 오면 어느새 잠잠해져있다. 버스 내부는 이미 입추의 여지가 없고, 그나마 남은 빈 공간은 침묵이 채운다. 승객들은 무표정하게 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창밖을 바라본다. 그렇지만 대개는 눈을 붙인다. 손잡이에 의지해 선 채로 눈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제일 힘들어”라던 청소부 김명숙 씨의 눈도 어느새 감겨있었다. 반포, 고속터미널, KCC 사옥을 지나는 동안 버스 내부는 비어간다. 강남역에서 회차해 신논현역에서 정태하 씨가 마지막으로 내리면 첫 번째 8541번 버스의 임무도 끝이 난다. 윤행선 기사는 강남역을 지나서야 라디오를 켠다. 그 전에는 “승객들 주무시는 데 시끄러울까봐” 라디오를 꺼두었다고 한다.


“나이 먹어서도 일하는 게 어디야”

  어린이날 연휴 직후 다시 찾은 8541번 버스. 늘 보라색 바람막이를 입던 김명숙 씨가 하얀 바람막이를 입고 버스에 올라탔다. “옷이 바뀌었네요. 새로 사셨어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명숙 씨는 별 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으로 “옷 살 돈이 어디 있어. 집에 있던 거 입고 온 거지”라고 답한다.

  청소부 김명숙 씨는 5년째 새벽 출근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신축 아파트 청소를 했는데, 나이가 들어 계단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러워지자 작은 건물로 일터를 옮겼다. 8541번 버스를 타고 건물에 도착하면 5시 10분. 5시 반에 시작된 청소는 9시 반 경에 끝난다. 밥 먹고 쉬고, 다시 청소를 하다 오후 3시에 퇴근한다. “일은 제일 힘든데 임금은 최저임금이야”라는 그의 말에서 청소일이 녹록지 않음이 드러난다. “직장서 쌀을 주면 그걸로 아침, 점심을 해결해. 반찬은 알아서 챙겨오고. 직장이 작아서 식당이 따로 없어. 휴게실에서 먹는데 비좁아.”

  다른 청소부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서울대 모 단과대 청소부 이 씨 역시 식비 지원이 없
어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어야 한다. 1년 전 용역업체가 바뀌고 나선 휴식시간도 줄어들었다. 청소 자체도 강도가 세다. “밀대질을 계속 하다 보니 손목, 팔, 무릎 다 아파요.” 이 씨는 세미나 등을 위해 원 모양으로 배치된 강의실 책상들을 제자리로 옮겨놓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도 털어놓았다. 고속터미널에서 하차하는 박주순 씨도 “한 사람 당 네 층을 청소하는데, 변기에 게워놓는 경우도 있고 해서 힘들 때가 있지”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나이 먹어서도 일하는 게 어디야”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집에만 있으면 뭐해. 병만 얻어 걸리지”라는 부연설명이 자동적으로 뒤따라온다. 자식들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자식들한테 손 안 벌려도 되니 걔들도 좋고 나도 좋다”는 것이 정태하 씨의 이야기다. 박주순 씨도 같은 생각이다. “여기 사람들 다 비슷해. 자식들은 다 쉬라고 하지만, 자식들한테 손 벌리기 싫으니까. 몸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일해야지.”

  경북 예천 출신인 박 씨는 강원도에서 살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때가 되자 서울로 올라왔다. 그 때부터 식당일과 청소일 등을 한 것이 28년째다. 자식 걱정은 자녀들이 다 출가한 후에도 계속된다. 오후 2시 반쯤 퇴근하는 박 씨는 서울대입구역 근처 아들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화장품 매장에 출근하는 며느리를 대신해 손주들 밥을 해 먹여야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연휴에도 박 씨는 손주들을 학원에 데려다주느라 아들 집에 갔다고 했다.

  한밤중에 출근해 8541번 버스를 모는 기사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모두 정년퇴임 후 회사와 1년마다 재계약하는 촉탁직 기사다. 권오성 기사는 “8541번 버스 기사는 하루에 딱 한 번만 운전하기에 수입이 적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안하려고 한다”며 “나이 먹고 노느니 돈이라도 벌자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고 이야기했다. 황차식 기사 역시 “집에서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닌” 탓에 버스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 노선에 맛을 들여” 어느새 6년 째 8541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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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근처로 다가오는 8541번 버스. 여기쯤 오면 승객들은 대부분 다 내린 상태라 

버스는 텅 비게 된다.


  퇴근 후 기사들은 자기만의 일상을 꾸려나간다. 윤행선 기사는 오후가 되면 탁구를 치기 위해 다시 양천공영차고지로 향한다. 회사 내에 탁구 동호회가 있기 때문이다. 황차식 기사는 집으로 돌아가 몸이 불편한 아내를 도와준다. 주말이면 텃밭을 매러 가거나 관악산을 오르기도 한다. 황 씨는 “낮에 일도 안 나가고 저녁에는 일찍 들어가니 동네 사람들은 내가 매일 노는 줄 알지”라며 웃었다.

  필부필부(匹夫匹婦). 약 2주 간 8541번 버스를 타며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만들어가는 이야기들 덕분에 8541번 버스는 조금 특별한 버스가 됐다. 오늘도 평범한 이들의 특별한 8541번 버스는 우리가 잠든 사이에 헤드라이트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