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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동 지하에 감춰진 '출판의 방'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곽진희 출판실장
등록일 2016.12.13 14:38l최종 업데이트 2016.12.15 13:58l 신일식 기자(sis62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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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학번 이상 학생들은 《대학국어》에서, 13학번 이하 학생들은 《글쓰기의 기초》에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을 상징하는 ‘SNU PRESS’ 마크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 만 출판문화원은 단지 《대학국어》와 《글쓰기 의 기초》를 펴낸 곳이 아니다. 1961년 이래 이 곳에서 2,500여 종의 전문학술, 대학교육 관련 교양서들이 나왔다. 출판문화원에서만 30년 을 보낸 베테랑 편집자 곽진희 출판실장에게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 들었다.


  500동 지하에 위치한 출판문화원은 1961년 학내 인쇄소로 출발했다. 2016년인 지금 은 기획, 편집, 교정, 디자인 업무만 이곳에서 하고 인쇄 작업은 외부에 맡기고 있다. 주로 학술도서와 대학교육용 교재를 출간하는 출 판문화원은 《Health+ 시리즈》 등의 교양 도 서도 기획하고 있다. 곽진희 실장은 “모든 책 을 학술적 가치만 고려해 출간하면 채산성에 어려움이 있어 (교양 도서) 기획 수입으로 학술도서를 뒷받침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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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희 출판실장 ⓒ오선영 사진기자


  그럼에도 출판문화원의 핵심은 전문 연구자들의 학술도서다. 곽진희 실장은 “국내도서 중 서울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되는 책이 대 한민국 학술 우수 도서로 가장 많이 선정된다” 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서울대학교 연구자들 의 저술은 10년 이상 출판문화원에서 일한 전 문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 책이 된다. 편집자는 글의 구성, 서술 방식, 이미지나 표 삽입 여부 등을 저자와 긴밀히 논의해야 하는 중요한 역 할을 맡는다. 잦은 이직을 겪는 시중 출판사 편 집자와 달리, 출판문화원에는 전문 학술도서만을 다뤄온 베테랑 편집자들이 포진해있다.


  학술도서를 출간하는 과정에서 저자인 연 구자들과 출판문화원 사이에 미묘한 긴장관계 가 생기기도 한다. 한 원고가 출판문화원 출간 도서로 선정되기 위해선 관련 전문가들로 이 뤄진 ‘출판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곽진 희 실장은 출판위원회가 저자에게 승인, 부결 등의 결과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불쾌해하는 교수들도 있다고 밝혔다.


  뛰어난 학술 저작물을 간행해 온 곳이지만, 학생들에게 출판문화원은 마냥 달가운 곳은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출판문화원 교재 는 가운데가 잘 갈라진다는 원성이 일기도 했 다. 곽진희 실장은 “풀칠을 한 떡제본의 경우 충분히 눌러져야 하는데 교재의 경우 빨리 입 고돼야 해 미처 다 마르지 못한 책들이 있었 다”며 “최근에는 그런 책이 없다는 보고를 받 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책의 갈라짐을 확인 한 경우, 출판문화원이나 교보문고에서 교환 가능하다.


  곽진희 실장은 출판문화원의 가치가 좀 더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곽 실장은 “가끔 저자 분들 중에서도 ‘출판문화원이 여기 있는 줄 몰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30년 넘게 이곳에 있으며 그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고 말했다. 곽 실장은 “출판문화원은 수익금의 일부를 발전기금에 지원한다”며 출판문화원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학내의 관심이 높아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