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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으로 빠진 드랍 기간 축소 수강신청 취소기간 변경, 다음 학기에는 적용 안 되나?
등록일 2016.12.14 17:50l최종 업데이트 2016.12.15 13:08l 장예린 기자(jangyr0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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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흔히 ‘드랍’이라고 부르는 수강신청 취소 제도는 다양한 이유로 학 생의 학업 수행 부담이 과도해졌을 때 담당 교수의 승인을 받아 수강신청을 취 소하는 제도다. 현재 수강신청 취소기간 은 규정에 따라 수강신청 변경기간 후부 터 수업 주수 2분의 1까지 보장되고 있 다. 그러나 최근 본부가 수강신청 취소 기간을 축소하고자 한다는 소식이 들리 면서 학생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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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학사 엄정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강신청 취소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지원 사진기자



드랍 기간 축소, 꼭 필요할까?

  수강신청 취소기간 변경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30일 교무처는 ‘학업 성적 처리 규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총학생회에 요청했고, 개정 내용은 현재 수업 주수의 1/2인 수강신청 변경기간을 1/3 로 축소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교무처장은 “2006년에 수강신청 취소기간이 1/3에서 1/2로 확대되면서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졌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궁극적인 취지는 수업 분위기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학교의 수강신청 취소기간은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개강 후 5주차에 3일간, 고려대학교의 경우 개강 후 2주 차에 3일간 수강신청 정정 및 취소가 가 능하다. 카이스트의 경우에는 개강 후 7 주간 수강신청 취소가 가능하다.

  한편 학생들은 수강신청 취소기간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총학생회가 학생 1,289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9일부터 2주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5.8%(848명)는 기한 축소 반대와 현행 유지에 찬성했고, 30.6%(394 명)는 학점포기제를 도입한다는 조건하에서 기한 축소에 찬성했으며, 3.6%(47 명)만이 본부가 제시하는 1/3로의 축소에 찬성했다. 이동현(자유전공 13) 전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장은 “취업, 전문대학원 입시와 상대평가, 재수강 제도 엄정화 등의 현실에서 학생들이 학점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드랍 기간 축소로 학생들이 학업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학교는 이미 1999년 학사 엄정화 정책으로 1/3로 수강신청 취소 기간을 축소했다가 2006년 현행 1/2로 확대한 바 있다. 이동현 전 위원장은 “당시 개정 사유는 재수강생이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지금은 학점 경쟁이 더 심해졌다”며 이전과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 예정되는 상황에서 2006년의 결정을 번복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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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일방적인 본부의 학사 개편 

  수강신청 취소 제도 개정 내용뿐만 아니라 본부의 일방적인 학사 개편에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제58대 총학생회는 앞서 교무처가 요청한 개정 의견에 대해 올해 4월 ‘일절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전송했다. 총학생회 측은 답변이 지난 가을 즉각 전송되지 않은 이유로 당시 선거 등으로 총학생회의 집행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가 해당 답변서에서 수강신청 취소기간 축소 반대 이유로 가장 먼저 지적한 사항은 바로 ‘의견개진과정의 절차적 하자’였다. 제57대 총학생회 측은 올해 4월 전송한 답변서를 통해 “(10월 30 일에 보내온 요청서에서) 본부는 의견을 11월 4일까지 개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주말을 제외하면 4일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답변서를 작성한 이동현 전 위원장은 “총학생회에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총운영위원회, 학생 설문조사 등을 거치기 위해 (주말을 제외하고) 적어도 7일은 필요하다”며 본부의 행정 절차에 유감을 표했다.

  총학생회의 의견 제시에도 수강신청 취소기간에 대한 본부의 일방적인 일처리는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총학생회가 반대 의견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던 본부는 지난 9월 29일 학사위원회에서 같은 내용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관(화학생 물공학 13)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장은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10월 4일 교무처장의 공개 사과와 수강신청 취소기간 축소의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10월 9일에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전달하는 공문도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대해 김기현 교무처장은 “지난해 7월 교무처장으로 부임해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학사위원회를 통과한 안건은 평의원회를 통과하면 적용되지만, 해당 안건은 현재 평의원회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김형준 평의원회 의장은 “본부가 수업 취소기간 축소와 관련해 안건을 평의원회에 올린다고 했다가 지난달에는 올리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박종관 위원장 또한 “원래 평의원회에 773명의 반대 서명을 전달하려 했으나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항의방문을 하지는 않았다”며 “(드랍기간 축소는) 사실상 폐기된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반대를 한다면 다시 생각을 해볼 것이고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아마 다음 학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무처장은 평의원회에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받을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