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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故황유미 씨 10주기 추모제 열려 삼성 측의 묵묵부답 속, 울려퍼진 해결 촉구의 목소리
등록일 2017.03.07 16:50l최종 업데이트 2017.03.07 16:56l 조시현 기자(whtlgus090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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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6일 오후 7, 강남역 8번 출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황유미 씨의 1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의 주최로 진행된 추모제는 사회자의 기조 발언으로 시작해, 4·16 합창단의 추모 공연,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발언으로 이어졌고 삼성 사옥을 한 바퀴 도는 추모행진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사옥 앞에는 황 씨를 비롯한 많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을 기리는 제상이 마련됐고 추모제가 진행되는 내내 관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외침이 한 목소리를 이뤘다. 황 씨는 삼성 반도체 기흥 공장에서 일하던 중 백혈병에 걸려 200736일 숨졌으며, 고인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는 이후 삼성의 사과와 보상, 사업장에서의 직업병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추모제에서는 평소 서초사옥 앞에서의 농성에 참여해오던 황상기 씨,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씨와 한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 직업병 피해자 김미선 씨, 그리고 직업병 피해자 고 김기철 씨의 어머니 정옥숙 씨가 발언에 나섰다. 김미선 씨는 210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산업재해 인정 판결이 나왔지만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로 치료비와 생계비 부담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고, 정옥숙 씨는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정 씨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도 생각하지 않는 삼성을 온 국민이 알아야 하겠기에, 억울한 너의 죽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하여 이 자리에 섰다라고 편지에 적었고 이어 정부관계자 여러분, 우리 아들을 비롯한 힘없는 젊은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하루빨리 풀어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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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경 씨가 어머니 김시녀 씨의 도움을 받아 추모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기웅 기자



  추모제는 예기치 않은 한 정치인의 발언으로 달아오르기도 했다. 이 날 <한겨레>는 삼성 상무 출신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이 반올림 활동가들을 전문시위꾼이라 표현하고 그들이 귀족노조 행세를 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사회자는 이 소식을 언급하며 양 의원님을 우리 귀족노조에 초대할테니 한 번 오시라고 말했고 참석자들도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추모제는 행진으로 마무리됐다. 추모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직업병 피해 사망자 79명의 영정을 든 채 삼성 서초사옥 건물 및 강남역 사거리 일대를 돌았다. 참석자들은 국화꽃을 한 송이씩 들고 행진에 참여했고 사회자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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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행진 선두 모습. 오른쪽부터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한혜경 씨, 한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 ©한기웅 기자



  한편 추모제가 열리기 전인 당일 오전 11시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고 황유미 10주기 및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 촉구 1만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반올림 측은 시민 11,299명이 참여한 서명을 전달하려 했으나 삼성 측은 서초사옥 정문을 폐쇄했다. 삼성 측에 서명을 직접 전달하겠다는 반올림 측과 대신 전달해주겠다는 경비원 사이의 실랑이 속에서 서명은 끝내 전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