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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서울대를 기억하는 곳, 기록관에 가다
등록일 2017.06.26 23:34l최종 업데이트 2017.06.26 23:40l 장은재 기자(kozkon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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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의 오늘은 활기로 가득하다. 저마다의 오늘을 살고 있는 학생들의 발걸음으로 밤낮없이 채워지는 서울대 안에 고요히 학교의 기억을 모으는 곳이 있다. 서울대학교 기록관은 공문서부터 강의록, 학생들의 강의 노트까지 학교와 관련된 모든 역사 자료들을 수집하고 관리한다. 김태웅 기록관장을 만나 기록관과 역사 기록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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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웅 관장이 도록을 펼쳐 기록물들을 설명하고 있다. 최한종 사진기자 


  기록관은 대부분 기증의 방법으로 역사적 기록물들을 수집, 보관하며 학내 구성원이 열람을 요청하면 기록물을 공개하기도 한다. 기록관은 2015년부터 수집한 자료를 선별해서 1년에 한 번 전시회를 열고, 전시회가 끝나면 도록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김태웅 관장은 2016년 전시 도록을 펼치며 각 자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4·19 당시 시위 경로, 옛날 학생증, 80년대에 학생들의 시위 참여를 막기 위해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등에는 그 시절의 현장감이 담겨 있었다. 그중에는 낡은 시계들도 있었다. 김태웅 관장은 “학생들이 돈이 없어 진아춘(동승동 대학가에 있었던 중국집)에 맡기고 찾아가지 않은 시계를 사장님이 나중에 기증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 역시 “이런 것들이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전시회를 찾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김태웅 관장은 “작년에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전시가 원로 교수님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다”라며 올해 전시의 목표는 많은 학생들이 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족한 예산 역시 기록관 운영의 걸림돌이다. 연구원들이 부족해 자료의 수집, 분류, 보관 등의 업무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기록물을 홈페이지와 바로 연동시킬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 없어 엑셀로 보관하는 것 이외의 전산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김태웅 관장은 기록관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기록관이 훗날 학생들에게 “자기가 살았던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울대학교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우리가 해왔던 것, 비판 받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태웅 관장에 따르면 우리는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기억을 보존한다. 그는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리거나 기억하려고 하지 않으면 잘못은 계속 반복된다. 기록마저 남기지 않으면 반성할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라고 역설했다. 또 “과거에 선배들이 왜 4·19 혁명에 나섰는지, 왜 6월 민주항쟁에 동참했는지, 그 역사를 모르면 공동체에 대한 책무 없이 엘리트 의식만을 가지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역사를 통해 삶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전시가 끝나면 기록관은 상설 전시관을 열 예정이다. 학생들이 언제든 와서 필요한 자료를 열람하며 진정으로 서울대학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김태웅 관장은 “당시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기록물도 훗날 역사가 된다”라며, 학생들의 자료 기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역사란 학생들 자신의 것”이라고 강조하며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서울대학교의 역사를 봐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