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호 > 기고·칼럼
시흥캠 투쟁 1년, 이제 사회적 문제로 알려내자.
등록일 2017.06.28 15:22l최종 업데이트 2017.06.28 15:22l 서울대저널(snujour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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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년

  2016년 5월 4일 학생사회가 대학당국의 실시협약 추진 중단을 결의함으로써 시작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투쟁’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두 번의 학생총회, 두 번의 점거가 이루어졌지만, 성낙인 총장은 그저 자신에게 저항하는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기만을 반복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지금의 점거에 대해서는 청원경찰과 직원들로 입구에 진을 쳐서 위협을 주고 있다.

  2주 전부터는 학생들에게 징계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벌써 12명이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건 최고 수위인 ‘출교’ 대상자일 뿐이고, 그 외에도 징계대상자는 십 수 명 더 있다고 한다. 또 학생 4명에게는 형사고발이 이루어져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고 있다. “학생들을 징계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며 강경파 보직교수들이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들도 전해진다.


3월 11일

  성낙인 총장은 분명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10.10 본부점거 이후 사태해결에 진전이 없었다는 학내외의 비판이 있었다. 장기화되는 점거에 압박을 느낀 학교당국은 끝내 3월 11일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했다. 이 과정에서 교직원의 사적폭력 동원, 특히 물대포 사용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다. 광장의 연단에 서울대와 시흥캠퍼스가 등장했다. 박근혜 탄핵으로 온 나라가 민주주의의 성취로 달아오른 그날 시대역행적인 폭력침탈을 강행한 점은, 그만큼 성 총장이 느꼈을 부담감을 시사한다.

  투쟁을 끝내려던 물대포는 오히려 길었던 투쟁의 겨울을 끝내고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3일 후 월요집회에는 15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모여 성 총장을 규탄했다. 수많은 사회단체들이 집회에 연대했고, 총장퇴진을 요구하는 학내 서명은 5000명을 넘겼다. 학생들은 4.4 전체학생총회를 기약하며 다시금 투쟁의 의지를 모아갔다.


4월 4일

  4.4 전체학생총회. 이 날은 153일간 이어왔던 실시협약 철회기조를 재확인하는 날이었다. 일견 전망이 불투명한 지점이 있을지라도, 학생사회는 10월 10일 스스로 의결했던 ‘대학의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당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었다. 이 날은 동시에 물대포 살수와 폭력침탈을 자행한 성낙인 총장을 더는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겠음을 선언하는 날이었다. 2036명 중 무려 98%가 찬성했다. 기존의 실시협약 철회요구에 총장퇴진 요구가 더해지는, 투쟁의 역사에 있어 또 한 번의 전진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세 번째 안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이 늦어지며 총회의 정족수 유지가 불안해졌다. 여기에 표결오차가 심하게 발생하여 의안3의 재투표가 필요해졌다. 그러나 의장이었던 부총학생회장과 총운영위원회가 재투표를 거부하는 파행을 저지르며 끝내 총의 실현방안을 논의하는 의안3은 표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총장퇴진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뽑아들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총회가 허무하게 끝나버리며 학생들의 위세는 한풀 꺾이게 되었다. 학생들이 총장면담을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을 이어갔음에도, 학교당국은 부총학생회장이 병원에 실려가는 지경에 이르도록 무시로 일관했다.


5월 1일

  결국 답은 다시 한 번 점거뿐이었다. 일정 수준의 무력과 책임을 필요로 하기에, 학생사회 안팎에서 꼭 점거여야 하냐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그러나 긴 투쟁의 시간동안, 그나마 학교가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했던 것은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을 때뿐이었다. 더욱이 총장면담을 요구하며 1층 농성중인 학생들을 학교가 5월 1일 낮에 다시 한 번 직원을 동원하여 끌어냈다. 더는 방법이 없었다.

  그날 저녁, 학생들은 본부 2층 기자실 유리를 깼다. 학교는 곧바로 출교징계와 형사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학교는 재물손괴죄를 운운하지만, 이전에 있었던 자신의 소방법 위반과 직원을 동원한 사적 물리력 행사는 은폐하고 있다. 유치한 비교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묻고 싶다. 농성 중인 학생들을 물리력으로 끌어낸 것과, 직원들과의 물리적 접촉을 우회하고자 유리만 깬 것 중 무엇이 더 ‘폭력적’인가.


돌아온 1년

  학교당국이 전례없는 중징계를 내세우고 있고, 학생사회는 총회파행의 후유증이 여전하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위기의 국면-단전·단수 조치와 1차 징계사태, 농성장 폭력침탈-에는 사회적인 연대가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일시적 관심 이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장에는 학교에게 눈치를 줄 수 있었지만, 잠잠해진다 싶으면 학교는 다시금 칼을 빼들었다. 사회적 관점에서 시흥캠퍼스 투쟁이 어떠한 투쟁인지 문제의식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탓에 굳건한 연대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었다.

  전례없는 위기의 국면에서 학생사회는, 전에 이루지 못했던 굳건한 사회적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 시흥캠퍼스 문제는 이 시대의 문제가 압축되어 있는 ‘적폐의 표상’이라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 비민주적 대학운영의 양상은 비단 서울대뿐만이 아니라 한신대, 상지대, 동국대 등 수많은 사학들, 법인화가 시도되는 다른 국립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기관이라는 대학이 부동산 투기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이 상황은, 대학운영을 양적팽창과 이윤논리가 지배하는 대학기업화 시대의 반영이다. 시대의 반영으로서의 법인화 이후, 이사회의 독점적 권한 속에 학내 구성원들의 권리가 소외되는 것 또한, 이 사회에서 돈의 논리 속에 아이들이 죽고 노동자들이 죽는 상황과 그 핵심은 다르지 않다. 심지어 악질자본이 노조활동가를 사찰·압박하고 사적폭력을 동원하는 것과 유사한 양상마저 이미 우리는 목격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전 사회적 연대를 확보해야 한다. 대학가는 물론 사회 각계의 투쟁과 연대함으로써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언론기고와 국회토론회 등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학교와의 관계에서 학생들은 약자다. 학교는 마음에 안 들면 학생들을 징계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총장을 파면시킬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 학생들이 사회의 연대를 모아낼 때만, 비로소 학교는 눈치를 본다. 이제 학교가 보는 이 눈치를, 거역할 수 없는 준엄한 시선으로 바꾸어내자. 1년 전만 해도 시흥캠퍼스는 학생사회에서 거의 잊혀졌었다. 그러나 치열한 공론화가 이어진 지금, 학생사회는 두 번의 총회와 점거를 성사시켰다. 이제 다시 한 번, 그 치열했던 공론화를 이어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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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현
 사회대 부학생회장(지리 14) 몸담는 현장 어느 곳에서든 주체로 설 수 있는 삶을 꿈꾸고 있다. 사회대에서 과분하게도 부학생회장 직을 맡고 있다. 현재는 본인의 소속단체와 사상에 친히 관심을 가져주신 총장님 은혜에 감읍하여 총장님의 빠른 퇴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