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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지원서비스, 문제는 없는가? 학생 도우미 채용, 장애학생 의견 수렴 등에서 개선 요구돼
등록일 2017.09.04 16:52l최종 업데이트 2017.09.12 11:00l 최영락 기자(cyoungrak976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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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학기부터 온라인 강의계획서에 ‘장애학생지원서비스(지원서비스)안내문’이 첨부됐다. 장애학생의 강의 수강을 지원하기 위해 강의 대필, 수업 보조에서부터 교재 제작까지 포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는 학사 및 석·박사 과정에 83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들 중 약 20명이 지원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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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1학기부터 강의계획서에 장애학생지원서비스 안내문이 함께 첨부됐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장애학생들 “전반적으로 만족··· 임기응변식 도우미 모집은 개선 필요”


  지원서비스는 2003년 학생처 장학복지과에 ‘장애학생지원센터(지원센터)’가 설립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지원센터는 학생의 요청에 따라 도우미를 연결해주고, 수강신청 과정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도와주거나, 캠퍼스 내 이동지원 차량을 운행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장애 특성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함을 교수에게 안내해 지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원센터 임희진 전문위원은 “학생들이 요청하는 경우 학생 도우미 외에도 속기사·점역사(문자, 수식, 그림을 점자로 바꾸어주는 사람) 등 전문 도우미를 연결해준다”며 “교재 스캔 및 pdf 파일 제작, 전동 휠체어·점자정보단말기 등 기기 대여 사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서비스를 제공받는 장애학생들의 평가는 어떨까. 시각장애를 가진 김수연(자유전공 17) 씨는 “학생 도우미들은 이동, 식사, 학습, 교재 제작 등 캠퍼스에서의 생활 전반에 도움을 준다”며 “지원센터가 도우미 연결을 책임지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친절하게 조언해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체장애를 가진 하태우(심리 10) 씨는 “도우미에게 학습 멘토링을 받거나, 재활 수영 등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을 받은 적 있다”며 지원서비스가 장애학생의 필요를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우미를 모집하는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지원센터는 장애학생이 도우미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심사 후 홈페이지에 공고를 띄워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원센터 측은 대부분의 경우 도우미 연결이 원활히 이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도우미를 잘 구할 때도 많지만, 너무 늦게 구하거나 끝내 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씨는 “결국 도우미를 구하지 못해 앞뒤 수업의 도우미가 시간을 더 내서 도와준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수업 내 대필·학습 도우미는 해당 수업 수강인원 중에서라도 구하는 편이지만, 수업 외 활동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하태우 씨는 “재활 수영 도우미를 요청했는데, 3-4개월이 넘도록 구해지지 않아 수영을 포기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지원서비스가 도우미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장애학생은 “열의가 없거나 수업 내용을 잘 설명해주지 못하는 도우미와 연결되면 난처하다”고 말했다. 청각장애학생의 도우미로 활동했던 하은빈(미학 12) 씨는 “(도우미의) 배경지식이 전무한 경우, 수업 내용을 온전히 대필하지 못할 수 있다”며 현 도우미 모집방식을 비판했다. 도우미에게 급한 사정이 생길 경우 예비인력이 없어 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 김수현 연구원은 “도우미는 무장애(배리어프리, barrier-free) 대학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라며 학교가 도우미 인력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의 경우 시각·청각·지체 등 각 장애 유형별 도우미 교육과정을 편성해 체계적으로 도우미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대는 학생들의 요청 이전에 학기별 도우미 인력을 갖추고 학생들의 필요에 대비한다. 이를 통해 도우미의 전문성과 예비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하태우 씨는 “(서울대에도) 도우미 중간 평가를 제도화하는 등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필요할 때마다 도우미를 모집하는 대신, 주기적으로 도우미를 교육하며 지원센터에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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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이 전자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자정보단말기. 지원센터는 장애학생의 학습편의를 위해 고가의 기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송재인 기자



장애학생은 모르는 장애학생복지위원회? 당사자의 목소리 닿는 구조 만들어야


  장애학생의 의견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통로가 없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지원서비스의 구체적 내용은 학생처장을비롯한 교수진과 입학본부, 지원센터, 시설지원과 직원 등으로 구성된 ‘장애학생복지위원회(복지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복지위원회에 장애학생의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창구는 위원·학생 간담회이며, 간담회 공지는 이메일로 이뤄진다. 지원센터 측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위원회 및 간담회를 주최하려고 한다”며, “2015년에는 참여인원 부족으로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9월에 주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간담회 참석자들은 복지위원회의 존재도 몰랐을 뿐 아니라, 간담회 자리가 형식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태우 씨는 “10명 내외의 장애학생들이 교수들과 식사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고 돌이켰다. 지체 장애를 가진 이석현(국문 13) 씨도 “간담회가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았으며, 장애학생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건설적이고 꾸준한 논의를 하기는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그는 “장애학생 개인은 물론, 장애인권동아리 ‘턴투에이블’도 본부와 정기적으로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복지법 제4조와 5조는 장애인 관련 정책결정과정에 장애인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박찬성 전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당사자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어떤 제도라도 당사자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질 좋은 지원서비스를 확립하는 일은 장애학생의 학습권과 맞닿아 있다. 하태우 씨는 “지원서비스의 존재가 큰 힘이 되지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상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원서비스는 이미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이제는 장애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전한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