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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도심 속 여백, 습지
등록일 2017.12.04 18:54l최종 업데이트 2017.12.04 18:55l 이가온 기자(rylix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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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서울의 도심 속. 자연과는 한 발짝 떨어져 있어 보이지만 이곳에도 생태계를 위한 여백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 중 하나인 밤섬이다. 밤섬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철새 도래지다. 약 70여종의 새들이 이곳에서 쉬어가며 버드나무와 물억새와 같은 다양한 습지식물들도 서식한다. 하지만 밤섬이 항상 이 모습을 지켜온 것은 아니다. 1968년 여의도 개발을 위해 섬이 폭파되기 전까지는 이곳에도 사람이 살았다. 당시 거주민들은 모두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옮겨갔고 섬은 폭파돼 여러 작은 조각들로 나눠진 빈 공간이 됐다.


  사람이 떠난 밤섬은 빠르게 자연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20여 년간 자연적으로 한강 퇴적물이 쌓여 섬의 면적은 점차 넓어졌고 습지식물과 새들이 사람이 떠난 빈 공간을 채워 나갔다. 사람의 손길로부터 벗어난 시간동안 밤섬의 면적은 무려 5배나 더 커졌다. 자연이 스스로 이뤄낸 기적에 힘입어 밤섬은 1999년에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2012년에는 서울의 습지들 중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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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신 늘어선 고층 건물들이 밤섬의 자연과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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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밤섬에는 넓은 백사장이 있었다. 폭파로 사라졌던 이 백사장은 자연적인 퇴적으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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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새들과 더불어 말똥가리 등의 멸종위기종과 황조롱이나 원앙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들도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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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많은 우려를 뒤로 하고 서강대교가 밤섬 위에 지어졌다. 설치된 방음벽이 무색하게 차량 소음이 새소리가 울려퍼지던 밤섬을 압도한다. 소음에 민감한 철새들은 점차 이곳을 찾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