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호 > 특집
서울대에도 불어온 정규직 전환 정책 약 800명 대상, 구체적 전환 방향 논의할 협의체 구성 중
등록일 2017.12.06 01:05l최종 업데이트 2017.12.06 20:56l 박정은 기자(appleofmyey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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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0일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2016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32.8%, 2016년)은 비정규직이며, 비정규직 평균 임금은 시간당 11,739원으로 정규직의 65.5%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사용자의 비용절감과 탄력적 인력운용을 위해 비정규직이 크게 증가했다고 정책 취지를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은 총 31만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다. 현재 공공부문 전역에 걸쳐 비정규직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각 기관별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미 전환이 이루어진 기관도 있다. 중앙부처인 국가보훈처는 10월 말 기간제 노동자 1,098명과 용역·파견 노동자 232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서울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서울대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더불어 정규직 전환 1단계 대상기관이다. ‘제17차 평의원회 본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 31일 기준 서울대 노동자 중 2,215명이 기간제 노동자, 무기계약직 혹은 용역직원으로 비정규직에 속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서울대 전체 노동자 중 3분의 2에 달했다. 이중 정부의 정규직 전환 고려 대상에 해당되는 이들은 무기계약직 노동자 552명을 제외한 716명의 기간제 노동자와 763명의 용역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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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에겐 고용 불안과 근로조건 차별, 저임금이 항상 고민거리다. 먼저 기간제 노동자는 학내 각 연구기관, 교육기관, 부설기관에서 주로 근무하는 이들이다. 매년 갱신해야 하는 근로계약이 기간제 노동자들에게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학생모임 빗소리(빗소리)’는 지난 11월 8일 법학전문대학원 노동법학회와의 연합세미나에서 “재계약을 앞둔 시기에는 많은 기간제 자체직원들이 불안함과 초조함을 호소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셔틀버스 운행, 청소·미화, 기계·전기 설비 관리 등을 맡고 있는 용역·파견 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임금 문제를 주로 호소한다. 용역업체가 총 입찰금액에서 수수료 및 관리자 임금을 제한 후 용역직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용억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사실상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용역·파견 노동자들은 해고 등의 불이익을 우려해 임금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지 못하곤 한다. 본부가 성과에 따라 용역업체 계약 연장을 결정하는 구조도 정당한 노동권 행사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빗소리는 "저성과를 근거로 해고할 수 있다는 위협은 처우에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자들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중 정규직으로 전환될 노동자는 얼마나 될까. 정규직 전환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 인사교육과 측은 “기간제 노동자 약 100명, 용역직원 약 700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60세 이상 노동자 ▲프로젝트형 연구 참여 인력 ▲휴직 등으로 발생한 일시 결원 대체 인력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사급 연구원, 동물병원 실험연구원, 학교의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 전문 자격으로 일하는 인원 또한 전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인사교육과 관계자는 전환대상에서 제외된 노동자들에게도 고용안정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55-60세의 노동자는 정년(60세)이 얼마 남지 않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지만, 노동자의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약을 계속 갱신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사교육과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된 노동자들 역시 기존의 근무를 이어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부는 노조 측과 함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 11월 말부터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본부에 따르면 전환 대상 노동자의 성격에 따라 ‘심의위원회(심의위)’와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협의회)’의 두 가지 협의체가 꾸려진다. 파견·용역 노동자는 용역회사 소속이기에 기간제 노동자와 전환 양상과 협의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심의위에서는 기간제 노동자와 자체직원 중 일부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일을 논의하며, 협의회는 용역·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할 예정이다. 심의위는 각 기관 내부 인사와 외부 전문가 6-10인으로 이뤄지며, 협의회는 정부 지침에 따라 20인 이내의 학교 측 위원, 노동자 대표단,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결국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방식과 규모는 위 기구들에서 결정된다.
 

협의체 구성과 더불어 예산 확보도 문제

  정부 방침과 본부의 계획에 따르면 2017년 말-2018년 초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논의 진행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용역직의 경우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2018년 2-3월을 전환 시점으로 삼는다. 하지만 현재 심의위 구성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2017년 11월 27일 기준). 용역직원이 속한 ‘서울대 시설관리노동조합’ 김강규 사무국장은 “정규직 전환은 될 수 있으면 빨리 하는 게 좋다. 노조도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며 조속하고 원만한 논의를 촉구했다. 

  정규직 전환 규모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 전환에 드는 비용도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용역직의 경우 용역 수수료·관리비를 노동자에게 지급하라는 지침이 지난 7월 모든 공공교육기관에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본부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산을 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교육과에 아직까지 정부의 정확한 재정 지원 계획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사교육과는 “11월 말 임금모델이 포함된 노동부의 새 가이드라인이 시행될 예정”이라며 정부의 임금모델까지 고려해 최종 임금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평의원회는 지난 8월 24일 열린 제17차 본회의에서 예산 확보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규직 전환 시 기관 내 예산을 미리 확보해야 하는데, 향후 직무급·직능급·호봉제 등으로 임금체계를 바꿀 때 드는 비용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평의원회는 정년에 대한 노사 합의에 대해서도 우려된다는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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