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호 > 사회
제10차 개헌 톺아보기
등록일 2018.04.11 09:55l최종 업데이트 2018.04.13 00:37l 유지윤 기자 (jiyounu@snu.ac.kr), 유서희 기자(cow110358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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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현행 헌법은 1987년 민주항쟁의 염원을 담아 최초로 여야합에 의해 개정됐다(제9차 개정헌법). 그러나 이후 30년 간변화한 사회와 국민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대선 기간 여야 각 후보는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수립된 후 국회에서는 개헌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대통령발(發) 개헌안이 발의됐다. 국회의 개헌안 의결이 5월 24일 전에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헌안이 실제 6월 지방선거에서 유효할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30년 만의 개헌안인 만큼, 〈서울대저널〉이 대통령 개헌안의 핵심내용을 짚어보았다.


** 이번 개헌안은 한자로 표기된 현행 헌법 조항을 한글로 모두 수정했다. 본 기사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현행법 의헌 한자 표기 조항을 한글로 대신했다.


1.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부마항쟁, 6·10 민주항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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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 전문은 본문 앞에 위치해 헌법의 제정 목적과 국가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규정한다. 청와대는 “민주이념을 개성(改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은 물론 법적·제도적 공인이 이뤄진 역사적 사건을 포함했다”며 전문 개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개헌안은 현행 전문에 언급된 3·1 운동과 4·19 혁명에 더해 부마민주항쟁,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박종철 부위원장은 “이 세 가지 역사적 사건을 열거하게 되면 국민의 저항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제1야당 자유한국당(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진상이나 역사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을 포함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 정부를 비판하는 입장을전했다.


2. 현행 기본권 중 수정된 조항
1) 기본권 주체 확대: ‘국민’에서 ‘사람 및 국민’으로

  청와대는 천부인권적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등은 국적과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직업의 자유, 재산권, 교육권, 국가안보권 등 국민경제 및 국가안보와 관련한 권리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했다. 청와대는 기본권 주체 확대의 배경을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인권 수준과 외국인 200만 명시대를 맞이한 한국의 모습을 고려한 것”이라 설명했다.


2) 노동자의 권리 강화: ‘근로’에서 ‘노동’으로,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과 ‘공무원의 노동 3권 보장’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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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개헌안은 노동자의 기본권을 크게 강화했다. 우선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의 ‘근로(勤勞)’를 ‘노동(勞動)’으로 수정했다. 청와대는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대에 사용자 관점에서 사용됐던 ‘근로’ 대신 가치중립적인 ‘노동’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 중 일부는 헌법보다 하위법인 법률 조항을 헌법으로 격상시켜 국가가 지향하는 가치이자 국가운영의 근본 원리임을 강조했다.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할 의무 및 ‘고용안정’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정책 시행의무가 이에 해당한다. 나아가 노동자의 권리를 새롭게 명시함으로써 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해 국가가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개정안은 현행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노동조건은 헌법에서 노사가 대등하게 결정한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노동자의 단체행동권도 분명히 했다.
  한편 개정안은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한다. 공무원 중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 경우에만 노동3권을 제한한다.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공무원의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공무원이 파업권을 행사할 경우 공적 업무 수행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의견을 밝혔다.


3) 선거권 만 19세에서 18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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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안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를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했다. 현행법상 만 18세는 자신의 의사대로 취업과 결혼, 공무원 취직을 할 수 있고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다. 성인의 의무를 지고 있고, 여타 공적 권리를 인정받은 셈이지만 선거권은 갖고 있지 않다. 청와대는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춰 “청소년들이 그들의 삶과 직결된 영역에서 의사를 공적으로 표현하고 반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3. 신설되는 기본권
1) 생명권과 안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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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개헌안은 생명권과 안전권을 신설하여 사회안전망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헌법에 반영했다. 또 ‘국가의 재해예방 의무 및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의무를 위한 노력’을 ‘보호의무’로 수정함으로써, 국가의 안전보장에 관한 책임를 강화했다.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대형사고들과 급증하는 묻지마 살인사건 등으로 안전을 걱정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개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생명권이 신설되면서 생명권의 인정 범위를 둘러싸고 낙태와 사형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에 명문화됨으로써 생명권이 강조될 경우 낙태죄나 사형제의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은 “생명권 문제가 헌법에 들어간다고 해서 낙태문제가 자동으로 위헌이 되는 게 아니며 태아 생명보호를 어느 범위로 할지는 법률에 맡겨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2) 정보기본권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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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본권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신설된 조항이다. 청와대는 “종전 헌법 규정만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충분히 대처하기 어렵다”며 정보기본권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동안 수많은 인터넷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무책임하게 대처하는 기업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정보기본권 신설은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의 자율성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4. 정부형태,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4년 연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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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 민주항쟁 직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다. 당시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제로 제한한 것은 장기간 군사독재에 대한 반발과 민주화를 위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5년 단임제는 제한된 임기 중 무리하게 가시적 성과를 좇아 안정적 국정운영이 힘들다는 점,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할 수 없어 책임 있는 정치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또 현재의 대통령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이후 대통령 한 명에게 검찰, 국가정보원과 등의 권력기관에 대한 ‘제왕적’인 권력을 집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헌안은 새로운 정부형태로 4년 연임제를 제시한다. 중임제와 달리 연임제에서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연이은 두 번의 임기 동안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4년 연임제가 현행 5년 단임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이상적 정부형태인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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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개헌안 부칙에 ‘개정 헌법 제안 당시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부칙 제3조)’를 포함해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연임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5. 결선투표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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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선거 시 단순다수제에서는 최다득표자라면 30%의 지지율로도 당선되는 사례가 있어 민주적 정당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가장 유력한 두 후보 사이에 비슷한 득표율이 예상되는 경우, 군소정당 후보들을 1위 득표를 위한 수단으로 흡수하는 단일화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은 “대통령의 대표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양대 후보들 간의 1:1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정치공학에 집착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결선투표에서 투표율이 낮아지거나 이전 투표 결과가 뒤바뀌며 본래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6. 지방분권국가 지향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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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헌안은 제1조에 3항을 신설함으로써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외에도 개헌안은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지방정부’로 수정했고, 지방정부의 자치행정권·입법권·재정권 강화의 헌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방정부의 주인인 주민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의 조직과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명시했으며, 그동안 법률로 규정돼 있던 주민발안제·주민투표제·주민소환제를 헌법에 포함했다.


7. 토지공개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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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공개념은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땅에 관한 개인의 재산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현행 헌법에서도 제23조 3항과 제122조 등에 근거해 해석상 토지공개념은 반영돼 있지만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토지공개념 3법’ 등 구체적 법률에 있어서는 위헌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자 정부가 토지 거래에 개입할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경제민주화를 분명히 하고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더욱 명확하게 토지공개념을 규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