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대 총장선출 정책평가 특집호 > 특집
“교육이 최우선인 대학을 만드는 총장이 되겠다” 기호 1번 강대희 교수
등록일 2018.05.04 15:22l최종 업데이트 2018.05.05 17:30l 김선우 기자(natekim05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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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저널>이 만난 총장예비후보 기호 1번 강대희 교수. 1981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입학한 이후 96년부터 교수로서의 삶을 살아온 강대희 교수(의과학과)는 3번의 의과대학 학장 경력을 마치고 제27대 서울대학교 총장에 도전한다. ‘강한 실천, 세계 지성의 중심 서울대학교’라는 슬로건으로 총장직에 도전한 강대희 교수에게 학생 공약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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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종 기자



후보께서는 학부생 시절 어떤 모습이었나요? 추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1981년에 입학했다. 당시엔 사회적으로 많이 불안정한 시기였는데, 의예과 시절엔 공부를 많이 하기보단 설악산, 부석사, 안동 하회마을 등 전국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동아리에서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전국의 지역 주민들과도 많이 교류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여행하면서 전국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고,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접했다. 이런 이유로 예방의학을 전공했다. 현장 중심의 역학조사와 지역사회 의학 등을 주로 했다.


후보께서는 서울대생이 지금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며, 어떤 대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핵심적인 공약을 중심으로 설명해주십시오.

  학부생을 위한 핵심 공약은 창의·포용·미래인재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공동체 의식,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기 위해 준비했다. 세부적인 내용 중 첫째로, 신입생 세미나 확대가 있다. 신입생 세미나는 준비하는 데 교수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들지만 학생과 교수의 접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평가에 따라 서울대생 전원이 들을 수 있도록 대폭 확대하고자 한다. 둘째로, 창의인재의 핵심은 도전할 기회를 여럿 주는 것이다. 글로벌 체험과목과 미래를 대비하는 교과목, 데이터 사이언스를 다루는 교과목을 늘릴 계획이다. 이공계 학부생에게는 글쓰기와 말하기 교육을 확대하고자 한다. 셋째로, 포용인재의 기본적인 키워드는 배려와 나눔, 봉사와 협력이다. 단체스포츠나 예술, 봉사와 같은 과목들을 다수 추가하고자 한다. 또 하나의 독창적인 방안은 연구학기와 몰입학기 도입이다. 연구학기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주도, 참여하는 학기로 만들고자 한다. 몰입학기는 학생들의 창업이나 봉사 등을 학점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진로 문제도 중요하다. 기존에 있는 경력개발센터도 잘 해오고 있지만 제한적인 서비스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진로에 대한 상담을 전담하는 하버드 대학의 인스트럭터(instructor) 제도를 참고해 전문인력을 도입하고자 한다. 각 단과대학과 학과의 전문성, 특수성을 고려한 진로 상담 제도를 마련하겠다. 또 다른 문제는 정신건강이다. 보건진료소에 정신과 전문의가 2명 있는데,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하고 일부는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다. 그래서 종합적인 정신건강상담센터를 만들고자 한다.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은 생활비 지원으로 확대하려 한다. 기초학문, 희소학문, 기초적인 과학 기술 연구가 서울대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우수한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1년에 200명 정도, 연간 2500만 원 정도의 장학금을 만들어 필요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대학원생의 취업 문제도 심각하다. 학내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 실험이나 기술을 연구실에 축적해야 하므로 ‘SNU Staff Scientist’를 도입할 계획이다. 복잡한 기계를 다루는 학생을 연구원 트랙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밖에도 박사과정 논문 자금을 지원하거나 해외연수를 지원할 필요도 있다.


후보께서 생각하시는 현 학부 교육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관련해 어떤 개선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대의 인재상 확립이다. 그 다음 이에 맞는 교육목표를 세워야 한다. 미래를 여는 인재, 창의적 인재, 공동체 정신을 가진 인재, 국제적 안목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교과 교육과정은 그를 담지 못한다. 창의적 인재를 위해선 토론식 수업이 필요하고 공동체 의식과 국제적 안목을 위해선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기 위해선 배려와 나눔, 봉사와 협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초교육원과 교수학습개발센터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기초교육원과 교수학습개발센터를 통합해 새로운 기구를 만들고자 한다. 기존 교육과정은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 교육과정에 새로운 인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지금은 학부와 학과들 사이의 벽이 높은 상태다. 학과들 사이의 벽을 낮춰야 한다. 나는 교육을 최우선시하는 총장이 되기 위해 이번 총장선거에 출마했다. 조직 구성원의 갈등을 봉합하는 등 학교가 할 일은 많으나 교육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후보께서 생각하시는 현 진로 탐색 및 취업 지원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관련해 어떤 개선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창의·포용·미래인재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즐겁지 않을 수 있겠나. 그에 맞춰 진로지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진로를 담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 기본적인 학내 다양성, 전공이나 특성에 맞는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의과대학 학장 재임기간동안 의과대학에 경력개발센터를 만들었다.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은 공공의료, 기초 의학, 의학산업, 글로벌의학, 통일의학 등 기본적으로 남들이 안 하는 일을 많이 했으면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졸업생들이 굉장히 다양한 진로를 선택했다. 의대의 경우처럼 우리가 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음을 학생들이 알 수 있었으면 한다. 경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을 보강할 필요도 있다. 단과대별 진로 상담이 이뤄지는 하버드의 인스트럭터(instructor) 제도를 참고하려 한다 . 지금은 커리어 카운슬러(career counselor)같은 교수-학생 간 만남이 매우 적다. 각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후보께서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해 주셨지만, 학부생 장학금 정책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후보께서는 어떤 학부생 장학금 정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학부생 장학금은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과 국가장학금으로 나뉜다. 지금의 장학금 제도는 가정형편에 따라 주는 장학금도 있고 성적 장학금도 있는 등 지급 기준이 복잡하다. 재원 역시 동창회 발전기금 등으로 흩어진 상황이다. 이를 포괄적,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경제수준에 따른 장학금을 전체적으로 검토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늘려야 한다. 근로장학금도 확대, 개선하려 한다. 현재 근로장학금은 기회도 부족하고 액수도 적으며 학업과의 시너지도 부족하다. 학업과 장학제도를 결합한 형태인 만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으면 한다.


학생은 학내에서 많은 지출을 합니다. 따라서 학내 물가상승은 학생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생활협동조합(생협)의 감골식당이 삼성 웰스토리로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학생들이 가격인상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후보께서는 물가상승에 대비해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우리 학생들의 재정적 어려움이 심각하다. 가격도 비싸고 외부업체의 비율도 높다. 외부업체가 임대수익도 많이 안 주고 있다. 우선 직영식당을 늘리고 관리해야 한다. 이 때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학생이 학교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은 학생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조금 논란이 있지만 푸드트럭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푸드트럭은 학생들이 운영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학생회나 대학원 자치회 등에 장소를 제공하고 해보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만 명확하진 않다.


많은 후보께서 재정 확충 계획을 제시했지만, 금액과 방안은 각기 다릅니다. 다른 후보에 비해서 자신의 계획이 현실성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십시오.

  공약 중 대표적인 것이 정부출연금 7%를 더 가져오는 것이다. 고등교육 예산을 늘리겠다는 대통령 공약이 있다. 대통령과 이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우리 학교는 법적으로 고등교육 예산증가율만큼 출연금을 받아와야하기 때문이다.

  정부와의 협조도 필요하다. 국가에서 원하는 일을 서울대에서 맡아서 해줘야 한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개발과 연구를 서울대에서 맡아 해주고 예산을 확충하는 식이다.

  기업에서 모금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예산을 지원해준다면 서울대에서 어떤 일을 해주겠다고 하는 식이다. 그것이 목적별 기금사업이다.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목적기금을 준비해야 한다. 모금을 위해서는 꾸준히 만나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밖에도 특허 등 서울대의 풍부한 지적자산을 상품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낙인 총장의 지난 임기 4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기본적으로 선한 인재라는 키워드는 공감이 간다. 의대학장 재직시절, 교육과정을 바꿀 때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는 ‘세계를 이끌어갈 마음이 따뜻한 의사’였다. 사회 속 따뜻한 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와 유사한 것 같다. 선한 인재나 천원의 학식과 같은 상징성 있는 것들은 좋다.

  그러나 소통 부재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은 아쉬웠다. 교수, 학생, 직원 간 관계에 문제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찍 해결했어야 문제들이 많이 곪았다. 본부점거가 장기화되고 직원 간 갈등이나 교수 사이의 반목도 심해졌다. 갈등 구조를 중재하고 완화하는 것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여러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교수에 의한 ‘갑질’ 혹은 성폭력 문제에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학생은 교원징계위원회나 인권센터 심의위원회에 참여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후보께서는 권력형 인권침해 방지 및 대응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이번 사건에 대한 것도 중요하나 근본적으로 학내 인권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다. 지금 정도의 인권센터로는 안 된다. 전문인력이 없고 로스쿨 졸업 후 2년, 3년 정도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은퇴한 변호사나 경력자를 모셔 전문인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인권센터가 학내 다른 행정 단위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다른 행정부서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학생들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기 어렵다. 이 문제에 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교수와 사이가 틀어지면 힘들어지는 건 학생이기에 (교수-학생 관계에서) 학생은 을일 수밖에 없다.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는 무관용 원칙이 필요하다. 다만 교원징계위원회의 학생 참여 문제는 아직 대답하기 어렵다.


학교 거버넌스에 직접 참여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평의원회, 학사위원회, 재경위원회 등에 학생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입니다. 후보께서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십니까?

  거버넌스의 원칙과 철학을 위해선 서울대는 왜 존재하나를 물어야 한다. (대학 안에서) 학생은 수혜자가 아니라 하나의 중심이다. 교수가 학생에게 일방향으로 주는 게 아니라 교수가 학생을 통해 배우는 게 있다. 당연히 많은 부분에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 평의원회만 해도 법을 고쳐야 한다. 서울대는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이라 법 개정이 비교적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평의원회에 학생이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각 위원회에서의 학생 참여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학생 참여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설득해야 하고 의견 수렴도 필요한데, 그것이 총장이 해야할 일이다. 학생이 하나의 중심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하겠다.


그동안 학내에 노사분규가 잦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많은 학생들이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노동자와 학생이 연대해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후보께서는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관련해 구상 중인 개선책이 있다면 설명해주십시오.

  의대학장 재임 당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전국 대학 중) 서울대가 제일 심했다. 특히 복지 차이가 매우 컸다. 의대학장으로 재직할 때 간접비직원의 임금이 정규직 직원이 받는 임금의 80% 정도였는데 그 비율을 87%로 올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정부기조를 따를 수밖에 없고 돼야하는 일이다. 현재 본부에서 고용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정규직화 혹은 무기계약직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단과대나 연구소 등에 아직 남은 사람들이 많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작년에 이와 관련해 36억 원을 정부에 신청했으나 전혀 받지 못했다. (정규직화에 필요한 비용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재정 확보와 정규직-비정규직 간 갈등해소이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법인 체제에 맞는 운영을 해야 한다. 그 출발점으로 어디에 어떤 직원이 더 필요하고 어디에 잉여인력이 있는지 전체적인 조망이 필요하다.


후보께서는 융복합 전공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연계 연합전공 협동과정의 내실을 다진다고 했는데, 그를 위한 구체적 계획이 궁금합니다.

  (융복합 전공, 연계·연합전공, 협동과정은) 일종의 중간과정이다. 창의·포용인재의 기본틀은 학문간 벽을 허무는 것이다. 창의·포용인재가 뿌리내리기 전까지는 중간과정으로 연합전공과 연계전공을 강화하고 싶다. 하지만 정부에서 주도하는 코어 산업과 같이 교부금을 받아 추진하는 사업은 정부에 끌려 다니는 것이다. 자체적인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 철학은 융합인재 키우기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서울대에 들어온 학생들은 못 들어온 학생들을 생각해야 한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야 하고 패기를 가져야 한다. 대학 오기 전까지는 공부만 했다면, 대학에 온 뒤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살아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