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호 > 특집
총여학생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성주의에 대한 반발이 채택한 언어: 탈정치와 민주주의
등록일 2018.10.25 23:45l최종 업데이트 2018.10.29 14:15l 김건우 기자(kon951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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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내 여성을 위한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대학들에서 ‘총여학생회(총여)’를 둘러싼 존폐 논란에 잇따라 불이 붙었다. 연세대학교 총여는 지난 5월 제2회 인권축제에 은하선 작가를 강연자로 초대했다 반발에 부딪혔다. 소통과 절차적 정당성이 미비하다며 반발한 학생들은 끝내 총여 재개편 여부를 학생총투표에 부쳤다. 전체 재적생 가운데 55.16%가 참여한 총투표에서 82.24%가 재개편에 찬성하면서 총여는 사실상 기능마비의 상태에 들어갔다.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는 오랜 공석 끝에 2학기 총여 입후보자가 등장했지만 또 다른 학생총투표에 가로막혔다. 대의원 60명의 서명이 모여 총여 폐지 여부를 결정짓는 학생총투표가 발의됐기 때문이다.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였던 본투표는 투표율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으나, 15일 하루를 더 연장해 진행한 결과 정회원 52.39%의 투표와 찬성 84.91%로 총여 폐지가 가결됐다. 이로써 2013년에서 15년 사이 폐지된 건국대와 홍익대의 총여 그리고 총학생회(총학) 산하기구로 편입된 중앙대 총여에 이어,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몇 안 되는 총여들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 시내 대학 중 사실상 유일하게 총여가 활동하고 있는 동국대마저 최근 대나무숲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총여의 학생회비 운용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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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은하선 씨의 강연이 열린 연세대 위당관 강의실 앞에서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세춘추



침범당한 성역만큼 강해지는 백래시 


  총여 폐지 요구와 더불어 여성주의에 대한 혐오와 반발은 온·오프라인 영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작년부터 학내 여성혐오의 사례들을 수집했다는 여성단체연합(여연) 이재정 활동가에 의하면 여성운동에 대한 반발은 최근 더 가시화되고 심각해졌다. 초기에는 성폭력을 고발한 미투(#MeToo)운동 대자보를 누군가 찢어 놓거나, 여성주의 교지를 바닥에 전부 버려놓는 식이었다. 이와 같은 형태의 반발은 다른 캠퍼스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를 지지하는 졸업생 모임’이 교정에 내건 현수막은 칼로 찢겼다. 미투 운동과 총여를 지지하는 각 대학교 여성주의 소모임의 대자보들은 뜯겨나가 과방과 도서관 앞을 나뒹굴었다. 중앙대 여성주의 소모임 “참페미”의 대자보는 정치국제학과 과실에서 찢겨진채로 발견됐고, 반성차별과 반성폭력을 외치는 한양대 및 성균관대 여성주의 모임들의 대자보 역시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재정 활동가에 의하면 최근 여연으로 들어오는 제보 상당수는 페미니스트 집단 혹은 개인에 대한 인터넷 상에서의‘사이버 불링’의 사례들이다. 대학 내에서 여성주의 집회가 열리면, “에브리타임(에타)”과 같은 학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회 참여자를 향한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거나, 참여자 개인의 신상정보를 턴 글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되는 식이다. 실제로 온정민 서강대 학부 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은 에타 익명게시판에 자신을 직책으로 특정해 인격을 모독하고 신상을 턴 수십 개의 게시글이 추천을 받고 올라와 있었다고 전했다. 온 위원장은 익명게시판에 자신이 학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올라와서 한동안 동행 없이는 학교를 돌아다니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대학 내 여성주의에 대한 반발의 또 다른 특징은 온라인상의 소수에 의한 공격에 머물지 않고, 조직화해 오프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은하선 강연 초청 반대와 총여 폐지 추진을 주요 의제로 조직화한 ‘연세대 제29대 총여학생회 ‘모음’ 퇴진 및 총여 재개편 추진단(추진단)’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들은 ‘민주주의 절차 준수’를 외치며 은하선 씨 강연 내내 고성 항의 시위를 전개하고, ‘참여민주주의’라는 표어를 내걸고 교정을 돌아다니며 총여 폐지 총투표를 위한 서명을 모았다. 


  추진단과 같은 반대집단은 한결같이 성소수자이자 여성주의자인 은하선 씨의 정체성과 자신들의 문제제기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은 씨는 ‘남성혐오’를 확산시키고 ‘신성모독’을 일삼는 극단적 여성주의자로, 기독학교의 인권 부문 강연자로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은 씨의 강연을 추진한 총여나 총학을 다수의 학내 구성원이 전달하는 합리적인 의견을 무시하고 홀로 정의를 찾는 반민주적 독재기구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재정 활동가는 “그들은 (총여가) 어떤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은하선 씨를 불렀는지 혹은 정말 팩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이 활동가는 “페미니스트를 위험한 세력으로 낙인찍는 그들이 정말 성평등에 동의하는지 의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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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강의실 밖 고성시위에도 "대학내 인권활동 그리고 백래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은하선 씨 ⓒ연세춘추



‘탈여성주의’를 요구하는 정치적 목소리들

  학생사회에 팽배한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탈정치화 요구는 여성주의 운동에 대한 반발과 맞물려 강화됐다. 많은 학생들이 총학과 같은 학생자치기구는 학내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마땅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주의 의제에 대해서 총학이나 총학 산하의 인권기구가 행동에 나설 때 특히 이런 입장을 근거로 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현재 여성인권 의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현상유지를 두둔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정치적이라고 말한다. 마태영 연세대 전 총여학생회장은 “대의기구가 취하는 모든 움직임, 즉 무언가 하겠다는 선택뿐 아니라, 무언가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선택 역시 정치적 행위”라며 학생회의 탈정치화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인권강연에 은하선 씨를 초청하는 행위만큼이나 해당 강연을 취소하는 행위 역시 정치적이라는 설명이다. 학생자치기구와 그가 대변하는 학생들이 은 씨로 대표되는 여성주의나 소수자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활동가들은 총여의 폐지를 투표에 부치고 독려하는 일련의 행위는, 행위자의 동기와 무관하게 사회 전반에 여성주의에 대한 부정적이고 위압적인 신호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학생자치기구에게 모든 학생의 입맛에 맞는 정치적 행위만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은 특히 이들 조직이 학생회비로 운영된다는 사실로부터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한다. 에타 등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생회비를 세금에 비유하며 학생자치기구의 활동에 대해 알 권리와 개입할 권리를 주장하는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업을 펼치는 총여나 인권기구에게 자신이 납부한 학생회비 중 일부가 지원된다는 사실에 불만을 제기하는 글도 많다. 하지만 마태영 연세대 전 총여학생회장은 “본인이 동아리를 안 한다고 해서 총동아리연합회에 학생회비가 지원되는 걸 문제 삼는 사람은 없다”며 “학생회비는 학생사회의 존재의의에 공감한다면 낼 수 있는 돈”이라고 정의했다. 덧붙여 마 씨는 “성평등하고, 모든 소수자들이 존중받는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총여의 의의는 여성이나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라며 “그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서 당사자만의 (학생회비) 지원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는 소수자의 입을 막지 않는다

  총여의 재건과 유지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다수결주의를 통해 스스로를 뒷받침한다. 다수의 구성원이 회칙 등 정해진 절차에 의거해 학생기구의 활동 정지나 폐지를 요구하면 이는 마땅히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총투표 참여는 민주시민으로서 마땅한 의무이자 권리로 여겨진다. ‘2018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총투표 투표관리위원회’는 11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민주적이고 공정한 학생투표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총투표 의결 절차를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한 이들에게 ‘투표가 비민주적 행위로 왜곡되고 있는 현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여의 필요성에 대한 민주적인 논의나 토론의 과정은 실질적으로 부재했다. 총여 폐지 총투표 안건에 대한 안건토론회는 찬성 측 토론자가 한명도 지원하지 않아, 반대 측만 발언하는 정책간담회로 변경돼 진행됐다. 공론장에서는 대학사회에서 여성이 여전히 소수자인지 혹은 학내 성범죄가 인권센터를 통해 충분히 해결되고 있는지와 같이 총여의 존재의의에 대한 의미 있는 논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활동가들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외국인 등 소수자의 권리를 논하는 데 절차적 정당성을 앞세워 모든 사안을 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보는 발상 자체가 민주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통치에 소수의 권리가 보장받는 제도로 정의된다. 온정민 위원장은 “사회적 소수자에게는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표결에 부치는 일 자체가 폭력”이라고 경계했다. 온 위원장은 그렇다고 소수자 의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승인이 이뤄져야 하거나, 관련 사안에 대한 의문 제기나 논의 자체가 폭력적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에게는 투표 부스가 아니라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정 활동가는 소수자를 위한 기구의 존폐를 비소수자라도 일정 인원 이상 모이기만 하면 결정할 수 있는 현재의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여나 소수자인권위원회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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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활동가는 대학 내에서 해결이 힘든만큼 대학 외부의 사회조직과의 연대를 통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꿔내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총여 폐지를 주장하는 학생들 중 더러는 왜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구성된 총여학생회만이 학내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냐고 반문한다. 여성 외에도 다양한 소수자의 권리를 적절히 대변하기 위해서 총학생회 산하의 인권국이나 소수자인권위원회 등의 형태로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서강대 총학생회의 사례를 본다면, 여성주의에 대한 반발은 학생자치기구의 구성과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9월 서강대 총학생회는 안희정 전 도지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인권국 주도로 여성운동을 무력화시키는 사법부의 퇴행적 판단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발표했다. 총학생회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걸리는 등 강한 반발이 뒤따랐다. 서강대 총학은 18년 인권주간 당시에는 은하선 씨 인권 강연 초청이 예정되자, 인권주간 기획단과 연사들에 대한 인격모독 및 혐오발언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강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총여 폐지를 주장하면서 소수자인권위원회로 충분하다는 말이 여성주의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불평등에 맞서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마태영 연세대 전 총여학생회장은 연대 총여 폐지 총투표의 피상적 원인을 “총여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존재의의를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학생은 총여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마 씨는 그러나 근본적 원인은 총여의 존재의의에 대한 축적된 의구심이 터진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총여에 대한 학생회원의 의구심은 1대부터 29대까지 늘 있어왔다. 마 씨는 총여학생회장으로 출마했던 당시 정책토론회에서 학내 언론사로부터 정책에 대한 질의보다 “총여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냐”와 같이 총여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질문을 훨씬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선거를 준비하던 당시 들여다 본 1대부터 28대까지의 앞선 정책자료집과 정책토론회 질문지에서도 그는 같은 질문들을 발견했다. 정책과 방법론을 풀어야 하는 자료집들에는 왜 여전히 총여가 필요한지 호소하는 당사자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큰 비중으로 담겨있었다고 한다. 마 씨는 “이 곳은 정말 계속해서 내가 왜 필요한지 증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자리구나”라고 당시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

  학생총투표를 앞둔 학생들은 총여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20년 전 처음 생겼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총여와 인권기구가 한국 사회에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재정 활동가는 “미투운동은 문학, 경제, 정치, 사법 등 사회의 전 영역이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성폭력을 말할 수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있는지 보여준다”며 “한국 사회는 평등하지 않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정민 서강대 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역시 “기득권에게 세상의 불평등은 잘 보이지 않고, 소외되는 이들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기 마련”이라며, “(몇몇은) 오히려 ‘여성 상위 시대’가 아니냐고들 이야기하는데, 30대에 얼마나 많은 여성이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겪는지,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얼마나 나는지 염두에 두지 않은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 활동가는 총여와 소수자인권위원회의 역할이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을 가시화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대학을 더 평등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존재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총여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학내 성범죄 및 인권침해 사건에 대응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건에 대한 신고, 조사, 심의가 인권센터나 외부기관을 통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일부터, 시위나 집회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는 일까지 기획한다. 이재정 활동가는 인권센터가 있더라도 총여나 학소위가 학내 성차별· 성폭력 사안에 대해 지식을 축적하고 전달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인권센터는 주로 교수와 상담원으로만 구성된다. 이 활동가는 대학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사건에 “학교의 중요한 주체인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혹 총학이 인권센터 심의과정 등에 참여하지만, 이들이 전부 대변하지 못하는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총여 등 학생인권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가’의 활동가 노서영 씨도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공동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인권센터가 돕기 힘든, 총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EBS>, "총여학생회 갈등 확산‥성대도 '폐지총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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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미투운동 진단 집담회: 대학아 이제는 좀 바뀌어라'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학 내 여성주의 운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소수자 인권기구에 대한 학내 전반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활동가들은 절차적 정당성의 담론에 갇혀 인권기구의 폐지나 축소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주장이 여성이 여성주의자로서 발언하는 행위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이재정 활동가는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운동’이 주최한 ‘대학#미투운동 진단 집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이나 질의 시작 전, 자신이 하는 이야기 때문에 신상털이를 당하거나, 행여 말실수로 인해 몸담고 있는 조직이 존폐위기에 처할까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는 “과장된 두려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누구나 신변에 위협을 받지 않고 토론에 임할 수 있는 공론장이 여성과 소수자 운동에 대한 학내 인식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태영 연세대 전 총여학생회장은 “학생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성주의 운동과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은 서로 건전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장이 없는 이상, 서로에게 쉽게 분노하고, 실망하고, 설득의 가능성을 버리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터넷 공간은 서로의 의견을 쉽게 곡해할 수 있는 지점들이 존재한다”며 일방적으로 오고 가는 한두 마디가 아니라, 토론처럼 긴 호흡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여가 지금까지 해왔던 강연이나 토크콘서트를 이용한다거나, 젠더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수업을 확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런 오프라인 상 만남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살고 있기에 대학사회에 유효한 방법론이라고 설명한 마 씨는 “최소한 학생사회라는 좁은 사회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신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학가에서 살아남기 - 페미니즘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