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호 > 기고·칼럼 >편집실에서
한눈팔기
등록일 2018.10.26 16:46l최종 업데이트 2018.10.26 17:20l 최한종 편집장(arias643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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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이 오랜만에 다큐멘터리를 냅니다. <서울대저널TV>에서 1년 간 활동하며 긴 호흡의 영상을 못 만든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 다큐로 해묵은 책임감이 씻깁니다. 영상은 관악에서 채식하는 사람들 얘기입니다. 채식하는 이유와 방법은 채식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지만, 영상이 비춘 사람들이 가진 신념은 각자의 방식대로 단단했습니다. 한 출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이 너무 이상하고 잘못됐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 상태에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것 같아요.”

  채식을 선택의 문제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불편함을 스스로 택했으니 감내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착취를 마주본 이들에게 채식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동아리 뒤풀이에 가기도 어렵고, 학교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도 어렵지만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커버스토리로 민감한 문제를 다룹니다. 가까운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생회를 폐지한다고 합니다. 학생투표를 통해 연세대에서 재개편안이 가결됐고, 최근 성균관대에서도 투표 끝에 폐지가 결정됐습니다. 이 밖의 여러 대학에서도 총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걸 보니 폐지는 거스르기 어려운 물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대학가에는 온몸으로 파도를 맞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학내 익명커뮤니티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신공격과 살해협박을 당하지만, 자신을 드러내고 가장 앞에 나서서 총여가 필요하다고 외칩니다. 이들의 어쩔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학교 문제를 취재하는 <서울대저널> 학원부가 다른 대학에 한눈을 팔았습니다. 총장선출문제를 비롯해 놓친 현안이 많아 아쉽습니다. 그런데 다른 대학에 눈을 돌렸더니 우리의 모습이 더 짙게 그려집니다. <서울대저널>이 어려운 문제를 굳이 우리학교에 끌고 온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