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호 > 특집
유튜브를 통해 혐오와 맞서는 사람들 “어디에든 있을 수 있는, 같은 사람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등록일 2018.12.17 23:59l최종 업데이트 2018.12.18 14:58l 박세영 기자(precieuses@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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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혐오를 택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더 많은 관심과 수익을 위해 혐오 발언의 수위를 점점 더 높여간다. 그러나 유튜브의 한편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고, 사회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마이크를 잡는 사회적 소수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면서 혐오에 맞서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기존의 미디어에서 전달되던 모습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유튜브, 가려지고 배제되던 소수자들에게 찾아온 기회

 

  고려대 박지훈 교수(미디어학부)는 기존의 미디어에선 기본적으로 소수자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소수자가 출연하더라도 몇몇이 커뮤니티 전체를 대표하는 것 같은 인상을 심는 기능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석천 씨가 방송에 나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텔레비전에선 성소수자를 찾아보기 어렵다성소수자는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이성애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의 한계 속에서만 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거부감, 방송계의 보수성 등이 사회 문제를 제기하거나 제도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이들의 발언권을 제한해왔다는 설명이다.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결혼 이주자, 노동자,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박지훈 교수는 “(기존 미디어는) 사회 이슈나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아 왔다라며 노동자는 힘없고 피해를 받는 느낌으로만 나타났고, 결혼이주자의 경우엔 순종적인 이미지로 그려질 수 있는 여성들만 등장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우 공영방송에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출연이 최소화돼 지상파 3사 전체 방송시간 중 장애인 소재 콘텐츠의 월별 방송시간은 2016년 기준 1~2%에 불과하다. ‘장애인이 나오면 채널이 돌아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의 확산은 이처럼 기존 미디어에서 가려져있던 이들이 발언권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 사회적 소수자가 TV에 출연조차 하지 못하거나 출연하더라도 고정된 방식으로만 그려지는 문제는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박지훈 교수는 텔레비전에선 혼자만 마이크를 들 수 있는데, 유튜브에선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했다. 유튜브에선 자신만의 형식과 내용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소수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여기, 직접 만든 영상을 통해 자신의 삶과 생각을 세상에 전하고 있는 소수자 유튜버들을 소개한다.

 


퀴어 콘텐츠 제작 채널 <수낫수(SOO NOT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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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씨가 운영하는 <수낫수(SOO NOT SUE)>는 대표적인 퀴어 유튜버 채널이다. 큐큐앤에이(동성애자가 묻고 동성애자가 답하다), 퀴어로맨스 상황극, 성 정체성에 대한 정보전달 영상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레즈비언들은 서로를 어디서 만나나요?’ ‘게이들은 원나잇을 많이 하나요?’ 같은 질문에 퀴어유튜버들이 모여서 답하거나 상대방이 동성애자인 것 같은 순간을 주제로 여러 상황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영상은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20분 동안 동성애자의 삶을 설명하고, 보여주고, 질문에 답한다.


  수 씨는 처음부터 퀴어 콘텐츠 채널을 목표로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수낫수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취미가 있던 그가 친구들과 노는 영상을 재미 삼아 올리는 채널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갈수록 퀴어 중심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는 처음에는 커밍아웃하지 못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정면에 나서진 못했고, 콘텐츠와 맞는 당사자분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퀴어 콘텐츠를 만드는 초반엔, 이 모든 작업의 화살이 내게 아웃팅으로 돌아올까 봐 겁이 났다고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수 씨는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로 기억에 남는 커밍아웃 리액션을 꼽았다. ‘극단적인 커밍아웃 리액션을 본 출연진의 동생이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반응이야?’라는 질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후속작으로 만들게 됐다. 해당 영상에서, 출연자의 커밍아웃에 그의 친구들은 네가 좋으면 됐지’, ‘용기 내서 말해줘서 고마워부터 나만 애인 없어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수 씨는 실제 성소수자들의 경험담을 조사했기 때문에 많은 동성애자분들이 공감해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널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엔 많지 않았지만, 채널이 커질수록 악성 댓글도 늘어나고 있다. 에이즈, 성경 등을 근거로 비난하는 것부터 실제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수 씨는 악플러가 콘텐츠에 댓글을 달지 못하게 하거나, 악성 댓글을 숨기거나 일일이 삭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는 어떤 식의 말을 하든 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에겐 위협 그 자체라며 그들은 그냥 말을 뱉고 키보드를 두드리면 끝이지만 그걸 매번 보면서 삭제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지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수 씨가 영상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었던 건 모든 작업이 그에게 의미 있고 재미있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최근 그는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끔 상황극 형식의 콘텐츠들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소수자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혐오는 무지함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더 많은 사람이 성소수자에 대해 알 수 있게 동성애자를 가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을 만들 때도 이 영상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오히려 편견을 만드는 일이 없도록 계속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유일무이 프로 게이 유튜버, 이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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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열 씨는 게이 유튜버로 활동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벌써 3년째 평소 보고 들었던 혐오나 편견에 대응하거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 등을 제작하고 있다. “커밍아웃하지 않았던 친한 형에게 혐오발언을 들은 일이 (활동 시작의) 계기가 됐다던 그는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구상하는데 평생 혐오발언을 보면서 살아와서 그런가 할 말이 너무 많았다며 웃었다. 처음 영상을 만들 때, 동성애자도 똑같은 사람이기에 이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거나 혐오하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왜 설명하고 있어야 하지 싶어 웃기기도 했다고 한다.


  이열 씨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얼굴을 노출해야 하는가, 채널명은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가장 크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정체성을 밝히고 얼굴을 노출하는 것은 몇몇 지인에게 커밍아웃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위험부담이 있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가 가면을 쓰지 않은 얼굴로, 본명으로, 제 목소리로 방송하기로 결정한 것은 스스로 숨지 않고 당당하게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 하나 때문이었다.


  이열 씨의 영상에는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웠던 청소년기, 커밍아웃을 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 동성애자로 살며 보고 들었던 혐오와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그중에서도 커밍아웃 스토리를 담았던 영상에 가장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의 첫 커밍아웃 이야기에서 그는 충동적으로 커밍아웃했을 때 잠깐 생겼던 정적, 친구들의 당황했던 표정, 말없이 자신을 안아주던 친구, 다음날 찾아왔던 후회를 이야기한다. 그는 많은 분이 제 영상을 통해 용기를 얻고 커밍아웃을 하셨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그런 점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열 씨는 결국 당연한 것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그는 그런 사회가 오면 저처럼 활동하는 사람들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그의 영상엔 늘 혐오 댓글이 달린다. 처음엔 설명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수시로 확인하고 삭제하고 있다. 자신은 많이 봐와서 보고 넘기는 데 익숙해졌지만, 자신의 영상을 보려고 들어온 구독자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트랜스젠더 A to Z, 파니(P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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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버 파니(Pani) 씨는 트랜스젠더다. 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음지에서 몸을 팔거나, 부모님과 갈등을 겪는 등의 이미지로만 그려져 온 트랜스젠더가 사실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중에는 업소 등에서 정체성을 밝히고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과 평범하게 살려는 사람 모두 있다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는데 여전히 ‘(트랜스젠더들은) 다 그렇다더라는 식으로 인식하는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영상은 트랜스젠더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트랜스젠더가 된 이유와 같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형식부터 친구를 만나고 식사를 하는 등 일상을 공유하는 형식까지 다양하다.


  또 다른 목표는 같은 처지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파니 씨는 한국에선 수술이나, 전환 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매우 어렵다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떤 프로세스로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가이드를 찍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7년 동안의 시간을 담은 트랜스젠더 변화 과정은 매우 큰 호응을 받았다. 처음 여장을 하던 날부터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옛 기억을 더듬어 영상을 만드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많은 유튜버들이 본업은 따로 두고, 유튜브를 병행하는 것과는 달리 파니 씨는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수익 창출과 트랜스젠더로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 사이의 간극도 존재한다. 그는 결국 영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논란이 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라며 방송을 오래 하다 보니 나쁜 반응에 끊임없이 예민해져서 영상을 찍거나 편집할 때 계속해서 논란을 피하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을 이었다. 지금 그는 ASMR, 먹방, 여행 영상 등 영상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제작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소재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 만드는 영상들이) 이 채널의 정체성과 맞는 건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다장애인함박TV>, 함정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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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정균 씨가 운영하는 <어쩌다장애인함박TV>에는 원래 마술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하철에서 환승을 못 하고 30분 동안 헤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고, 같은 상황을 방지하고자 핸드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핸드폰의 메모리가 다 차서 촬영이 되지 않자 영상을 핸드폰에 저장하지 말고 차라리 유튜브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의 함박 채널을 만들었다. 20161114, 노원역 촬영 영상을 최초로 올린 뒤부터 지금까지 그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해 공덕역, 정자역, 모란역 등 서울 시내 전역의 지하철 이용법 영상을 만들고 있다.


  함정균 씨는 지하철역에 기본적으로 안내도가 있지만, 이는 비장애인들만을 위한 정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서울 시내 지하철 곳곳에 표시된 안내 선을 따라가면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휠체어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끌거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환승 정보를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또한 그는 지체장애인의 삶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두지 않는 많은 이들의 인식을 바꾸는 목소리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을 올려도 대부분의 사람은 독특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있구나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데서 그친다면서도 제도적인 개선, 사회적인 변화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나 그걸 목표로 하고, 공감이 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지하철 환승 영상의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다. 이후엔 무슨 영상을 만들 계획이냐는 질문엔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고속·시외버스를 탈 수 없었으나, 내년부터는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가 운행될 예정이다. 수년간 명절마다 전개해온 장애인 시외 이동권 투쟁의 결실이다. 그는 버스를 타고 지역 축제, 역사 유적지를 돌며 문화탐방을 해나갈 예정이다. ‘내가 만약 장애인이 된다면?’에서 말한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은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은 장애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다라는 메시지를 앞으로도 힘껏 던지겠다는 각오다.

 

 

365일 버라이어티한 농인의 일상, 하개월(Hamon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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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유튜버 해보는 거 어때?”라는 지인의 권유에 하개월 씨는 오랜 고민 없이 유튜브를 시작했다. 자신의 활동으로 편견을 조금이나마 깰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의 매체에선 불쌍하거나, 장애를 이겨낸 사람들과 같이 자극적인 대상을 찾는다면서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널을 농인으로서의 일상, 청각 장애인들의 인터뷰, 브이로그(vlog), 여행 영상의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다. 농인이 기존의 미디어에서는 워낙 고정적인 이미지로만 비춰지고 청각장애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적다 보니, 채널은 농인이나 수어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부터 노래방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일상까지 골고루 다룬다. 학교를 다니며 겪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거나 농인이 버스나 지하철, 택시를 이용하는 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의 영상엔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댓글이 주를 이룬다. 하개월 씨는 주변의 청각 장애인들도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하거나, 속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의 발음을 평가하거나 잘못된 지식을 들이밀며 상처를 주는 댓글들도 여전히 있다. 하개월 씨는 발음이 참 정상인 같다’, ‘말하지 않으면 청각 장애인인 줄 모르겠다’, ‘청각장애 치료제가 나올 것입니다와 같은 댓글들을 보면 화가 나지만 현재 유튜브에선 악플러들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삭제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성 댓글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지금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의 목표다.

 


수어 예술가 최형문(Deaf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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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 Deaf Moon을 검색하면 예쁘다니까’ ‘수고했어 오늘도’ ‘봄이 좋냐?’ 등의 수어노래들이 검색된다. 영상을 재생하면 최형문 씨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손짓, 몸짓, 표정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념조차 생소한 수어노래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지 1년째, 그는 벌써 80개에 달하는 노래를 작업했다.


  최형문 씨는 인기 차트의 노래나 구독자들의 추천곡들 중에서 곡을 선정한 뒤 연습을 시작한다. 노래를 최대한 표준적인 수어로 번역하고, 손짓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수어노래와 수어예술을 알리고자 하는 생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그는 수어예술로 영역을 확장해 수어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에 착수했다. 그는 “1년 정도 수어노래만 해오다 보니까 새 콘텐츠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대본이나 저작권 등의 문제로 만만치 않지만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펼치고 있는 농인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어예술이 알려지지 않아 재능을 가진 농인들이 방치되는 상황에서, 얼마 전엔 아홉 살 소년인 김민준 군을 특별 게스트로 수어 노래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민준 군 영상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기뻐하며 더 많은 농인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볼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소수자, 발언권은 있지만 인권은 아직


  혐오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에서도 소수자 유튜버들은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은 사회에 만연한 편견을 없애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훈 교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는 사실이 (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근거로 여겨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수자를 단지 관용할 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는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실제적인 인식이나 권리 차원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의 노력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뒷받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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