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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의 올빼미들
등록일 2019.06.10 23:00l최종 업데이트 2019.06.12 10:41l 김선우 기자(natekim0523@snu.ac.kr), 김예정 기자(kyj19982005@snu.ac.kr), 여동준 기자(yeod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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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하루를 마치고 내일을 준비하는 시각, 캠퍼스를 떠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관악의 밤과 새벽을 채우는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새로운 하루를 맞을까. <서울대저널>이 뜬눈으로 어둠을 맞는 ‘관악의 올빼미들’을 찾아보았다.


  학생회관(학관)에는 여러 동아리방과 연습실, 대형 거울이 준비돼있다. 밤이 깊어도 학관의 음악소리는 그칠 줄 모른다. 자정이 넘은 시각, 학관을 물들이는 선율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5월 9일 새벽 1시, 4층 스누피아 동아리방

Q. 왜 자정이 넘었는데 학관에서 피아노를 치고 계신가요?
(피아노) 자리가 남아서 왔어요. 이 시간에 오면 혼자서 신경쓰지 않고 칠 수 있으니까요. 거의 아무도 안 오잖아요. 

Q. 공연이 얼마 안 남아서 연습 중이신건지.
아니요 그냥, 그냥 피아노 치는 게 좋아서 하고 있어요.

Q. 이런 일이 자주 있으신가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밤을 샙니다. 내일 공강이거든요. 밤새도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 1(스누피아).JPG



5월 11일 새벽 1시, 4층 스누포 동아리방

Q. 이 시간에 학관에 계신 이유는 뭔가요?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습니다. 사실 집에서는 늦은 시간에 악기를 다룰 수 없잖아요. 하지만 여기서는 주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게 가장 큰 것 같아요. 

Q. 꽤 자주 밤을 새시나 봐요?
제가 녹두에서 자취하기 때문에 그냥 걸어서 오고 졸리면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Q. 연주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엄청 좋아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고 있을 이유가 없죠. 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 그리고 학교에서 혼자 있으면 가끔 무섭거든요. 기자님이 찾아오신 이런 이벤트가 자주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2(스누포).JPG



5월 16일 자정, 3층 거울 앞 (사진 왼쪽부터 a, b, c, d)

Q. 혹시 어느 동아리신가요?
a) ‘마스타’라고 수리과학부 통계학과 동아리입니다. 

Q. 왜 이 시간에 연습 중이신가요?
a) 내일(5월 16일) 자농공(자연대·농대·공대 연합) 축제에서 (저희) 공연이 있거든요. 

Q. 평소에는 어떻게 연습 하시나요?
b) 안해요. (웃음) d) 그렇게 말하면 안돼죠! (웃음) c) 맞아.
a) 농담이고 평소에는 저녁 시간에 합니다. 평소에는 500동에 연습실을 예약해서 연습하는데 오늘은 예약을 못해서 여기서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언제까지 연습하실 생각이신가요?
a) 오늘은 마음에 들 때까지 할 생각입니다. 
c) 내일이 공연이니까요

Q. 각자 평소에 밤을 새는 팁이 있으시다면.
a) 커피를 많이 마신다?
d) 건강이 중요하지 시험이 중요하지는 않아요.
b) 나도 나도 명언 명언 (웃음) 
c) 원래 수학은 잠을 많이 자야 할 수 있어요.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밤을 잘 안 새요.
b) 하지만 공연은 시험과 다르게.... (웃음)


사진 3(마스타).JPG




  서울대학교의 가장 높은 곳, 301동의 불빛은 밤에도 꺼지지 않는다.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윗공대생들이 뜬 눈으로 새벽을 맞고 있었다. 


사진 1.JPG



5월 12일 자정, 2층 복도 테이블

Q. 어떤 일로 밤을 새게 되셨나요?
a) 고체역학 과제를 하고 있어요.
b) 수요일에 있는 중요한 전공수업인데, 진도도 빠르고 과제도 매주 나오고 이래가지고. 진도 따라잡고 과제도 할 겸 새고 있어요.

Q. 왜 학교에서 밤을 새시는 거예요?
a) 수면실이 있으니까 굳이 나갈 이유가 없어요. 지금 2학년인데 몇 년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슬프네요.
b) 저는 모든 수업이 이 건물이라서. 여기는 샤워실도 있어요. 밤 새려면 옷도 가져와요.
a) 얘는 한 번 캐리어를 끌고 온 적도 있어요. (웃음)
b) 그때 일이 좀 있어서 제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을 새야 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조그만 캐리어를 가져와버렸어요.

Q. 오늘의 야식 메뉴는 뭔가요?
a) 배달음식 시켜서 지금 기다리는 중이에요. 평소에도 시켜먹는데 메뉴는 계속 바뀌어요. 치킨도 있고 떡볶이도 있고. 
b) 오늘은 한식 도시락 시켰어요. 20분쯤 후에 올 거예요.

Q. 밤샘 팁이 있나요?
a) 수면실에 사람이 가득 차면 잘 자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너무 늦으면 차라리 밤새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전 편하게 자려고 베개 가져왔어요.
b) 거기 15명은 들어가는데 그중 한 명은 꼭 코를 골고 있기 때문에 (웃음) 소파 같은 데서 잘 때도 있어요.


사진 2.JPG



5월 13일 새벽 1시, 207호 전기정보공학부 전산실

Q. 지금은 어떤 일로 밤을 새고 계시나요?
저희 전공 ‘회로이론’에서 저희가 직접 주제를 설정해서 회로를 짜고 시연하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그래서 그걸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은 회로를 설계하는 단계예요.

Q. 밤샘할 때 졸리거나 지루하면 어떻게 하세요?
저는 컴퓨터 보면서 하니까 머리가 아프면 아팠지 졸리지는 않은 거 같아요. 지루할 때는, 노트북에 게임이 많아요, 제가. 그래서 가끔 애들이랑 크레이지아케이드 같은 거 해요. 두 명이서 할 수 있으니까. 노트북 두 개 있으면 같이 롤도 하고. 메이플스토리도 있는데,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게임을 해요.

Q 친구들이랑 같이 밤 새실 때는 배고프면 어떻게 하세요?
저번에 밤 샜을 때는 공학수학 시험 전 새벽이었는데요. 시험 같이 치는 친구들이랑 과방에서 얘기도 하고 서로 문제 물어보면서 샜어요. 저희는 배달음식 자주 먹는데, 식당 마감시간도 많이 알고 있어요. (웃음) 막 어디 치킨은 새벽 1시 40분까지 한다,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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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동 사회과학대학은 24시간 유인경비 체제다. 한 경비원이 텅 빈 16동의 아침을 열고 있었다. 열린 문들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새벽의 빛이 건물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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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새벽 5시 20분, 16동 1층 앞 벤치

Q. 출퇴근 시간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 6시에 출근을 하고, 다음 날 아침 6시에 퇴근을 하죠. 5월 1일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Q. 야간에 근무하고 계시면 사람들이 많이 오가나요?
많이 왔다갔다하고, 연구실에서 밤새는 분들도 있고. 주간보다는 현저하게 적지만은 야간에도 2시, 3시에 학생들 잠자고 있고. 저희는 밤 11시에서 다음 날 아침 5시까지는 규정상으로 취침을 하게 돼 있어요. 근데 2시, 3시에도 어떨 때는 계단을 오르내리고 한다고.

Q. 주로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공부벌레들 같아. (웃음) 개중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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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규정상 취침시간에도 순찰을 도시나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6시에 출근인데, 규정상 취침이지만 사고, 화재가 없는지 걱정되거나 학생들이 휴게실에서 음식 시켜놓고 고성방가를 한다든지 하면 돌아야지. 아무리 취침시간이라 할지라도 그럴 때는 당연히 돌아서 제지를 해줘야지.

Q. 소리가 들리면 도시는 건가요?
현재까지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그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지.

Q. 잠은 어디서 주무시나요?
잠자게끔 학교에서 공간을 마련해줬어요. 이 옆에 숙직실이라고 따로 있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곤란한 얘기 아니겠어요? 경비실 안에 있는 침상에서도 잘 수 있지, 때에 따라서는. 이 섹터(sector, 구역) 안에서만 있으면 되니까. 다른 동에 가서 잔다든지, 학교 밖에서 잔다든지 하면 곤란하고.

Q. 늦은 밤, 이른 아침 피곤하실 때 어떻게 하시는지?
내가 이런 경비 일이 처음이어가지고, 잠자는 시간이 전에 생활하던 거랑 달라졌잖아. 여기서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근무하고, 나한테 주어진 시간은 내가 100% 활용해야 되는 것이고. 졸리면 좀 왔다갔다도 하고. 앉아있으면 졸잖아. 당연히 나와서 담배도 한 대 피고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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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통 아침에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이 뭔가요?
5시에 일어나면 건물 돌면서 문을 다 열지. 아침에 심심하면 이렇게 청소도 가끔 하고. 운동삼아서 하면 나도 운동해서 좋고, 원래 담당자도 좋고 하잖아.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