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호 > 기고·칼럼 >편집실에서
필요한 이야기
등록일 2019.06.11 10:34l최종 업데이트 2019.06.11 10:37l 유지윤 편집장(jiyounu@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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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저널>이 가진 고민의 일부는 월간지라는 형태에서 옵니다. 뉴스의 가치 중 하나는 시의성이라 하는데, 한두 달에 한번 나오는 잡지가 가질 수 있는 시의적절함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커버스토리의 경우 ‘시기를 타지 않는’ 주제를 미리 꼽아놓기도 하고, 다른 아이템들도 깊이 다룬다면 시의의 한계를 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준비와 깊이로 채울 수 없는 시간의 공백을 알고 있습니다. 기자들이 때로는 아쉬워하고 답답해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번 호는 조금 다릅니다. 155호에는 최근에서야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커버스토리는 진주 방화사건 이후 선명히 드러난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을 짚었습니다. 사회문화부에선 낙태죄 폐지가 ‘시작’이라는 인터뷰이에게 소수자 재생산권을 물었습니다. 모아놓은 온라인 보도에는 A교수 운동을 쫓아다닌 흔적이 가득하고,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담은 4월의 세월호와 5월의 광주도 있습니다. 오래된 구조와 띄어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시기를 따지자면 지난 호를 배포했던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곳곳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저희가 다루기 다소 ‘급한’ 문제들을 끌고 온 것은 그만큼 다루지 않고선 넘어갈 수 없다는 기자들의 생각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읽은 사건 보도의 첫머리에도 ‘조현병’은 보란듯이 써있고, 장애여성 인권단체는 재생산권 보장을 요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A교수 운동은 늘 어떠한 절박함이 있고, 세월호와 광주의 그것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필요하다고, 급하다고, 절실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조금이라도 빨리 담고자 했습니다.

  이번 호가 발간되면 다시 방학이 옵니다. 9월호까지 간격이 길어지니 시의성에 대해 또 고민하게 됩니다. 꽤나 길 그 간격 동안 155호에 실린 문제들이 어디로 가닿을지도 생각해봅니다. 방학 동안 155호는 학교 곳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을 예정입니다. 짚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던 문제들이 어디로 가는지, 독자분들도 저희와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