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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설문조사가 놓친 것 조국 임명 관련 설문조사 방법에 타당성 논란 일어
등록일 2019.09.12 15:20l최종 업데이트 2019.09.13 15:52l 김명우 기자(kmo4945@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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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7일, <대학신문>은 조국 지명자 논란과 관련한 서울대 학부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73.9%가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했고, 69.3%가 총학생회 의견 표명에 찬성했다. <대학신문>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재학생 17,742명 전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표본추출 없이 시행됐고, 신원이 확인된 664명의 응답만 유효한 응답으로 집계됐다. 또한 <대학신문>은 스누메일, <대학신문>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설문 참가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발표 후, <조선일보>를 선두로 기성언론에서 이를 그대로 보도했고 이후 설문조사 방법에 대한 언급 없이 수치만 인용한 보도가 이어졌다. 김다민(조선해양공학 16) 부총학생회장 역시 “표본추출이 이뤄지지 않은 조사라 신뢰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이라는 조건을 달며, “70% 이상이 임명에 반대했다”고 조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학신문>의 설문조사가 서울대 학부생의 의견으로 인용되고 있지만 이번 설문은 서울대 학부생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한국갤럽> 정지연 데일리 오피니언 담당자는 “참여자의 기본 인적사항을 파악하지 않아 표본을 구성한 사람들이 모집단과 얼마나 유사한지 파악할 수 없다”며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일부 재학생 의견은 이러했다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뿐 서울대 학부생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응답자가 학부생인지의 여부만을 따졌을 뿐 학년, 성별, 단과대, 전공, 휴학여부 등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학부생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독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학신문> 홈페이지에는 “This can be biased and misleading.”이라는 댓글과 함께 ‘한국조사연구학회 보도지침’이 링크됐고, 유효응답이 적다거나 “설문조사방법과 한계를 명시하지 않고 1면에 실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댓글로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전체메일·대학신문·페이스북을 잘 보지 않는 학생들은 조사 대상에서 애초부터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이른바 ‘편의점 표집방법’으로 통계적으로 타당한 조사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본질적으로 카카오톡 단톡방에 투표를 올린 것과 비슷한 수준의 신뢰도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대학신문> 측이 추가적인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 자체의 한계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학신문> 강지형 부편집장은 “(조사) 한계를 명시하지 않고 1면에 실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면서 “분명히 1면에 샘플링(표본 추출)없이 진행했고 조사방법에 대해서도 적시했기에 신뢰할지 여부는 독자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응답수가 적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강 부편집장은 “샘플(표본)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통계학을 모르고 하는 말이 아닌가”라고 말하며 “샘플수가 10-15%정도만 됐어도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괜찮은 결과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지형 부편집장은 같은 호(<대학신문> 1991호)에 실린 오피니언 ‘네, 저희도 압니다, 아는데…’를 통해 스누라이프 투표가 서울대생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도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생각을 조사해 건전한 논의를 활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타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행된 이번 설문조사가 스누라이프 투표 이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김언경 사무처장이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학생들 수준에서 최대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면서도 “신뢰할 수 없는 보도를 내놓고 피드백을 바라는 것은 ‘노이즈 마케팅’을 하겠다는 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말을 맺었다. ‘언론은 과학적인 여론조사만을 보도해야 한다’는 한국조사연구학회 보도지침 문구를 되새겨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