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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퍼스는 현재진행형 실시협약 체결 후 3년, 진척 현황을 점검하다
등록일 2019.10.21 11:42l최종 업데이트 2019.10.21 23:08l 김김민수 기자(kmsagil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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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2월 7일 착공식을 마지막으로 시흥캠퍼스(시흥캠)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총학생회장이 ‘시흥캠 추진위원회(추진위)’ 회의와 ‘시흥캠 추진본부 운영기획단 교육분과(교육분과)’ 회의에 참석하고, 시흥캠 홈페이지에 추진상황 일부가 공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계획이 베일 속에 가려져있다. 20만 평 대지의 캠퍼스에 무엇이 지어지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지금, 시흥캠에 관한 관심을 놔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완공돼가는 1단계 시설들, 하지만...

  학교는 지난 7월 시흥캠의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담은 ‘서울대학교 시흥 스마트캠퍼스 마스터플랜(마스터플랜)’을 시흥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시흥캠은 총 세 단계로 개발될 예정이다. 1단계 계획의 일부인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는 이미 완공돼 200여 명의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공사 중인 주거동, 교육동, 연구3동, 연구4·5동과 설계 단계에 있는 S-CUBE와 R&D동이 지어지면 1단계가 완료된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는 25년간 서울대가 대우조선해양에 토지를 무상임대하는 대신 25년 후 서울대에 기부할 의무가 발생하는 건물이다. 시험수조에선 대우조선해양의 연구뿐만 아니라 조선해양공학과와의 산학협력 또한 진행되고 있다. 주거동은 2020년 9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교직원 입주자 총 394세대 를 모 집 하 고 있 다 . 교육동과 S-CUBE, R&D동에는 공과대학의 ITPP(기술경영·경제·정책) 협동과정과 수의학 교육센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연구3동과 연구4·5동에는 지능형 무인 이동체와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 등의 연구 프로그램이 입주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800동 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 또한 입주를 전제로 자체 계획을 수립 중이다. 남는 부지에는 태양광 패널, 주말농장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1단계 시설을 완공할 때 달성되는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은 약 7% 남짓이다. 3단계 완공 시 목표하는 건폐율인 23%의 약 3분의 1이 1단계에서 채워진다. 반면 시흥시가 ㈜한라를 통해 지원하기로 한 4,500억 원은 1단계 공사에 모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분과 강창우 분과장은 마스터플랜을 3단계까지 이행하는 데 2조 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시흥캠 추진본부 오헌석 부본부장 또한 “4,500억 원으로 캠퍼스를 완성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2·3단계) 재원 확보는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오 부본부장은 연간 30~40억 원으로 예상되는 운영비는 연구시설 활용비와 교직원 아파트 임대료를 받기 때문에 “수익은 운영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단계까지의 예산뿐 아니라 계획 또한 불투명하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2단계와 3단계에는 각각 교육시설·연구동·의료 바이오 연구 클러스터와 랜드마크 타워·R&D 클러스터를 지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는지는 모호하다. 오헌석 부본부장은 현재 “2단계 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서 그 계획을 바탕으로 재원 확충 방안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까지의 개발이 무사히 이뤄져도 이후의 예산과 계획 모두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캠퍼스’부터 ‘스마트캠퍼스’까지

  불확실한 계획에도 시흥캠 사업이 시작돼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오헌석 부본부장은 2007년도의 장기발전계획을 꼽는다. ‘2007-2025 서울대 장기발전 계획’에선 영어캠퍼스·기숙형 거주대학(Residential College; RC)이 포함된 글로벌 리더십 캠퍼스 조성을 제안했다. 계획에 따른 새로운 캠퍼스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대는 지방자치단체들에 유치 제안서를 보냈고, 부지와 건축비를 지원하겠다는 시흥시를 2009년 최종적으로 채택해 새로운 캠퍼스의 부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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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퍼스의 단계별 개발계획 ⓒ서울대학교 시흥 스마트캠퍼스 홈페이지


  2009년까지만 해도 시흥캠은 글로벌캠퍼스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2011년의 마스터플랜에는 ‘에코 캠퍼스’,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등의 5개 상이 설정됐고 올해 제시된 마스터플랜에는 ‘스마트’, ‘사회공헌’, ‘기초과학 육성’, ‘융·복합 연구’, ‘평화통일’, ‘행복’ 의 6개 방향이 제시되는 등 시흥캠에 대한 상은 몇 번씩 바뀌어왔다. 오 부본부장은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2011년에도 관악에 들이기 어려운 시설을 시흥캠에 조성한다는 기본 방향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2009년의 영어 전인화 교육과 2019년의 4차 산업혁명은 하나의 기조라기엔 이질적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상뿐 아니라 세부 계획에서도 뚜렷한 방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동과 연구3·4·5동에 입주할 프로그램이 계획이 아닌 공모를 통해 결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제3차 추진위 회의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시흥캠 프로그램 공모에 23개 기관에서 57개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교육 분야 우선 입주 프로그램 10개, 연구 분야 13개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됐다. 수퍼컴퓨팅 연구개발센터, 연안 융복합연구센터, 빙권(氷圈)과학 교육연구센터 등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교육 분야 프로그램들을 최종 선정한 강창우 분과장은 “시흥캠에 들어가기 가장 적절해 보이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계획이 체계적으로 짜여 추진돼야 하는데 공모를 받아 그중 몇 개를 선정하는 방식이 시흥캠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방안인지에 대해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우조선해양과의 협약 체결도 분명한 목적하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오헌석 부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과의 협약이 체결된) 2015년에는 어떤 방식과 규모로 건물을 지을지 확정되지 않아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투자 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찾아다녔다”고 대우조선해양과의 협약 체결 과정을 설명했다. 조선해양공학 육성을 목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선정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다만 시흥캠 행정지원팀 박희수 담당관은 “지금 조선해양공학과에 있는 수조가 100m밖에 안돼서 (수조 유치가) 숙원사업이었다”며 연구시설에 대한 학내 수요와 외부 기업의 투자 조건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부연했다. 현재 시흥캠에 개소한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는 길이 300m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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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연구3동과 R&D동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멀리 송도의 아파트가 보인다.

(우)주거동 공사가 끝나간다. 근린시설을 공유하기 위해 기존 아파트 근처에 지어진다.



  불분명한 계획으로 인해 세금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흥캠 추진을 위해 설립된 ㈜한라의 특수목적법인 자회사 배곧신도시지역특성화타운주식회사(SPC)는 2017년 12월 시흥시에 토지대금을 완납해 토지를 취득한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서울대로 소유권 이전이 지연되며 토지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외에도 2018년 38억 4천만 원가량의 재산세가 추가로 부과됐다. 강창우 분과장은 SPC에서 건축현물 형태로 기부하는 4,500억 원에 대해서도 계획이 늦어지면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법인세가 부과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1단계 시설에 투입될 예정이던 4,500억 원의 예산이 일부는 세금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유휴부지에 지어지는 태양광 패널, 스포츠 시설, 스마트팜 등도 계획 없이 지어지긴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나온 ‘유휴부지 활용 TFT’ 회의자료에 따르면 ▲재원 확보 시 즉시 건축할 수 있도록 고정 시설물 설치 지양 ▲세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교육·연구 목적으로 계획 수립 등이 1단계 시설을 짓고 남은 부지의 활용 계획을 수립할 때의 원칙이다. 실제로 태양광 패널에는 연구 목적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연에너지융합연구단지’란 명칭이 붙었고, 마스터플랜에선 축구장·야구장 등 스포츠 시설에 대해 ‘스포츠 교육 및 재활 프로그램 운영’을 활용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창우 분과장 역시 “(2·3단계 공사 시) 쉽게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철거가 쉬운) 체육 시설을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휴부지에 계획된 스포츠 시설은 재정 자립의 수단이기도 하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스포츠 시설의 또 다른 활용 방안은 ‘행사 및 대관 사업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스마트팜 계획에 대해서도 국내 최초로 농업에 정보기술을 접목하고 ‘어그테크(Ag-Tech)’ 기업 ㈜ 이지팜을 설립한 최영찬 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생육 데이터도 없고 환경제어 외에는 기술도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팜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농생대 내에서 시설·제어·생육·데이터사이언스와 관련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시흥캠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강창우 분과장은 “외국에서 캠퍼스를 확장하는 경우 대개 이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시흥시로부터 부지와 건축비를 일단 지원받은 후 세금 부과 위험으로 인해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된 것을 계획 부재의 원인으로 꼽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됐더라면 더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시흥캠 사업

  시흥시는 부동산 투기, 대학 기업화 등의 의혹에 2017년 3월 27일 ‘언론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 ▲부동산 상승기의 저렴한 금융비용 ▲쇼핑시설 유치 ▲저렴한 분양가 ▲좋은 접근성이 분양성을 높인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시흥캠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역시 “분양가는 3억 초반에 형성됐었지만 현재 매매가는 4억 초반까지 올랐다”며 “중도금 이자, 확장비, 취득세 등을 고려해도 5천만 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가 들어오지 않았어도 많이 팔렸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학교와 병원이 들어온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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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캠 투쟁 당시 활동했던 이시헌(자유전공 15) 씨는 “(서울대 유치로 아파트를 홍보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라는 타이틀을 팔아 만든 부동산 투기 수익으로 (캠퍼스를) 지었다는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시흥시가 SPC에 염가에 땅을 내준 것도 서울대라는 간판으로 수익이 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씨는 “(시흥캠 사업은) 투기 이익을 얻는 주체들을 위한 것이지 사회 전반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라며 공공성에 대한 고민 부재를 지적했다.

  시흥시는 시흥캠 사업을 통해 단기적인 투기 수익 외에도 지속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2014년 1월 28일 나온 제1차 시민협의회 설명자료에서 시흥시는 서울대 유치 시 연간 5,651억 원의 소득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시흥캠 유치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나온 주장으로 과장된 수치일 수 있지만 시흥캠 사업이 시흥시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라 또한 흥국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배곧신도시에서의 도급금액이 1.2조 원에 이르고, SPC 설립 이후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5에서 0.5까지 상승하며 주가가 약
40% 뛰는 등 시흥캠 사업에서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

  학생의 권익은 고려됐을까. 지난 7월 4일 교육분과 회의에 ‘교육비전 설정 모임’이 제출한 ‘시흥캠퍼스 교육 비전(안)’에는 ‘20, 30년 후 상황을 고려하여 비전 설정’이란 대목과 함께 국제화 특화의 세부 내용으로 RC를 언급했다.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RC 관련 내용이 중심은 아니었고 아이디어 수준으로 제시됐으며 과거 문제가 된 강제 RC의 형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어학 프로그램 등 비교과 과목을 연계시키는 방식이라면 강제가 아닌 RC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시헌 씨는 “강제 RC가 아니더라도 시흥에 기숙사를 짓는 것은 학생들에게 통학의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기숙사는 시흥이 아니라 관악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관악학생생활관이 수용할 수 있는 학부생은 총 3,120명으로 학사 과정 재학생 16,511명의 18.9% 수준이다.


다시 시흥캠을 말한다는 것

  1단계 완료를 1년 앞두고 있지만 시흥캠의 세부 계획과 예산 조달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추진 초기부터 지적되던 문제다. 윤민정(정치외교 15) 당시 본부점거본부장은 “부동산 투기자본의 대학 상품화라는 우려가 있었고 학사단위 이전이나 운영비 조달 문제로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업성도 검토되지 않고 구성원 동의도 없이 추진된 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실시협약 전
면철회 투쟁 당시의 분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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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시흥캠퍼스에 캠퍼스 홍보를 위한 스마트관이 개관했다.



  계획이 시공에 선행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시흥캠은 계획과 시공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특유의 난제를 안고 있다. 본래는 긴 시간에 걸쳐 캠퍼스를 조성해야 한다면서도 어떻게든 부지에 물리적 실체를 건설해야 하는 추진 본부의 사정이 여기에 있다. 6개 방향과 큰 연관이 없는 대우조선해양의 수조를 유치하고 공모를 통해 캠퍼스를 채웠다. 다음이 무엇일지는 불확실하다.

  불확실한 계획을 중단시킬 수 없을 때 차선책은 감시다. 윤민정 씨는 “이미 착공된 상황에서 재정적 불건전성이나 학사 단위 이전 등을 막아내야 한다”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총학생회장의 추진위와 교육분과 회의 참여 외에 학생에게 제도적으로 보장된 소통 채널은 없다. 박희수 담당관은 이에 대해 “기획 단계부터 학생들이 참여한다”며 “(학생사회에) 최고로 신뢰를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교육단위 이전이나 강제 RC가 없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시헌 씨는 “(대화협의회) 합의문에 기숙형 대학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228일간의 본부점거 투쟁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학생사회가 교육단위 이전·RC는 없다는 약속과 총학생회장의 추진위 참가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은 시흥캠 투쟁을 통해서였다. 그런데도 오헌석 부본부장은 “(2016년 본부점거) 당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학생들이 그때는 그렇게 격렬하게 반대를 하더니 지금은 관심이 없다. 도대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런 의사표시를 한 건지 돌이켜보면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며 본부점거 투쟁을 평가한다. 학생이 학교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발언이다. 시흥캠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