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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시흥캠퍼스,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로 살펴보자 말 많던 송도캠퍼스로 말 없는 시흥캠퍼스 들여다보기
등록일 2013.09.04 19:40l최종 업데이트 2013.10.31 03:13l 양준현 기자(opup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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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포토그랩스

  연세대학교는 서울대학교보다 먼저 송도 국제캠퍼스(송도캠퍼스) 건설을 추진했다. 연세대는 올해 1학기부터 신촌캠퍼스 신입생의 절반을 대상으로 송도캠퍼스의 전면개교를 실시했고 2014년부터는 신입생 전체가 1년 간 송도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송도캠퍼스는 애초에 '레지덴셜 칼리지(RC)' 형태로 구상됐다. 이는 기숙사, 교직원 아파트, 병원만을 짓는 현재 시흥캠퍼스 계획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시흥캠퍼스는 송도캠퍼스와 마찬가지로 추가 모집단위 없이 기존 캠퍼스(관악캠퍼스) 학생들이 이용하며 기존의 캠퍼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주목할 것은 송도캠퍼스과 시흥캠퍼스의 추진과정이 평행선을 그리듯 비슷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시흥캠퍼스와 다른 듯 비슷한 송도캠퍼스 추진과정, 학생과의 소통은 어디로?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추진되기 시작한 때는 연세대가 인천시와 ‘연세대학교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2006년 1월 26일이다. 이 날 연세대와 인천시는 송도 신도시에 ▲학부대학 이전 ▲해외자매대학 캠퍼스 유치 ▲연구단지 조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캠퍼스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한 학생대표들은 ▲사전 의견수렴 부재 ▲사업자금 문제 ▲학생활동 제약 등을 이유로 체결식 현장에서 송도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감행했다. 체결식이 공개되면서 연세대 학생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과 논란이 이어졌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 연세대와 학생대표 간의 의견수렴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 측에서는 그 해 4월 13일 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송도캠퍼스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에서 학생들은 논란이 됐던 의사결정에서의 학생 배제, 재원마련 등 여러 문제를 제기했지만 학교 측의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 11월과 12월에도 공청회가 열렸지만 본부 측의 구체적인 답변을 듣기는 어려웠다. 2006년 이후 첫 공청회가 열린 2008년 5월 29일까지 단 한 차례의 공청회도 열리지 않는 등 학생과의 소통부족 문제는 여전히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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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설립은 정부의 인가가 지연되면서 기존획보다는 늦어졌지만 큰 문제없이 진행됐다. 연세대는 표에 제시된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됐다. 이처럼 송도캠퍼스사업은 무리 없이 추진된 듯 보인다. 그러나 학사단위 이전에 있어 학생과의 소통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언더우드 국제대학의 이전이다. 2009년 6월 30일, 연세대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위치변경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UIC가 2011년에 송도캠퍼스로 이전하
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UIC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UIC 학생들은 이전 소식에 송도이전반대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본부 측에 항의했다. 하지만 7월 8일, 예정대로 UIC가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는 안건이 의결됐고 2011년부터 UIC 신입생들은 송도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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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학생과 대화해 주십시오”, 2012년 4월 16일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들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신입생 입학 연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세대는 전면개교를 결정하는 순간에도 학생과의 소통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2년 3월 9일에 연세대는 인천시와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2013년 1학기부터 학부 신입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학기씩 송도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게 하기로 결정했다. 결정을 먼저 알게 된 사람은 연세대 학생이아니라 기자였으며, 학생들은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접해야 했다. 학교가 선택한 것은 학생과의 사전회의가 아니라 계획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이후 총학생회는 전면개교 시기를 2014년으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좌담회 등을 통해 학생과의 소통을 시도했지만 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고은천 씨는 “본부로부터 확실한 해결책보다는 ‘준비를 더 잘 해보겠다’와 같은 답변만을 얻을 수 있었다”며 당시의 학교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리고 송도캠퍼스는 올해 1학기에 2,000여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전면개교를 실시했다. 송도캠퍼스 관련 사안에 대한 공론화와 의견수렴 부재에 대한 지적은 2006년부터 시작됐지만 6년이 지난 후에도 학생들은 학교와 어떠한 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송도캠퍼스와 시흥캠퍼스는 초기 계획안부터 추진기간까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정보공개와 의견수렴의 부재를 중심으로 송도캠퍼스와 시흥캠퍼스는 그 진행 과정이 닮아있다. 오히려 서울대의 시흥캠퍼스는 송도캠퍼스보다도 학생들과의 소통이 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연세대는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캠퍼스 설립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와 시흥시가시흥캠퍼스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때는 2010년 2월 9일이다. 양해각서가 체결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금까지도 본부가 일반학생들에게 시흥캠퍼스 관련 사안을 공론화하려는 실질적인 시도는 없었다.

올해 1학기 문을 연 송도캠, 학생들이 우려한 문제들도 드러나

  송도캠퍼스의 모습은 현재 시흥캠퍼스 계획안과는 차이가 난다. 송도캠퍼스는 RC를 기반으로 한다. RC란 Residential College의 줄임말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하면서 학교가 기획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는 ‘기숙형 전인적 교육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교내에서 학교의 전인적인 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기숙사를 중심으로 교내 학생들과 다양한 교류를 하게 된다. 송도캠퍼스에서도 현재 전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송도캠퍼스의 RC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RC프로그램이다. RC프로그램이란 정규 교과과정이 끝난 방과 후에 송도캠퍼스에서 따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이 RC의 목적인 전인적 교육을 담당한다. 송도캠퍼스에는 RC하우스들이 있으며 각 하우스마다 프로그램이 다르다. RC하우스에는 레지덴셜 매니저(RM)과 레지덴셜 어시스턴트(RA)가 있으며 이들의 하우스와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한다. 특히 RA는 프로그램 운영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서의 멘토 역할을 담당한다. 송도캠퍼스의 모든 학생은 RC하우스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RC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RC하우스의 배정은 학생이 1~3지망을 적고 이후 지망에 맞게 배정하며 하우스의 정원보다 많은 학생이 지망할 경우에는 임의적으로 배정한다.

  송도캠퍼스에서의 생활의 핵심은 기숙사다. 송도캠퍼스의 재학생 전원은 캠퍼스 내의 기숙사에 거주한다. 현재 송도캠퍼스 도서관에는 열람실이 없어 대부분의 학업들이 기숙사 내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문화시설과 체육시설들도 기숙사와 기숙사 근처에 밀집돼 있다. 강의동 역시 기숙사와 가까워 강의를 듣고 학교생활을 하기에 무리 없이 배치돼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기숙사 근처에서 주로 생활을 하며, 친구들과의 사교적인 활동들도 기숙사 내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기숙형태의 학교생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들도 있다. 학생들과의 교류가 많다는 것이 첫 번째다. 송도캠퍼스 내의 대부분의 생활은 기숙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재학생들 간에 교류할 기회가 많다. 그밖에 통학에 대한 부담이 없다거나 공강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기숙생활에 따른 장점들이다. 뿐만 아니라 송도캠퍼스는 최근에 지어져 시설의 전반적인 질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긍정적 평가 뒤에는 학생들이 우려했던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학생활동의 제약에 대한 2006년 당시의 우려는 2013년에 현실이 됐다. 고은천 씨는 “과/반은 송도 신입생들도 오티와 새터를 참가하며, 송도캠퍼스 내에서도 학생들이 과/반 위주로 교류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지 않지만 동아리는 가입을 안 하면 끝이기 때문에 신촌캠퍼스 내 동아리들이 위기”라고 말했다. 많은 동아리들은 1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된다. 고 씨는 “절반의 신입생이 송도캠퍼스로 이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촌캠퍼스의 동아리들은 회원 모집 자체가 힘든 상황이며, 신입생 전체가 송도로 가는 내년이 더 문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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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와 신촌캠퍼스 간의 교류 문제는 물리적 거리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교통 문제다. 송도캠퍼스에는 연세대학교가 부기된 캠퍼스타운 지하철역이 있다. 대중교통 시설은 마련됐지만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2012년에 작성한 보고서 <Focus On YIC>에 따르면 지하철을 이용해 신촌으로 가는 데에는 약 90~120분이 소요된다. 버스 역시 지하철과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학교 측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배차간격이 1시간 정도로 길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는 송도와 신촌을 잇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노선을 추가하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교통 문제는 학생의 교육권 문제로 이어진다. 현재 연세대의 교양강의는 신촌캠퍼스와 송도캠퍼스에 나뉘어 개설돼 있어 각 캠퍼스의 학생이 다른 캠퍼스에서 개설되는 수업을 듣는 경우가 생긴다. 고은천 씨는 “셔틀버스를 타더라도 왕복으로 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른 캠퍼스의 수업을 들으려면 그 날 하루를 비워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 외에도 RC하우스 간에 편차가 심하며 RC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문제, 주변에 영화관 등의 각종 문화, 놀이시설이 부족한 문제들도 지적된다.

  시흥캠퍼스의 현재 계획안에는 RC의 운영이나 교육단위 이전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현재 송도캠퍼스에서 나타난 모든 문제들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재 계획상 시흥캠퍼스도 추가모집단위 없이 기존캠퍼스와 연계되며, 따라서 관악캠퍼스의 과/반, 동아리의 학생활동이 제약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캠퍼스에서 생활하게 될 모든 학생은 관악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교통 문제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학생과의 소통 노력, 그리고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 모두 필요해

  송도캠퍼스는 RC와 외국대학유치를 통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한 목표로 설립됐다. 하지만 송도캠퍼스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교통, 학생활동, 문화시설 등 학생들이 직접 겪는 것들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설립의 목적 중 하나는 관악캠퍼스의 공간적인 한계를 넘어 학생이 원하는 것들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피해를 보든 혜택을 보든 시흥캠퍼스를 이용하게 될 주체는 서울대학교 학생이다.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대상은 학생이지만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은 모순이며 이후에 학생들은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학생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송도캠퍼스의 전면개교가 결정된 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송도캠퍼스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의 해결을 본부에 건의코자 송도캠퍼스에서 직접 생활하거나 여론조사를 실시해 송도캠퍼스의 문제점을 조사해 보고서 <Focus on YIC>를 작성했다. RC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많은 개편방안을 마련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부족했다. 고은천 씨는 “올바른 RC프로그램을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시도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제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2012년 전면개교 발표 이후 2000명이 넘는 재학생이 공동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고은천 씨는 “재학생들이 송도캠퍼스가 자기의 일이라고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당시 재학생 사이의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현재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시흥캠퍼스는 이미 부분개교를 하고 전면개교를 앞두고 있던 당시의 송도캠퍼스와는 그 시기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캠퍼스를 이용할 주체가 학생이라는 점은 같다. 시흥캠퍼스에 관악의 학생들이 발을 딛게 될 그 어느 날, 그 날의 학생들이 어떤 환경과 분위기에서 생활하게 될지는 서울대의 노력과 서울대 학생들의 관심에 달려있다